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행복한공부

등산화 ^^

후암동남산 2010. 2. 25. 18:34

등산화

             권경업

 

발에 꼭 맞는 등산화가

어디 잘 있습니까.

신다보면 뒤꿈치도 까지고

터진 물집도 갈앉고 해서 편해지면

그 때부터, 먼 길이던 험한 길이던

함께 갈 수 있는 것이지요.

부부사이의 일이나 사랑도

이와 같아서

때로는 삐걱이고 고통스럽더라도

굳은 살 앉을 때까지 참고 가야지요.

오랜 세월, 험하고 힘든 산길

묵묵히 함께 해 준 내 낡은 등산화가

오늘은 닳은 뒷굽을 끌고, 절뚝이며

동네 정형외과에 갔는지

신장안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