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행복한공부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해줘야 한다.^^

후암동남산 2010. 7. 25. 21:17

섹스가 종족 번식이라는 본연의 임무에서 놓여난 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인간은 이제 아이를 낳기 위한 섹스보다는 즐거움을 얻기 위한 섹스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한다. 하긴 친한 친구들끼리 페니스의 길이와 질의 넓이에 대해 농담을 주고받는 게 드라마 주인공 씹는 일보다도 스스럼없어진 이 마당이고 보면, 섹스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할 가치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우리가 남자들의 뻔뻔한 음담 패설에 더 ‘쎈’ 것으로 응수할 수 있게 되었다고, 어머니 세대를 옥죄었던 처녀막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결혼해주마’ 굳은 약조도 없이 침대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해도, 사실 이런 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이다. 여자들은 아직도 섹스에 대해 가장 오픈되어야 하는 두 장소-침실과 병원 진찰실-에서는 굳게 침묵을 지키고 있으니까.

지난 2003년 미국 <셀프>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여성들 중 절반이 전문의와 HIV(에이즈 바이러스), 혹은 기타 STD(성행위로 감염되는 질병)에 대한 얘기를 결코 화제에 올리지 않으며, 4분의 1은 자신의 섹스 역사-파트너의 수라든가 과거의 STD 병력-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섹스 파트너한테도 마찬가지. 3분의 2에 달하는 여성들이 현재의 파트너와 STD 테스트에 대해 의논해본 적이 없으며, 놀랍게도 10명 중 9명은 일반적으로 남자보다 여자가 과거의 섹스 경험에 대해 덜 솔직하다고 믿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47%에 달하는 여성들이 ‘섹스는 여자가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고. 미국의 경우가 이럴진대, 한국은 과연 어떨까?

국내에 몇 안 되는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로 여성들을 위한 성 클리닉을 담당하고 있는 김경희 과장(명동 이윤수 비뇨기과 병원)은 한국 역시 마찬가지 형편이라고 확인해주었다. 아줌마든 처녀든 성 클리닉을 방문하는 여성들은 흔히 이런 말을 먼저 꺼낸다고. “그게 나한테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성감대가 어디 어디인지, 클리토리스는 어디 붙어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며, 전희나 애무는 좋아하지만 삽입 단계로 넘어가면 ‘더럽다’는 생각에 몸이 굳는 여성들도 많다고. 그런데도 여자들이 침묵을 지키는 이유는 섹스로 얻고자 하는 목적이 남자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커플이 되는 것이며, 섹스는 그 다음이다. 모두들 인정하고 있지 않은가? 때로 우리는 좋아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또는 계속 만나기 위해 그다지 내키지 않는데 섹스를 하기도 한다. <셀프>의 조사 결과에서도 여성 10명 중 8명이 파트너와 성적인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는 최대의 이유는 ‘혼자 남겨진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라면, 매번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위에서 기를 쓰던 그가 자기 욕심만 채우고 구르듯 내려온다 해도, 참고 살 수는 있다. 김진세 원장의 말에 따르면 섹스는 3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육체적 섹스, 감정적 섹스, 그리고 정신적 섹스. 육체적인 섹스가 호르몬에 의존한다면, 감정적인 섹스는 사랑에 의존한다. 육체적 섹스가 남성적이라면 감정적 섹스는 여성성을 띠고 있는 셈. 정신적 섹스는 서로가 노력하는 섹스. 섹스의 목적이 종족 보존이든 쾌락이든 3가지의 섹스가 조화를 이루어야 만족스럽고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고.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듯 테크닉이나 시간, 횟수의 문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적어도 멋진 섹스는 횟수의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개발을 하고 있느냐 아니냐는 거죠.” 김경희 과장의 조언.

개발이라 하면, 장희빈이 은밀히 익혔다는 방중술이나 카마수트라의 기기묘묘한 테크닉? 또는 케글 훈련법? 전문의들의 대답은 간단하다 못해 시시하기까지 하다. 그저 건강한 생활 패턴으로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만한 컨디션을 유지할 것. “스스로도 성적 만족을 위해 심신을 단련하고, 상대의 마음과 육체의 반응을 읽고 배운다면, 건강한 섹스는 쉽게 즐길 수 있어요.” 김진세 원장의 조언. 이를 위해 전문의들이 권하는 방법은 파트너와의 적극적인 대화. “10번을 하면 반 이하의 횟수 정도는 오르가슴을 느껴야 해요. 자기가 쾌감을 느끼는 체위로 파트너를 유도해야 해요. ‘난 그게 좋아’라고 이야기하세요. 전희도 충분히 해달라고 요구하구요. 클리토리스의 위치는 당연히 알아야 하고, 아니면 그저 위쪽에 조금, 거기면 좋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세요.” 김경희 과장의 조언을 들으며 잠깐 절망스러웠던 것은 과연 그 대화를 통한 개발이라는 게 남자들과 과연 쉬운가 하는 것이다. 나의 반문에 그녀 역시 동의하며 이렇게 말했다. “남자들은 여자의 질을 벗어나면 귀찮아해요!”

