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함께하는 이야기

[스크랩]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지 않는다.

후암동남산 2013. 1. 26. 23:45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

다양한 부류와 높낮이가 있다보니 사는 재미가 쏠쏠하지 않습니까?

만약에 전부 똑 같은 사람이 산다면

무미건조해서 무슨재미로 80평생을 살겠습니까?

그래도 살아가는 한 세상 서로 부딪히고 이해관계를 가지고

살아야만 재미가 있답니다.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살아가는 퀄리티를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그럼 삶의 질은 무엇인가요?

삶의질을 올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것은 자신을 낮추는 일 입니다

역설적이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맞는 말입니다

자신을 낮추는것은 곧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는 뜻이며

나아가서 상대방의 허물을 용서하는 것입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지 않는법입니다

제가 아는 이야길 잠깐 해 보겠습니다.

 

 

맹사성은 려말 선초의 유학자로 소를 자주 타고 다녔다고 하며

황희정승과 더불어 아주 청렴하였다고 알려져있습니다.

그가 약관의 나이에 장원급제를 하고 겪었던 일화라고 합니다

 

열 아홉의 어린 나이에 장원 급제를 하여

스무 살에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된 맹사성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이름없는 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오?"

그러자 무명 선사가 대답했다.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그런 건 삼척 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먼 길을 온 내게 해 줄 말이 고작 그것뿐이오?"

맹사성은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무명 선사가 녹차나 한 잔 하고 가라며 붙잡았다.

그는 못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스님은 찻물이 넘치도록 그의 찻잔에 자꾸만 차를 따르는 것이 아닌가.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맹사성이 소리쳤다.

하지만 스님은 태연하게 계속 찻잔이 넘치도록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잔뜩 화가 나 있는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자만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졌고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그러다가 출입문 틀 상단에 이마를 세게 부딪히고 말았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

 

출처 : 벽촌의 향수!
글쓴이 : 벽촌(청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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