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수도권산행

말의 귀를 닮은 기이한 봉우리, 진안 마이산

후암동남산 2012. 2. 26. 16:00

말의 귀를 닮은 기이한 봉우리, 진안 마이산

홍삼스파야외노천탕 <사진촬영 : 여행작가 오주환>

위    치 : 전북 진안군 마령면 동촌리 8

1억년 전 퇴적층이 쌓인 호수 바닥이 지각변동에 의해 기이한 봉우리 한 쌍이 솟아났다. 불끈 솟아 마주한 두 봉우리는 쭈삣한 모양이 말의 귀를 닮아 마이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리고 이 땅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자연의 걸작으로 제 모습을 뽐내고 있다.

마이산전경 <사진촬영 : 여행작가 오주환>
진안의 상징 마이산의 암마이봉(686m)과 숫마이봉(680m)에 오르는 길은 북쪽과 남쪽 두 곳이다. 산의 풍취를 느끼고 겨울트레킹의 즐거움을 접하기에는 남부매표소에서 오르는 게 좋다. 중턱의 은수사까지 완만한 평지고 길도 험하지 않아 산책하듯 산행을 할 수 있다. 반면 북부매표소에서 오르는 길은 500여 개의 계단으로 되어 있어 다소 지루한 편이다.
하얀눈이 소복하게 쌓인 마이산 등산로 <사진촬영 : 여행작가 오주환>

남부매표소를 지나면 제일 먼저 금당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탑사에 정신이 팔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은 절이나 역사가 1300년이나 된 고찰이다. 경내에는 금칠을 입힌 대웅전이 화려하게 빛나고, 종무소 옆에 소형의 오층석탑이 눈길을 끈다. 오층석탑은 탑신과 옥개석이 제각각으로 조성 초기의 원형은 아니다. 기단부 중석은 다른 돌로 대체했고 갑석 위에 몸돌과 지붕돌을 올려놓았다. 상륜부도 나중에 얹은 것으로 보이지만 절에서 몇 안 되는 문화재 중 하나다.

극락전에는 주요 문화재 두 점이 보장되어 있다. 하나의 은행나무를 깎아 조성한 금당사목불좌상과 폭 5m 높이 9m에 이르는 괘불탱화다. 괘불탱화는 통도사의 관음보살괘불탱화나 무량사의 미륵보살괘불탱화와 더불어 보살 괘불탱화의 걸작으로 꼽힌다.

금당사에서 20여 분을 오르면 마이산을 더욱 신비롭고 유명하게 만든 탑사다.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사이에 들어 안은 절은 이갑룡 처사가 천지음양의 이치와 팔진도법을 응용해 쌓았다는 탑들이 신기하다. 절 마당에는 온통 탑이다. 천지탑, 중앙탑 등 80여 기의 석탑을 자연석으로 막돌 허튼층 쌓기 기법으로 쌓아올렸다. 어지럽게 돌무더기가 놓여 있는 것 같아도 태풍이 불어도 약간 흔들릴 뿐 끄덕도 않는다고 한다.

대웅전에서 바라본 탑사 전경, 탑사의 탑을 조성한 이갑룡 처사와 대웅전 <사진촬영 : 여행작가 오주환>

탑사 뒤로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이 멋진 조화를 이루는데, 암마이봉을 자세히 살펴보면 윗부분에 폭격을 맞은 듯한 크고 작은 홈들을 볼 수 있다. 이는 타포니 지형이다. 보통의 풍화작용은 바위 표면에서 시작되지만, 타포니 지형은 풍화작용이 바위 내부에서 시작해 내부가 팽창되면서 밖에 있는 바위 표면을 밀어내 형성된 것이다. 마이산은 세계 최대 규모의 타포니 지형이 발달한 곳이다.

