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행복한공부

현직이 말하는 창의,인성교육

후암동남산 2010. 11. 8. 10:52
창의·인성 교과연구회 워크숍 열려 교과부 장관과 현직 교사들이 말하는 창의·인성 교육 2010년 11월 08일(월)

11월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강당에서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대구교육청·KAIST영재교육원이 주관한 ‘창의·인성 교과연구회 전체 워크숍’이 열렸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이 워크숍은 금요일엔 초등교원, 토요일엔 중등교원을 대상으로 했으며 각 600명 내외의 교사들이 참석해 창의·인성 교육 정책에 대한 이해와 창의·인성 수업지도안 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 강연장 입구에서 열린 STC정시장. 창의·인성 교육을 실현한 지도안과 학생 작품 등이 전시됐다. 


창의·인성 교육에 열정 보여

토요일에 있었던 중등교원 대상 워크숍에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정윤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 총장 등이 참석했다. 환영사를 맡은 정윤 재단 이사장은 “글로벌 시대에 선진국을 지향하는 교육과학 속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의·인성”, “창의·인성을 갖춘 미래 인재 육성이야 말로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목표이자 학교현장에서 더욱 힘을 쏟아야할 기본 방향”이라 말했다. 

또한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총론을 개발하고 여러 교육 모델들을 연구·개발하고 있음을 소개했으며 “앞으로도 창의·인성 교육에 대한 연구·개발에 힘쓸 것이며 수업지도안 개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덧붙여서 앞으로 재단에서 지원연구사업단과 심화 연구소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 발표하며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창의·인성 교육에 대한 열정과 계획을 알렸다.

▲ 정윤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이 환영사를 맡았다. 본 재단의 창의·인성 교육에 대한 열의를 밝혔다. 


교과부 장관 특강, ‘긍정의 변화’ 강조

금요일에 있었던 안철수 한국과학기술원 석좌교수의 특강에 이어 토요일엔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특강이 있었다. 이 장관은 “교육 정책의 변화로 인한 갈등을 줄이고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불신 대신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교육정책에 대해 ‘긍정의 변화’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주호 장관은 과거와 현재 우리 교육의 문제들을 제기하고 그동안 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교과부의 노력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근간에 교육적 이슈가 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와 함께 교육기부, 친 서민 교육정책 등에 대한 성공적 사례와 계획 등을 밝히며 창의·인성교육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이 충분함을 보였다.

특강이 끝난 후, 참석한 현직 교사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지며 교과부와 교원들 사이의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한 질문자는 창의·인성 교육과 관련해 “교과부의 교육정책과 대학의 입시제도가 빗나간다”, “창의·인성 교육의 취지는 좋지만 대학들이 수능과 주입식 교육에 의존하는 방식의 입시를 계속한다면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 란 의견을 보였다. 이는 많은 교사와 학부모는 물론 교육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일 것이다. 평가와 입시제도의 변화가 없다면 창의·인성교육은 빛을 볼 수 없다는 것.

이에 이 장관은 한국과학기술원의 입학사정관제 합격생의 사례를 들며 “입학사정관제가 활성화 된다면 그런 갈등은 해소될 것”이라 밝혔다. 다만 너무 과도하고 급작스런 변화는 많은 교사와 학부모 등 교육관계자들을 큰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있다며 “실속 없이 양을 늘리는 것 보다는 양질의 제도를 내실화 시켜 차차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답했다.

이 장관은 입학사정관제가 대학의 자율에 의해 운영되지만 이에 많은 자금을 지원하며 지원의 조건으로 절대 방침이 존재하고 이에 대학의 과도한 입시정책 변경에 대해서는 엄격히 규제할 것이라 말했다. 또한 현대판 음서제 라는 오명에 대해 대외 수상이나 해외유학 경력 등은 평가에 배제함으로써 부작용을 제거하고 있으며 대학이나 여러 연구기관과 함께 많은 고민과 연구를 거치며 차차 의도하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학능력 시험의 개편에 대해서는 수학능력 시험의 비중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라며 입시제도의 변화에 힘쓰고 있음을 보였다.

▲ 토요일 워크숍에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긍정의 변화'란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창의·인성 수업 강연

특강에 이어 진행된 ‘교과연구회 우수성과 발표’에선 창의·인성 교육을 우수하게 실현한 수업에 대한 강연이 이뤄졌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 뛰고 있는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직접 시행한 수업자료와 결과, 수업장면을 촬영한 동영상 등을 통해 실제 창의·인성교육이 어떤 식으로 실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그 중에서도 나성준 서울 창동중학교 체육교사의 강연이 눈길을 끌었다. 타 과목에서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지만 창의·인성 교육과는 관련짓기 매우 힘들어 보이는 체육과목에서 우수한 수업 내용 발표로 창의·인성 교육의 가능성을 느끼게 했다. 체육교과의 5개 활동 영역 중 표현활동 수업의 하나로 학생들에게 필리핀의 전통무용인 ‘대나무 춤’에 대해 교육하며 그 안에서 창의·인성 교육을 실현한 것.

학생들에게 무용의 기본적인 동작을 교육한 뒤, 조를 나눠 자유로운 주제로 창작활동을 하도록 했다. 체육 교과의 본질적 목표인 신체활동을 통한 체력 향상은 물론 직접 무용을 창작하며 창의성 또한 기를 수 있었다. 아울러 조별 학습을 통해 협동과 배려, 상호 존중, 자발성 등의 인성 요소에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연습 과정을 촬영한 동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줘 자신의 모습을 3자의 입장에서 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인성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외에도 사회, 영어 교과에서 우수한 창의·인성 수업에 대한 강연도 있었다. 수업강연을 한 세 교사의 의견으로는 “수업 도중 교사인 나도 많이 배웠다”, “학생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놀랐다” 등이 있어 창의·인성교육이 가져다 줄 수 있는 긍정적 효과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교사의 많은 연구와 고민이 필요하지만 과도한 업무로 시간이 부족하다.” 등의 의견과 함께 현재 교육 현실에서 실현하기엔 다소 부담이 되며 어려운 과정들임을 밝혔다.

▲ 워크숍에 수 백명의 현직교사들이 참석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질문을 받고 있다. 


희망 봤지만 많은 노력 필요

워크숍 2부에선 각 교과별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해당 교과의 창의·인성교육 실현에 대한 구체적인 활동 방향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 했던 많은 현직 교사들은 대부분 창의·인성 교육의 취지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서로 학습지도안이나 수업 모델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창의·인성 교육 실현에 열의를 보이는 모습에서 우리나라 교육의 밝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당장 내년부터 시행되는 교육 정책임에도 불구, 구체적인 지도안이나 관련 정보들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점에 대한 안타까움의 목소리도 있었다. 교과부에서 시행하는 정책이 취지와 계획은 좋지만 실제 현장에 적용해야 하는 교사들은 그에 따른 어려움이 많아 자칫 겉만 번지르르한 정책이 될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의견들이 있었다.

물론 이어지던 교육의 모습을 변화시키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현재 입시위주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을 만큼 우리나라가 그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교육열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관심과 우려를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교육의 실현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선 이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윤 이사장의 말처럼 글로벌 시대에 창의·인성은 미래 인재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요소다. 이에 미래의 주역이 될 학생들에게 창의·인성 교육은 불가피하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창의·인성 교육에 대한 이해와 연구·개발 증진으로 우리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이상적인 교육정책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