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수학교과서 올해부터 '스토리텔링' 도입
14일부터 초등 1~2학년 교사 연수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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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전북교육청부터 시작되는 이번 연수는 올해부터 개정·적용되는 초등 1~2학년군 수학 교과용 도서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교과서를 집필한 교수·교사들이 직접 강사로 참여해 개정 교과서의 특징과 활용법에 대해 연수를 실시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새롭게 바뀌는 초등 수학 교과서의 가장 큰 특징은 '스토리텔링' 방식의 도입이다. 스토리텔링은 교수학습방법 중 하나로, 학습 내용과 관련 있는 소재, 이야기 등 상황(스토리)과 연계해 수학적 개념을 익히는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재미있게 수학을 배우는 동시에 다양한 상황 속에서 수학을 적용해 봄으로써 융합·창의적 사고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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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실제 활동에서 구현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헐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 연기 지도 등의 활동을 하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 일하는 리처드 맥스웰과 로버트 딕먼의 정의를 나는 가장 좋아한다.
(그들의 책 <5가지만 알면 나도 스토리텔링 전문가>는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이긴 하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도 스토리구성 관련한 부교재로 쓰일 정도로 탄탄한 내공을 갖추고 있다.)
이야기(스토리텔링)란 하나의 사실을 감정이라는 포장으로 감싼 것이다. 행동으로 세상을 바꾸게 만드는 감정으로.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은 먼저 사실(fact)에 기초해야 한다. 나아가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상대방의 감정을 촉발하여, 궁극적으로는 무언가 행동에 나서도록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전히 스토리텔링 하면, 무언가 이야기를 멋있게 꾸며야 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내가 저술 관련 강의를 할 때 자주 쓰는 간단한 예가 있다.
문장1) 나는 오늘 저녁, 태어나서 최고로 맛있는 식사를 했다.
문장2) 나는 김태희와 저녁을 먹었다.
문장1)처럼 수사를 아무리 덧붙여 표현하려고 애써도 듣는 사람들에게 원하는 만큼의 믿음과 감흥을 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문장2)는 아무런 수식 없이 사실만 나열했지만 대번에 듣는 사람의 흥미를 자아내고 기대감을 품게 만든다. 노래하는 가수가 자기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과잉 분출하면, 곧 듣기가 부담스럽듯이, 글도 독자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표현은 잘 절제해야 하는 것이다.
책을 기획하고 저자들을 섭외하면서, 구체적인 사실을 풍부하게 알고 그것을 자기 나름의 일관된 관점으로 정리하고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늘 절감한다. 나는 스토리텔링이 사실에서 출발한다는 것의 의미는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좋은 스토리텔링이 갖춰야 할 요소들에 대해 두 사람의 책 내용을 통해 알아보자. (이하는 위의 책 인용입니다.)
1. 이야기가 반드시 길어야 할 필요는 없다.
2. 이야기를 꼭 말로 할 필요는 없다.
3. 적기에 하는 적절한 이야기는 우리가 스스로의 세상을 구성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테러현장을 방문한 부시 대통령’ 이야기는 위의 세 가지 요소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2001년 9월 14일에 부시 대통령은 9·11 참사 현장에 방문했다. 그곳에는 3일 전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되었을 때 사고현장에 묻혀버린, 거의 3천여 명에 이르는 희생자 가운데 아직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수색에 힘쓰던 구조대원들이 모여 있었고, 부시 대통령은 그들 사이를 천천히 움직여갔다. 구조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쓰레기더미도 기어올랐고, 흰색 안전모를 쓰고 있던 한 소방대원에게 희망의 말을 몇 마디 건네면서 그의 어깨 위로 팔을 두르기도 했다. 그러다 누군가 대통령에게 확성기를 전달했다. 부시대통령은 무역센터의 잔해더미 위에 서서 군중을 향해 간단하게 몇 마디 했다. 그의 말은 감동적이었지만 그다지 기억할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정작 잊히지 않는 것은 잔해더미 위에 서서 소방대원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침착하지만 강력한 어조로 군중을 향해 이야기하던 대통령의 영상이었다. 마치 액자에 끼워진 사진처럼, 한 장의 이미지로 압축되어 수백 개의 신문 1면을 장식했던 그 영상, 그것이 바로 이야기이다.
이것은 우리의 정의(위의 3가지)와 일치한다. 세계무역센터가 테러범의 공격으로 파괴되었다는 사실, 그것을 모든 국면에서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소방대원의 어깨에 팔을 두름으로써 부시 대통령은 단순하지만 지극히 강렬한, 감정이라는 포장으로 사실을 감쌌던 것이다. 희생자에 대한 연민과, 다른 이들을 도우려다 숨져간 이들에 대한 존경심, 그들의 희생을 결코 헛되게 하지 않으리라는 확고한 결심이 사실을 감싸 안고 있었다. 되돌아보면 그 영상은 나라 전체가 집단 충격에서 빠져나와 무언가 해야만 한다고 마음먹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
그것이 바로 적절한 이야기의 힘이다.
이제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았으니 핵심 질문으로 나아가 보자. 어떤 것이 좋은 이야기인가? 어떻게 하면 이야기가 근사해질까? 무엇이 이야기를 박스오피스(The box office)와 직장 상사의 오피스(The boss's office)에서 힘을 얻게 하는가?
이야기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직업인으로—처음에는 오락산업에서, 최근에는 기업컨설턴트로서—살아오면서, 우리는 성공적인 이야기라면 모두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기본 구성요소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야기에 담긴 열정(Passion)
청중을 이끌어 자신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영웅(주인공, Hero)
영웅이 반드시 맞서 싸워야 하는 악당, 혹은 장애(Antagonist or Obstacle)
영웅을 성장하게 하는 깨달음의 순간(A Moment of Awareness)
앞의 모든 과정을 거친 후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영웅과 세상의 변화(Transformation)
이것을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사람의 관점으로 다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열정 : 내가 왜 이 이야기를 했을까? 왜 이 문제에 신경을 쓰는 거지? 이야기를 듣던 사람도 신경 썼을까?
2. 영웅(주인공) : 누구에 관한 이야기였지? 청자도 주인공의 관점을 받아들였을까?
3. 악당(장애) : 주인공이 어떤 문제에 직면했더라?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나와 청자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 것일까?
4. 깨달음 :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은 무엇을 배웠을까? 이야기가 빛을 발하게 하려고 내가 사실에 덧붙여 놓았던 것은 무엇이지?
5. 변화 : 이야기 속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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