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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행사진을 찍기 위한 10계명

후암동남산 2010. 2. 2. 06:38

 

사진과 여행 둘 다 좋아하는 저에게 있어 여행사진이야말로 여러 가지 사진의 장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분야일 텐데요. 실제로 여행사진은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모든 것들이 집약된 분야입니다. 사진 이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는 필수요, 또 이론만 안다고 되나요? 실전에서 그 이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적응력과 순발력도 필요하지요. 그런 사진적인 기술 뿐 아니라 사람과 친해질 수 있는 넉살과 용기도 필요하고, 여행 지역에 대한 문화와 에티켓도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심지어 그 지역의 기후와 날씨까지 예측할 수 있는 제갈공명과 같은 혜안도 갖춰야 하니... 세상에+ㅅ+;; 여행사진을 잘 찍기 위해선 정말 '옴팡지게'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그렇기에 여행사진은 여행을 좋아하거나 사진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역설적으로 정말로 매력적인 분야기도 합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론리플래닛의 내로라하는 여행작가들의 사진들을 보다보면 정말 사진을 '기똥차게' 잘 찍고 싶은 욕심이 무한정 솟아오르게 만드는, 그야말로 '뽐뿌' 제대로 주는 분야기도 하지요. 그래서 여행사진을 잘 찍고 싶은 분들이 정말로 많은데요. 앞서도 언급했듯이 여행사진을 잘 찍기 위해선 복합적으로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해야 합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여행 경험이겠지만, 그에 앞서 몇 가지 미리 숙지해두면 여행 초심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공통적인 '계명' 같은 것들이 있는데요.

 

노련한 여행작가들이 오랜 세월동안 터득한 이런 불문율들을 여행을 가기 전 미리 챙겨보고 기억해뒀다 실전에서 활용하면 좋은 팁들이 될 것입니다. 저 역시 사진 책이나 인터넷으로 이런 팁들을 접하고 여행에서 지켜보려고 부단히 노력했는데요. 처음에는 자꾸 까먹고 잘 지키지 못했는데 계속 반복해서 해보니 정말 많은 도움이 되더라구요. 아직도 한참 부족한 사진 내공이지만, 저 역시 앞으로도 계속 여행을 갈 것이기에 머리 뿐만 아니라 몸에 각인되도록 외우고 외워야 할 "좋은 여행사진을 찍기 위한 10계명"을 소개해봅니다. 대부분 뻔한 내용들 같지만, 실제로 여행에서 적용해 보면 얼마나 중요하고 지켜야할 미덕인지 피부로 체험하게 되실 거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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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느긋하게 휴식도 즐기고 와도 좋지만, 좋은 여행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일상에서보다 더 부지런해야 합니다. 해 뜨기 전 숙소를 나갔다가 깜깜할 때 들어오는 것은 여행사진가에게 있어 가장 기본이겠지요. 이미 해가 중천에 뜬 후에는 다양한 하늘의 색깔을 담을 수도 없거니와, 아침이나 밤이 아니면 담을 수 없는 독특한 사람과 도시와 자연의 모습도 만날 수 없습니다. 같은 장소라도 새벽, 아침, 점심, 오후, 저녁, 밤의 모습은 다 다르고 저마다의 개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꼭 염두해 둡시다. 여행사진에서만큼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라는 지극히 상투적인 속담이 정설이란 걸 실감하게 되실 거예요.^^

 

 

 

 


여행사진은 어떤 장르보다도 촬영환경이 낯섭니다. 저마다의 개성과 에티켓, 터부를 갖고 있기에 여행 가기 전 그 지역에 대해 미리 공부해두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잠은 어디서 잘지, 쇼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뭘 먹어야 할지... 이런 여행의 기본 정보들도 중요하지만 그 지역의 사진을 잘 찍기 위해 어떤 것을 알아야 할지 연구해 봅시다. 그 지역의 축제가 언제 열리는지, 전통복장을 한 사람들은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유명한 건축물들은 일출과 일몰 중 어느 때가 빛이 좋은지 등등 최대한 세밀하게 사전정보를 습득하는 게 좋습니다. 론리플래닛 같은 밀도있는 여행서적이나 인터넷에서 그 지역을 가본 선경험자의 정보를 탐독하는 게 좋은 방법이겠지요.