섹스는 무엇보다 여성 복지의 문제, 그야말로 웰빙 차원의 문제다. 여기에는 당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신체적, 정신적 건강, 사랑, 대인관계 등등-이 얽혀 있다. ‘허리 아래의 일은 논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는 겉모습일 뿐, 모든 성인들의 행동과 사고에는 근본적으로 섹스-건강하거나 뒤틀렸거나 간에-가 내재되어 있다.

건강한 섹스를 위해 당신이 처음 해야 할 일은 ‘개발 작업’을 같이 해나갈 최고의 파트너를 고르는 안목. 이전 남자들과의 섹스 경력이든 성기에 연관된 질병 병력이든, 그 모든 것을 100% 오픈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최고의 파트너일 것이다. 당신의 진짜 모습을, 당신이 겪어온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남자라면 진정한 당신의 짝이 될 수 없다.

그러니 계속 비밀을 지킬 생각이라면, 대신 희생될 수도 있는 모든 것을 기억하라. 더 좋은 성생활, 더 깊고 풍요로워지는 관계, 더 건강한 몸과 행복한 미래. 이들은 비밀을 털어놓을 만큼 가치가 충분한 것들이다.

첫날밤부터 드라마틱한 고민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문제가 있을 때, 원인을 밝혀야 할 때, 적어도 진솔한 대화는 가능해야 한다는 것. 또한 당신이 원하는 바를 이야기할 때 그것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자라야 한다는 것. 그런 파트너를 찾았는데도 문제가 있다면? 이제 둘이 함께 클리닉을 찾아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라.

 


여자들이 ‘발기’를 할 수 없는 이유


브라보! 이제 ‘석녀’ ‘불감증’ 같은 구닥다리 단어들은 제발 잊어주시길. 과거에는 여성들의 성기능 장애를 주로 심리적인 원인에 두었지만 이제 연구 성과들이 많이 축적되어 기질적인 원인들도 상당수 밝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남성의 음경에 해당하는 클리토리스에 혈류가 몰리지 않는 원인 중 하나가 고혈압 같은 특정 질병 때문이라는 사실 같은 것들. 여성 성기능 장애가 학계에서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3~4년 전. 지금도 많은 여성들이 성 기능 장애가 엄연한 질환이라는 생각은 꿈도 못 꾼다. 그도 그럴 것이 스스로가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니, 치료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것. 그러나 자료상으로는 비율이 만만찮다. 25~59세의 여성 347명을 대상으로 한 이화여대 의대 비뇨기과의 통계에 따르면 성기능 장애의 빈도가 39.8%에 달했다. 이중 성욕이 생기지 않는 경우가 17.2%,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9.4%, 흥분이 되지 않는다가 3.2%. 미국도 성기능 장애 여성이 43%에 달한다고 한다.

김진세 원장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성기능 장애 중 가장 흔한 형태는 ‘전반적 성기능 장애’다. 사람들은 흔히 오르가슴 장애가 가장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욕구-흥분 및 각성-오르가슴 등 섹스의 전 과정에 걸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이런 현상은 알게 모르게 억압받아온 성 심리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신체적인 원인도 많이 밝혀지고 있다. 일단 흡연,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이 있다면 성 각성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척추 손상은 물론 당뇨병과 같이 말초 신경병이 있을 경우에도 35%의 비율로 극치감 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고 한다. 폐경기 이후 여성 호르몬이 결핍되거나 갑상선, 난소, 부신 등에 나타나는 질환, 또는 당뇨 등 내분비 장애 증상들이 성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또 향정신성 약물, 항우울제, 자율계 차단 약제, 호르몬 처방을 받는 이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회음부, 골반, 유방 등을 수술했거나 외상을 입었던 경우에도 역시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역시 심리적인 원인이 있다. 성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 과거의 성 경험,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여성의 성기능 장애는 치료 역시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상담을 통해 주된 걱정과 관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심리 검사를 통해 성 정체성과 성적 반응을 평가한다. 파트너가 있다면 같이 치료를 받아 서로에게 새로운 성적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케글 훈련을 비롯해 이완법 등을 연습하기도 하고, 비아그라 등 약물 처방을 받기도 한다. 최근에는 클리토리스를 진공 흡입해 혈류를 증가시켜 흥분시키는 기구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소음순이나 질에 문제가 있다면 외과적인 수술을 하기도 한다.

 


Feel Sexy Everyday!


