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잠깐독서
가까운 사람들과 편하게 지내기란 의외로 쉽지 않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이들과 적당히 매끄럽게 지내는 건 어렵지 않지만, 한집에 사는 가족들과 적당한 거리를 둘 수는 없는 법. 특히 피 한방울 섞지 않았으면서도 살을 가장 자주 맞대는 부부야말로 '쉽고도 어려운' 사이다. 결혼하는 10쌍 중 4쌍이 이혼하는 요즘 세태만 봐도 그렇다. 임상심리전문가로 10년 넘게 4000여쌍의 부부를 상담해온 지은이는 부부관계를 중심으로 한 101꼭지의 해법을 정리했다. 부부관계에서 출발하지만 부모, 자식 등 가족과 멀게는 사회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까지 확장해도 좋을 인간관계의 법칙을 담았다.
지은이에 따르면, 부부싸움에도 기술과 원칙이 필요하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마주앉아서 싸워야 하고, 해당 사안을 벗어나는 얘기로 흐르면 즉시 원래 주제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싸움 뒤엔 섣부른 화해를 시도하기보다는 각자 혼자 생각해보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나서 화해와 용서로 마무리해야 한다. 상대의 사과를 받으면 "먼저 사과하지 못해 미안하다.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주어 고맙다"는 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가까운 사람들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듣고, 때론 침묵하거나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하고, 서로를 적당히 놓아줄 필요도 있다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좋은 관계를 위한 적절한 노력과 휴식(놓아주기), 그 사이의 황금비율을 감지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부갈등이 불거질 경우 남편은 어떤 상황에서든 먼저 아내 편을 들어줘야 한다는 조언도 인상적이다. 김선희 지음/나무생각힐링·1만2800원.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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