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오늘의 명언록

2013년 희망의 사자성어 ‘除舊布新’

후암동남산 2012. 12. 30. 08:08

2013년 희망의 사자성어 ‘除舊布新’
‘사리’와 ‘정황’에 합당한 변혁 필요한 해

 

   
 

휘호 : 近園 김양동 미술학 박사, (전)계명대 미대 학장, (현)계명대 석좌교수

 

 2013년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교수들은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의 除舊布新을 선택했다.

제구포신을 희망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이종묵 서울대 교수(국문학) 는 “사람들은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오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옛사람은 이럴 때일수록 내 마음에 선과 악이 드러나기 전 그 조짐을 살피고, 세상이 맑아질 지 혼탁해질지 그 흐름을 미리 살폈다”라고 말하며 “낡은 것은 버리고 새 것을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 것의 폐단도 미리 봐야 한다. 이것이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이며, 진정한 제구포신의 정신이다”라고 추천이유를 밝혔다.  

   
“어느 때보다도 바람직한 새로운 변화가 절실하게 요청되기 때문”에 제구포신을 선택한 임기중 동국대 명예교수(국문학)처럼 교수들은 새로운 변혁의 바람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다. 윤창식 초당대 교수(영어학) 역시 “역사는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데, 한국의 미래는 어두운 과거의 그늘을 벗어나 희망의 기운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비쳤다.

 지난 대선이 한국사회에 남긴 생채기를 보듬어야 한다는 이유로 제구포신을 선택한 박명진 중앙대 교수(국문학)는 “대선을 통해 고질적인 지역 갈등, 이데올로기 갈등, 계층 간 갈등이 심화됐다. 새로운 정부는 구악을 퇴치하고 새로운 가치관과 시민의식을 고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태룡 경상대 교수(사회학)는 “이제는 과거의 행태를 바꿔야 한다. 기존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반성이 필요하다”며 생태적 삶을 시민 모두가 함께 꾸려나가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서관모 충북대 교수(사회학) 역시 “낡은 정치, 낡은 의식, 낡은 가치가 청산되고 새로운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교육계의 반응도 비슷했다. 성장제일주의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교육을 경쟁으로 몰아넣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낸 장수명 한국교원대 교수(교육정책학)는 “청년세대가 희망을 갖고 새 시대를 시작하고 중년들이 이 나라를 올바른 기초 위에 다시 세우는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제구포신 다음으로 28.4%(176명)가 ‘圓融會通(원융회통)’을 선택했다. 임기 말까지 불통의 모습을 보였던 이명박 정부와 아름다운 단일화의 실패로 정권교체를 창출하지 못한 야권의 모습은 이제 뒤로 하고 서로가 소통하는 한 해를 열자는 의미로 읽힌다. 28.1%(175명)가 선택한 ‘與民同樂(여민동락)’을 추천한 오항녕 전주대 교수(사학)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백성들이 즐거워야 나라가 안정된다는 진리를 실천했으면 좋겠다”라고 추천이유를 밝혔다.              

 

새해 사자성어는 '제구포신(除舊布新)'

울산 명선도의 해돋이
울산 명선도의 해돋이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해돋이 명소인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진하해수욕장에 27일 사진작가들이 일출 광경을 찍고 있다. 해수욕장 앞 섬은 명선도다.  2012.12.27

교수신문 설문…"묵은 것 제거하고 새로운 것 펼쳐낸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교수들이 2013년의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제구포신(除舊布新)'을 뽑았다.

교수신문은 10~19일 전국 대학교수 6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30%가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로 제구포신을 선택했다고 30일 밝혔다.

제구포신은 '춘추좌전'에 나오는 말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이다.

춘추좌전의 기록을 보면 소공(昭公) 17년 겨울 하늘에 혜성이 나타나자 노나라의 대부(大夫) 신수(申須)가 이를 제구포신의 징조로 해석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혜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길함의 상징으로 여겨져왔는데 오히려 이를 변혁의 징조로 본 것이다.

새해 사자성어를 추천한 이종묵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변혁은 불길함의 징조가 나타날 때 필요한 것"이라며 "다만 그 변혁은 백성의 믿음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옛 사람들은 낡은 것은 버리고 새것은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것의 폐단도 미리 보고자 했다"며 "이것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이며 진정한 제구포신의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박명진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대선을 통해 고질적인 지역 갈등과 이데올로기 갈등, 계층갈등이 심화됐다"며 "새 정부는 구악을 퇴치하고 새로운 가치관과 시민의식을 고양해야 할 것"이라고 선택 이유를 말했다.

제구포신에 이어 여러 갈래의 서로 다른 쟁론을 화합해 하나로 소통시킨다는 의미의 '원융회통(圓融會通)'이 28.4%의 지지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원효의 화쟁사상에 나오는 말이다.

맹자에 나오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은 백성과 동고동락하는 통치자의 자세를 비유한 사자성어로 3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