탑사에서 계단을 올라 5분쯤 걸으면 숫마이봉 아래 은수사가 자리한다. 이 절은 조선 태조 이성계와 인연이 있다. 태조가 절에서 물을 마시고 물이 은같이 맑다고 해서 은수라란 이름은 얻게 되었다고 한다. 이성계와 관련해서 그가 꿈에서 마이산 신령으로부터 나라를 다스리라는 금척을 받았다는 전설도 전한다. 꿈 이야기를 그린 ‘몽금척도’가 태극전에 걸려 있다.

마이봉과 은수사, 은수사를 찾은 등산객 <사진촬영 : 여행작가 오주환>

겨울철 은수사가 유명한 것은 신비의 역고드름 때문이다. 청배실나무 아래 정한수를 떠놓고 지극정성으로 기도하면 물 그릇 안의 물이 얼면서 하늘을 향해 고드름이 치솟는다. 학자들은 일종의 대류현상 때문이라고 하지만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은수사 왼쪽 뒤편에 암수 마이봉 사이로 계단이 놓여 있다. 계단을 올라서면 정상인 천황문이다. 천황문은 일반적인 문이 아니다. 물이 갈라지는 분수령이다. 암마이봉 북쪽으로 흐르는 물은 금강, 수마이봉 남쪽으로 흐르는 물은 섬진강의 원류가 된다.

천황문에서 암마이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으나 식생복원으로 2014년 10월까지 등산로가 폐쇄되어 이용할 수 없다. 수마이봉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약 100m 오르면 옥동자를 낳는다는 전설의 약수가 흐르는 화엄굴이 있지만, 이곳 역시 겨울철 안전사고를 염려해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은수사 청배실나무, 은수사에서 천황문 가는 계단길 <사진촬영 : 여행작가 오주환>

천황봉에서 마이산의 정기를 받고 난 후에는 흙의 정기로 빚어지는 옹기를 만나러 가자. 백운면의 손내옹기는 옹기장인 이현배씨가 우리의 발효식품과 가장 잘 어울리는 숨 쉬는 항아리는 만들어내는 곳이다. 간판이 걸려 있지 않지만 도로가에 흙으로 제작한 가마와 옹기를 구울 때 사용하는 나무장작이 쌓여 있어 찾는 데 어렵지 않다.

옹기는 김치, 간장, 고추장 등 전통음식을 효과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용기다. 청자, 백자류에 비해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하지 않기에 전국에 남아 있는 옹기가마가 몇 되지 않는다.

손내옹기는 여주, 이천 등지의 도자기체험장처럼 옹기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온전하게 제대로 된 옹기를 제작하고자 하는 주인의 장인정신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인은 먼 길을 마다않고 찾아 온 이들에게 야박하게 굴지 않는다. 가마를 비롯한 마당의 옹기를 구경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한 친절한 주인의 안내를 받아 작업장에서 옹기제작 과정, 옹기와 자기의 차이점, 옹기의 특성 등을 세세히 들을 수 있다.

옹기를 빚고 있는 이현배씨, 손내옹기 <사진촬영 : 여행작가 오주환>
손내옹기에서 진안에서의 특별한 체험을 위해 노채마을로 이동한다. 노채마을은 농촌체험과 머루와인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겨울철에는 추위 때문에 농촌체험이 뜸하지만, 마을 특산물인 머루로 담근 와인 저장창고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장창고는 다름 아닌 금굴. 일제시대에 실제로 금을 캐던 갱도를 와인 저장고로 활용중이다.
노채마을에서는 금굴을 와인창고로 사용한다 <사진촬영 : 여행작가 오주환>
금굴에 들어서면 와인이 익어가는 향기가 코를 찌른다. 벽면으로 와인병이 줄을 지어 놓여 있다. 외부 기온이 아무리 추워도 금굴 안은 연중 평균 기온 12℃로 일정하다. 와인을 보관하는데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이곳에서 최소 3년 이상 숙성된 후 세상으로 나온다. 머루와인은 포도와인보다 신맛이 다소 강하지만 머루 본연의 향과 맛이 훨씬 강하다. 금굴에는 머루와인 외에도 금을 캐기 위해 굴을 파던 흔적, 불발탄으로 남은 다이나마이트, 금광맥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금굴에서 보관중인 머루와인 <사진촬영 : 여행작가 오주환>

