사랑
사랑은 정원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저작거리에서 사고 팔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왕이든 평민이든, 사랑을 원하는 자는
자신의 머리를 내주고 사랑을 받는다.
위대한 학자들이 도(道)를 터득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 그냥 죽어 갔을 뿐,
두 글자 반으로 이루어진 ‘사랑’을 배우는 이는
도를 터득하고 있다.
사랑의 길은 좁아서
둘이 함께 갈 수 없다.
내가 존재할 주(主)는 없었지만
주가 존재하는 지금은 내가 없구나.
까비르는 말한다.
사랑의 비구름이 나에게 와,
사랑을 퍼부어
내 가슴을 흠뻑 적시니
내면의 숲에 푸르름이 넘쳐흐르누나.
신을 맛보지 못한
사랑에 메마른 가슴,
세상 사람이 다 그러하니
세상의 성공조차도 헛되구나.
신이 이름으로 깨어나 황홀경을 노닐며
신 앞에서, 사랑에 취하고
사랑이 넘쳐흐르는 흥겨운 잔치
해탈(解脫)을 집착하는 이는 누구인가?
말할 수 없는 사랑 이야기
단 한마디도 전해진 것이 없으니
벙어리의 꿀
그는 맛을 보고 미소 짓는다.
카비르(Kabir 1440~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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