세상은 남자의,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섹스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 역시도 그런 가치관에 세뇌되어 있다. 왜 남자 앞에서 옷을 벗는 그 순간에만 섹시해야 할까? 현재 파트너가 없는 여자라면 잠깐 방심하고 있어도 되는 걸까? 그렇지 않다. 그 누구든 일상의 순간 순간 섹스를 위한 에너지와 감성 레벨을 높이는 노력들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오르가슴? 별들이 질서 정연하게 정렬했을 때와 같이 귀중하고 전율 가득한 순간을 맞았을 때 충만해 오르는 활기와 자신감을 갈망한다면, 그런 감정이 일어나길 기다리지 말라. 침대에 그 누구와 눕기까지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뜻이다. 섹스가 웰빙의 최고 경지라면, 항상 우리는 섹시해야 한다! 일상 생활에서도 당신의 섹슈얼 헬스 레벨을 높일 수 있는 9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심장 박동을 높여라!
운동을 하든 롤러코스터를 타든, 무서운 영화를 보든 교감신경이 활발해지면 성적 자극을 촉진할 수 있다고. 미국 텍사스대의 페넬로페 프로히치 박사에 의하면 교감신경 시스템은 아드레날린 생성에 박차를 가한다. 그러면 혈액이 몸 구석 구석을 흐르면서 ‘그 날에 대비한’ 힘을 선사할 것이다.

2. 섹시한 자신을 상상하라
섹시한 생각을 하면 성적인 자아에 대한 인식을 키울 수 있다. 은행에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 동안 휴대폰이나 만지작거리는 대신, 앞에 서 있는 남자가 등장하는 2분짜리 시나리오를 그려보는 것. 이런 사소한 일탈이 당신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단, 그 어떤 생각을 떠올려도 도덕적인 심판은 삼갈 것. 친한 친구의 애인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장면을 생각한다 해도 말이다. 팬터지는 섹슈얼리티를 생생하게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단 팬터지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한에서. 정 꺼림칙하다면 상대를 인기 스타로 바꾸도록.

3. 햇볕을 쬐어라
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인체 내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이 생식기로의 혈액 흐름을 조절함으로써 성적 자극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고. 세로토닌 공급을 높여줄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선 크림을 바르고 햇볕을 즐길 것. 산책을 하고, 창가 좌석에 골라 앉으며,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하라.

4. Go Go Outdoor!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일들, 밀린 카드 연체금, 목전으로 다가온 시험. 이렇듯 일상의 다른 활동에 몰두할 때면 우리는 몸의 느낌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된다. 둔감해진 몸은 섹스의 방해물. 시간이 나면 야외로 나가 몸의 감각을 되살려보자. 잔디밭에 누워 피부에 닿는 미풍의 느낌이나 방금 깎은 잔디의 냄새를 맡는 것.

5. 가끔은 섹스로 기분 전환을 하라. 남자처럼!
돈 걱정이 있는가? 상사 때문에 화가 치밀었나? 그렇다면 바로 오늘이 당신이 특별히 섹시한 느낌을 갖게 되는 하루가 될 수도 있다. 킨제이 연구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어떤 여성들은 남자들처럼 부정적인 감정들을 섹스로 풀어버린다고. 이들은 섹스를 긴장을 푸는 방법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결국은 나쁜 기분을 달콤하게 즐기면서 기분을 업(Up)시킨다고 한다. 엄청나게 화가 났을 때 남자친구가 옆에 있다면 한번 시험해볼 것. 그 순간을 즐길 수 있다면 당신은 행복하게 불행한(?) 소수의 하나다.

6. 알코올은 자제하라
일반적으로 알코올은 성적인 활기를 고조시키는 것이 아니라 반감시킨다. 몸의 성적인 대응 체계를 억누르게 되어 질 분비물과 육체적인 흥분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술 몇 잔에 대담해질 수는 있어도, 실속은 덜하다는 이야기. 요령은 적절히 마시는 것이다. 와인 한 잔으로 이완된 느낌을 갖게 되고 성감도 높일 수 있다.

7. 적당한 ‘수작’은 죄가 아니다
과학자들은 밀접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에서 피어오르는 스릴이 여성의 성적 흥분을 일깨우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한다. 피해가 가지만 않는다면, 가벼운 느낌의 성적 유희는 파트너와 함께 있을 때 여성의 능력을 키워주는 자극제가 된다고. 가끔은 우연히 시선이 마주친 멋진 남자와 시시덕거릴 것. 단, 질질 끌지는 말고.

8. 충분한 수면을 취할 것
킨제이 연구소가 18세에서 84세에 이르는 여성 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드러난 사실. 여성들이 꼽는 성적 흥분 감소의 으뜸가는 원인은 바로 피로였다! 하긴 수마를 이길 만한 강적은 없는 법. 그러니 피로할 때는 우선 숙면을 취할 것.

9. 피임법을 업그레이드하라!

피임약에 들어 있는 에스트로겐 성분은 여성 성기능 장애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이 피임약을 복용하는 기간에 더 성욕이 높아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그건 임신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었다는 심리적 해방감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멋진 섹스를 위해서라도 완벽한 피임 대비책을 강구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