 

 

 

 


위의 팁과 이어지는 이야기인데요. 아무리 여행 가기 전 사전 정보를 습득했다 하더라도 막상 또 현장에 가면 기억이 가물가물하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무엇보다 좋은 방법은 기념품 가게나 서점, 노점상 등에서 그 지역의 엽서를 꼭 챙겨보는 것입니다. 그 지역의 명소와 문화를 담은 엽서 속의 사진들은 대부분 최고의 사진가들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여 찍은 게 대부분입니다. 당연히 그 품질은 최고이며, 그 사진을 그대로 흉내만 내도 최고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정말 감동적인 사진을 발견하면 가게 주인에게 포인트와 사진이 찍힌 시간대를 물어봅시다. 자기 동네를 잘 찍어보겠다는데... 대부분 친절히 가르쳐주며, 엽서라도 몇 장 사면 더 친절하게 자신만 아는 포인트를 가르쳐 줄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진에 있어 '골든 아워(황금시간대)'라는 게 있는데요. 특히 풍경이나 야경에 있어 이 '매직 타임'은 정말 절대적입니다. 특히 해가 산마루에 걸리고 땅거미가 지고 완전히 깜깜해지기 직전까지의 1시간 정도의 저녁 시간대는 여행에서 절대 놓치지말아야 합니다. 가장 드라마틱한 빛을 담을 수 있거니와, 하늘색도 가장 짙은 원색을 보여주는 시간이기 때문이지요. 도시라면 화려한 도심의 불빛들을 가장 입체적으로 담을 수 있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배가 등에 붙을 정도로 허기가 지더라도 사진을 찍고 완전히 깜깜해진 다음에야 저녁 식사를 합시다.^^ 일출 때도 일몰 때의 상황과는 조금 다르겠지만 역시 가장 좋은 빛을 얻을 수 있기에 사진을 찍고 나서 아침 식사를 하는 게 좋겠지요.

 

 

 

 


앞의 팁들은 그렇게 어려운 것들이 아닙니다. 그러나 여행사진의 백미인 여행에서의 인물 사진을 찍기 위해선 중요한 미덕들이 또 있는데요. 이게 참 어렵습니다. 특히나 내성적이거나 지나치게 사람들의 눈치를 의식하는 분이라면 더더욱이요. 바로 뻔뻔할 정도로 용기를 내는 일인데요. 건물이나 자연들은 고정되어 있다지만 사람들은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끈기있게 관찰하라"라는 또다른 미덕보다 먼저 용기를 가지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지요. 구도나 빛까지 계산을 다 해놓고 딱 그 자리에 기막힌 그림을 만들어줄 사람이 나타났는데, 그 사람의 시선이 두려워 셔터를 못누른다면? 그 기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일단 준비가 되어있다면 사정볼 것없이 뻔뻔하게 셔터를 누르는 용기를 발휘합시다!

 

 

 

 

 


위의 팁과 이어지는 이야기! 용기가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사람의 동의도 안 구하고 사진을 찍는 건 에티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당연하지요. 그렇기에 그렇게 사진을 찍고 나선 꼭 사진이 찍힌 사람들과 눈을 마주쳐야 합니다. 눈이 마주쳤을 때 싫어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당연히 하실 텐데 그렇기에 눈이 마주쳤을 때 그 사람이 경계하지 않고, 기분 나빠하지 않게 할 표정과 제스처, 심지어 화술까지 여행사진에선 꼭 필요합니다. 어쩌면 가장 어려운 부분일텐데요. 이것만 능숙하게 할 수 있다면 사실 여행사진에서 "교감을 나눠라" "가까이 다가서라" 같은 고전적인 미덕을 실천할 수 있는 셈입니다. 처음에는 무섭고 낯설더라도 계속 시도해봅시다. 최악의 경우, 정중하게 사과를 하면 큰일이 날 일도 없거니와, 그런 시도를 통해 호감을 얻고, 교감을 나누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될 테니까요.