진안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홍삼스파. 여행의 피로도 풀 수 있고, 한겨울 추위에 고생한 몸을 따뜻하게 녹일 수 있는 여행지다. 노채마을에서 마이산 북부주차장 입구의 홍삼스파로 가는 길에 천천히 드라이브하면서 용담호의 풍취를 즐겨보자. 겨울이 내려앉은 호수는 무겁고 차분한 느낌으로 길손을 맞는다.

진안은 본래 산으로 둘러싸인 고장이지만 2001년 용담댐이 완공되면서 내수면형 관광이 가능하게 되었다.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댐인 용담댐으로 거대한 호수가 형성됐고, 맑은 호수를 병풍처럼 둘러싼 산길을 따라 호반여행을 할 수 있다.

겨울이 내려앉은 용담호 풍경, 용담댐과 용담호 <사진촬영 : 여행작가 오주환>
홍삼스파는 홍삼을 복용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몸을 보할 수 있도록 한다. 개인 욕조에 홍삼액을 넣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로마테라피, 물속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사운드 플로팅, 홍삼성분이 함유된 거품이 가득한 버블 테라피 등 9개 스파 코스를 통해 몸의 기를 보충할 수 있다.
홍삼스파 사운드플로팅 <사진촬영 : 여행작가 오주환>

겨울철에는 노천욕을 할 수 있는 옥상 야외노천탕이 인기다. 그 이유는 눈 앞에 하얀 눈으로 덮인 마이산이 온전하게 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편안하게 두한족열을 즐기면서 암․수마이봉의 절경을 감상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다. 기묘한 경관과 신비로운 자연현상 그리고 몸이 건강해지는 체험까지 더해져 진안 여행은 언제나 설렌다.

<당일여행코스>
마이산→손내옹기→용담호→노채마을 머루와인→홍삼스파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마이산→손내옹기→영모정→데미샘→홍삼스파

둘째날
용담호→용담댐→노채마을 머루와인→죽도

<여행정보>

-관련 웹사이트
진안군청 문화관광과 www.jinan.go.kr
진안 홍삼스파 www.redginsengspa.kr
노채마을 머루와인 www.myvine.co.kr

-문의전화
진안군청 문화관광과 063)430-2229
마이산관리사무소 063)433-3313
탑사 063)433-0012
금당사 063)432-0108
은수사 063)433-2502
손내옹기 063)432-3252
노채마을 머루와인 063)432-1189
홍삼스파 1588-7597

-대중교통

버스
센트럴시티터미널-진안버스터미널 약 3시간. 1일 2회(10:10, 15:10)

자가운전
익산포항고속도로→진안 IC→30번 국도(마령 방면)→화전삼거리(우회전)→마이산(남부매표소)

-숙박정보
호텔 홍삼빌 : 진안읍 단양리, 1588-7597 (굿스테이)
운장산자연휴양림 : 정천면 갈용리, 063)432-1193
마이산타운장 : 진안읍 단양리, 063)432-4201
크리스탈모텔 : 진안읍 군하리, 063)433-9950
그랜드장: 진안읍 군하리, 063)433-4373

-식당정보
일품가든 : 진안읍 군상리, 흑돼지삼겹살, 063)433-0825
진안관 : 진안읍 군상리, 애저찜, 063)433-2629
구내식당 : 진안읍 군하리, 백반, 063)433-3153
국태가든 : 진안읍 단양리, 더덕구이, 063)433-5588
월평댁 : 정천면 월평리, 어죽, 063)432-3323

-주변 볼거리
데미샘, 운일암반일암, 운장산자연휴양림, 풍혈냉천, 영모정

※ 글·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