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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오서산

후암동남산 2012. 10. 22. 07:23

도란도란 사각사각… 사랑이 깊어가는 소리

서천 신성리 갈대의 매혹 세계일보 | 입력 2012.10.18 20:55


억새 명소인 보령 오서산 주변에는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매력적인 여행지가 여럿이다.

쪽빛 하늘 아래 갈색 물결이 출렁이는 서천군 신성리 갈대밭, 오서산 정상에 버금가는 풍경이 펼쳐지는 보령 옥마산 활공장, 청양 칠갑산 자락에 자리한 국내 최대 식물원인 고운식물원 등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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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가 가장 아름다운 때는 갈색 꽃이 피는 가을이다. 높이 3m에 달하는 갈대가 출렁이는 서천 신성리 갈대밭은 한해 50만명이 찾는 운치 있는 여행지다.

# 사람이 빨려들어가는 신성리 갈대밭

겨울 갈대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갈대가 가장 아름다운 때는 갈색 꽃이 피는 가을이다.

보령 오서산에서 남쪽으로 60㎞쯤 떨어진 서천군 신성리의 갈대밭은 전남 순천의 순천만과 해남의 고천암호, 경기 안산의 시화호와 함께 전국 4대 갈대밭으로 꼽힌다. 영화·드라마 촬영지로도 명성을 얻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주인공 이병헌과 송강호, 신하균 등 남과 북의 병사들이 대치하며 만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 바로 신성리 갈대밭이다. 그 후로도 드라마 추노·자이언트·이산 등이 이곳을 배경으로 삼았다.

금강을 경계로 전북 군산과 맞닿아 있는 이곳의 갈대밭은 면적이 19만8000㎡(6만평)에 달한다. 금강 둑 위에 서자 먼저 바람개비가 반긴다. 둑에서 갈대밭으로 내려가는 나무다리 위에 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빨려들어가듯 갈대숲 속으로 사라진다. 이곳의 갈대는 길이가 어른 키를 훌쩍 넘어 2∼3m에 달한다. 억새밭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갈대는 바람에 흔들리며 내는 '사각사각' 소리를 낸다. 갈대밭이 빚어내는 이 독특한 정취에 반해 한해 50만명이 이곳을 찾는다. 갈대밭 뒤편 금강에는 황포돛배가 오가고, 초겨울이면 남쪽 금강둑에서 철새들의 군무도 즐길 수 있다.

# 보령 옥마산과 개화예술공원

오서산에서 남쪽으로 20㎞쯤 떨어진 보령 옥마산(해발 601m) 정상 부근에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다. 평평하게 다듬어진 이곳에 서면 가슴이 툭 터질 듯 장쾌한 전망이 펼쳐진다. 보령시 일대와 서해바다 위에 떠 있는 섬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지만, 옥마산 정상에는 굵은 땀을 흘리며 등산하지 않고 포장도로를 따라 자동차를 몰고 가볍게 오를 수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계단 몇 개만 오르면 활공장에 닿는다.

옥마산 인근 개화예술공원도 찾을 만하다. 16만5000㎡(5만평)에 달하는 예술공원에는 조각공원과 육필 시비공원, 허브랜드, 참숯가마 등 다양한 시설이 구비돼 있다. 최근 이곳에는 삼국지역사교육관이 새로 문을 열었다. 삼국지 내용을 어느 정도 숙지해야 출구를 찾을 수 있는 '제갈공명 미로 체험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로 체험장은 나무로 성곽과 누각을 만들고, 각종 군기를 꽂아 놓아 쉽게 아이들의 흥미를 끌 것으로 보인다. 석탄박물관도 지하 400m로 내려가는 듯 착각하게 하는 엘리베이터 등이 있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다. 오서산 자연휴양림 바로 아래 있는 명대마을 장전저수지는 주변 억새밭이 일품이다.

# 국내 최대 규모인 청양 고운식물원

오서산에서 동쪽으로 12㎞ 정도 떨어져 있는 청양의 고운식물원은 칠갑산 자락 37ha(11만평)에 자리한 국내 최대 규모의 식물원이다. 국내 1세대 조경전문가인 이주호(68) 원장이 1990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해 2003년 4월 개장한 식물원으로, 30여 개의 정원을 갖추고 있으며 85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 둘러보는 데만 보통 1시간30분 정도가 걸린다. 쉬엄쉬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족히 반나절은 소요될 듯한 규모는 개인이 조성했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다. 지형을 변형시키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살려 놓아 산책로의 경사가 만만치 않다. 31일까지 압화대전이, 27일부터 불빛축제가 열리는 고운식물원은 지금 국화·코스모스·구절초 등 가을꽃으로 가득 차 있다.

보령·서천·청양=글·사진 박창억 기자daniel@segye.com

(지역번호 041)=오서산자연휴양림을 목적지로 삼아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광천나들목에서 빠져나온다. 10월에 오서산은 오후 5시30분쯤이면 어둑어둑해진다는 점을 유념해 산행을 계획해야 한다. 옥마산은 대천나들목에서 빠져나와 40번 국도를 타고 가다 성주터널을 지나기 전에 오른편 샛길을 따라 올라간다. 오서산에서 멀지 않은 대천해수욕장은 충남 서해안 최고의 해변으로, 숙박시설과 음식점이 몰려 있다. 대천해변에서 가장 깨끗한 숙소는 한화리조트(931-5500)로, 지난해 여름 개보수를 마치고 말끔히 새 단장했다. 오서산 자연휴양림(936-5464), 개화예술공원(931-6789), 석탄박물관(934-1092), 청양 고운식물원(946-6245), 보령시청 관광과(930-3520), 서천군청 생태관광과(950-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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