 

 

 

 

 


여행사진에서 사람의 중요성은 두말 할 나위가 없습니다. 심지어 건물이나 자연 등 풍경이 강조되는 사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인도의 타지마할이 아무리 거대하다 하더라도 그 앞에 크기를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사진에서 이게 진짜 건물인지 축소한 모형인지 잘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규모 뿐만 아니라 사람의 복장이나 외모, 성별 등이 그 풍경에서 주는 느낌은 사진의 스토리텔링이나 기록성에 있어서 무척 중요합니다. 아무리 기똥차게 풍경과 하늘을 찍었다 한들 그 지역이 사진만 봐선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면 앙꼬없는 찐빵과 마찬가지겠지요. 여행에서나 사진에서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사람이란 걸 꼭 명심합시다.

 

 

 

 

 


사진에 있어 장비의 중요성은 말해봤자 입만 부르틀 뿐입니다.^^ 사진의 모든 것이 집약되는 여행사진에서도 장비는 무척 중요하지요. 그러나 여행에서 장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 바로 "체력"입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를 바리바리 싸간다 하더라도 이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거든요. 실제로 저역시 다양한 화각의 사진을 찍고자 하는 욕심이 가방에 렌즈 3~4개를 넣고 돌아다니다 금방 지쳐버려 제대로 사진도 못찍었던 경험이 무지 많습니다. DSLR 유저라면 가벼운 고배율 줌 하나만 마운트해 돌아다니거니거나, 그것도 무겁다면 똘똘한 컴팩트 카메라 하나가 더 많은 사진을 찍을 가능성이 많겠지요. 정말 사진에 욕심이 많다면 모든 화각대의 렌즈를 다 챙겨가되, 카메라를 들고 나설 땐 꼭 필요한 렌즈만 가져가도 되겠지요.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은 평생 35mm 렌즈 하나로 모든 사진을 다 찍었다지만, 여행에서 그 지역의 모습을 풍부하게 보여주려면 아무래도 다양한 화각의 프레임은 필수입니다. 거대한 건축물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주기 위해선 망원렌즈만 갖고는 부족할 것이고, 가까이 접근하기 힘든 축제나 동물의 모습을 찍어야 할 때는 또 광각렌즈만 갖고는 그 디테일을 보여주기 힘들 것입니다. 이런 화각에 따른 사용도 중요하지만 여행에서 또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입니다. 광각렌즈로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과 망원렌즈로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아무래도 구분될 수 밖에 없는데요. 전체적인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선 광각렌즈, 부분적인 밀도를 보여주기 위해선 망원렌즈 계열을 사용합시다. 어떤 화각이라도 다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명확하게 각 렌즈의 용도나 화각의 미덕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기술적인 완성도도 높아지게 된답니다.

 

 

 

 


개인적으로 사진을 위해서라면 여행은 혼자 떠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 그리고 다녀온 후, 사진을 배울 수 있고, 나눌 수 있고, 또 자극받을 수 있는 멘토는 정말로 중요합니다. 한참 사진을 배우고 있는 중이라면 자신보다 여행경험이 많고 사진을 잘 찍은 이와 함께 촬영여행을 떠나는 것은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저 역시 정말 사진과 여행 경험에 있어 자극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훌륭한 블로그 이웃님들이 많은데요. 여행철학과 사진 실력에 있어 정말 존경스럽기도 하거니와 그분들이 담아온 아름다운 사진들은 가장 긍정적인 자극제가 된답니다. 여행을 정말 즐기신다면 믿고 따를만한 멘토 만들기! 꼭 기억해두시길^^

 

 

글/사진 : 지루박멸연구센타 구라가이드 우쓰라씨(http://blog.naver.com/ichu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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