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씩 넘기는 삶의 지혜로움
살아온 날을 돌이켜보면 폐허라고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한달음에 목표에
이르려는 욕심이 만든폐허가 적나라합니다
헤어나기 어려운 자리입니다. 욕망이, 세상을 바삐 살게 합니다. 잘
다듬어진 직선도로를 고속주행하는 것이 사람들이 선호하는 교통수단입니다.
사람의 마음 씀씀이가 잘 드러납니다. 빠른 것에 몸을 실으면아주 멀리 있는
것만 볼 수 있게 됩니다
.빨리 달릴수록 가까운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길가 가로수 풀섶이 차창에서 제일 먼저
지워져버립니다.
바삐 살면 좋은가 ?찬찬히 살피고 기다려가며 살면 안 되는가 ?
볼 것을 보고, 만날 것을 만나고, 누릴 것을 누리면 안 되는가
?
호흡을 고르고 천천히 걸으면서 살피면, 살아 있는 것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 길녘에도 풀섶에 여치 있고 오줌싸개
있습니다.
그것하고 사귀면서 살면 좋은 일도 많이 있습니다
[이철수 소리하나
산문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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