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붕산만 있으면 끝!
조금 창피한 일이 우리집에 며칠전부터 있었다.
그건 다름아닌 바퀴벌레!
아주 작은 바퀴벌레부터 시작해 제법 살이 오른 녀석들이 주방을 마치 전세라도 낸듯 활개를 치며 돌아다니고 있는것이 목격이 되면서부터 나는 '어떻게 하면 저 징글징글한 것들을 흔적도 없이 날려버리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바퀴벌레 잡는 스프레이을 사다가 주방 곳곳에 뿌리기도 수차례.
하지만, 하루가 지나면 다시 부활이라도 한듯 바퀴벌레는 여기저기서 보이는 것이였다.
온통 생각이 바퀴벌레 박멸...
뿌리고 붙이고 하는 바퀴벌레 박멸에 관한 약품(?)들을 사다가 사용해 보았지만 그리 효과는 없었다.
검색을 해 보았더니, 바퀴벌레 잡는 여러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지만, 계절상으로 구하기 힘든 은행잎도 그렇고, 아무튼 붕산을 그냥 뿌려두기만 해도 된다라는 글을 보고는, 약국에 달려가 붕산 있냐고 물었더니, 약사는 없다며 어디다 사용할 거냐고 물었다.
"바퀴벌레 잡을라고요."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붕산으로 바퀴벌레를 잡는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시험해 볼라고요. 어디 가면 살 수 있을까요?"
"글쎄 큰 약국에 가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우리 같은 동네 약국은 없을꺼야."
큰 약국...붕산 한봉지 살려고 동인당까지 가야하나?..................ㅋ
생각 끝에 몇년전 감기로 인해 죽을뻔했을때 중약을 지어주던 약국 생각이 나서 그곳으로 가 어렵지 않게 붕산 한봉지 사들고 왔다.
그리고, 오는 길에 제과점에 들려 카스테라 한조각도 샀다.
바퀴벌레 잡기 위해 산 붕산 한봉지.
카스테라를 깍뚜기 모양으로 잘라서 하얀 붕산 가루를 골고루 묻혀 오래된 호일에 담아,
주방 곳곳에(냉장고 아래, 싱크대 속, 전선이 있는곳 등)에 놔두기 전에
그 과정을 모두 사진을 찍어 두었는데...
사진 작업을 하려고 보니...아무래도 바퀴벌레 저주를 받았는지...ㅋ
사진이 한장도 없는거다.
내 이런 실수 절대로 하지 않는데...어찌 이런 일이...
그래서 할 수 없이 다시 사진을 찍었다는...
그냥 붕산을 바퀴벌레가 자주 다니는 곳에 뿌려두면 된다고는 했지만...
난, 부드러운 카스테라를 정성스럽게 잘라서 붕산을 골고루 묻혀서,
안쓰고 오래된 호일에 담아서(?) 주방 곳곳에 빠짐없이 놔 두었다.
주방은 아무래도 습기가 많고, 또 물기가 많은지라 붕산이 저절로 녹아 없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이렇게 한 것이다.
카스테라가 없는데 어떡해? 하실분들을 위해서 한마디...
없으면 없는대로 이렇게 호일이나 비닐 위에 붕산을 쏟아 조심스럽게 놔두면 됩니다.
붕산 묻힌 카스테라를 놔두고 하루정도 지나면 눈에 보이는 바퀴벌레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걸 확인할 수 있고,
3일~5일정도 지나면 주부의 불청객인 바퀴벌레는 소리소문 없이 사라집니다.
죽어나자빠진 바퀴벌레를 볼 수 있느냐면 그건 아니니 염려 붙들어 매십시요.
약국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 붕산으로 징글징글 바퀴벌레 박멸해 보세요.
단...저처럼 카스테라에 붕산을 묻힌 것들을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각별히 신경써 놔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꼭 알려야 합니다.
"이건 바퀴벌레 잡는 것이여. 긍께 절대로 만지거나 먹어서는 안된다는걸 명심하도록!"
그리고 또 하나, 이 붕산이 꼭 소금처럼 생겼어요.
하얗고, 고운 입자 크기가 마치 소금 같으니, 쓰고 남은 붕산은 고무줄로 단단히 묶어서 잘 보관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2012. 01. 18 베이징에서
읽어 주시고,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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