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경향 입력 2014.05.02 17:15
직원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펀드가 반 토막 났다고 분노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러나 냉정하게 봤을 때 투자는 은행 직원의 조언이 아닌 당신의 선택으로 이뤄졌다. 언제까지 남 탓만 할 것인가. 자신만의 투자 기준을 세워야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다. 은행 직원도 알려주지 않는 투자 재테크. 송영욱 자산관리사에게 그 노하우를 들었다.
실천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
가계 부채가 1천조원에 육박하면서 가계의 이자 상환액이 늘어나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실질 소득이 하락했으며 비정규직과 청년 실업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사교육비와 생활비는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 이래저래 저축하기 힘든 여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테크의 첫걸음은 종잣돈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는 1억원을 만들기 위해 매월 1백만원씩 3% 이자율의 적금 상품에 8년간 납입해야 한다. 적금 등 안전한 상품으로 종잣돈을 모아 큰돈이 됐을 때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했다 손해를 보는 사례들이 많은데, 지혜롭게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그 반대의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종잣돈 마련을 공격적으로 하고, 종잣돈이 마련된 뒤에는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하늘이 무너져도 원금은 지켜야 한다는 집착을 갖고 있다면 어떤 투자도 할 수 없다. 또 처음부터 성공하는 사람은 오히려 나중에 크게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큰 손실이 걱정스럽다면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소액 투자부터 시작하도록 한다. 소액으로 조금씩 경험을 쌓아가면서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는 것이 경험과 노하우를 쌓는 지름길이다.
노하우 1 초저금리 시대, 대안 상품을 찾아라
우리나라 가계 금융자산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상품은 예금이다. 아무리 저금리 시대라고 하더라도 예금은 필요하다. 다만 물가 상승률과 세금을 고려해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예금 금리가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이때는 예금이 오히려 손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산 구성을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안전 자산과 위험 자산을 배분하고,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지 고민해야 한다.
은행 적금보다는 적립식 펀드의 비중을 늘리는 방법을 제안한다. 그러나 펀드나 주식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일반 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특판 예금을 찾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일반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는 대안 상품 중 하나가 ELD(Equity Linked Deposit, 주가지수 연동 정기예금)이다. 이는 원금을 보장할 뿐 아니라 은행이 망해도 5천만원까지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고, 상품 조건에 따라 수익률이 다르지만 수익 조건이 충족되면 일반 예금보다 1.5~2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중도 해지 수수료가 원금의 2~10% 정도로 높은 편이므로 중도 해지에 신중해야 한다.
노하우 2 펀드, 내 몸에 맞게 세팅하라
많은 금융사가 유망 펀드, 추천 펀드, 베스트 펀드 등의 이름으로 포장된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금융사 직원들 역시 시장 전망, 과거 수익률, 운용 전략 등 여러 가지 기준으로 엄선된 상품임을 강조한다. 전문가가 골라준 상품이니 안심이 되고, 잘 모르는 자신이 고르는 것보다 현명하리라는 생각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잠시 그 행동을 멈추고 다음의 주의사항을 눈여겨보길 바란다.
첫째, 자산의 위험 감수 수준에 적합한 펀드 유형을 결정한다. 손실 위험이 있더라도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면 주식형 펀드를, 수익보다는 손실이 나지 않는 쪽을 원한다면 채권형 펀드를 선택한다.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면 혼합형 펀드를 고른다. 일반적으로 젊을수록, 장기 투자자일수록 주식 비중이 높은 펀드를 추천한다.
둘째,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펀드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한다. 예를 들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가정했을 때 주식형 펀드에도 성장주에 투자하는 성장주 펀드, 가치주에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 배당주에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 등 여러 형태의 펀드가 있다. 본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세부 펀드의 성격을 결정해야 한다. 만약 스스로 투자 성향을 진단하기 어렵다면 성격이 다른 여러 상품에 똑같은 비율로 투자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매달 1백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면 주식형 펀드 25만원, 주식 혼합형 펀드 25만원, 채권 혼합형 펀드 25만원, 채권형 펀드 25만원에 투자하는 식이다.
셋째, 중·장기 수익률을 확인한다. 현재 수익률이 1위인 펀드가 가장 좋은 펀드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최근 수익률이 좋지 않다고 해 무조건 나쁜 펀드라고 할 수도 없다. 펀드는 투자 종목과 시점에 따라 각각 수익률이 다를 수밖에 없다. 최소 1년, 3년, 5년의 중·장기 수익률로 괜찮은지 아닌지 펀드를 판가름해야 한다.
넷째, 자산 규모가 큰 펀드를 고른다. 자산이 크면 유망 종목에 더 많이 분산 투자할 수 있고 위험 관리를 하기에도 유리하다. 규모가 최소 5백억원이 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단, 펀드 규모가 지나치게 크면 오히려 수익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Tip
1 계약 기간에 구속받지 말라
대부분의 펀드는 만기가 없다. 적립식 펀드건 거치식 펀드건 가입할 때 정하는 기간은 만기가 아닌 계약 기간일 뿐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펀드는 중도 환매가 가능하다. 중도 환매의 불이익도 그리 크지 않다. 목표 수익률이 달성됐거나 펀드 시황이 좋지 않으면 계약 기간에 상관없이 중도 환매하도록 한다.
2 시장 폭락시 적립식 펀드는 유지하라
일반적으로 주식형 펀드가 많아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펀드도 손실이 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식이 폭락하더라도 적립식 펀드는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목돈을 투자하는 것이 아닌, 소액을 매월 분할 투자하는 방식이라 폭락이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거치식 펀드는 목돈 투자이므로 폭락하면 손실도 크다. 이 경우에는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50% 환매를 고려해볼 만하다.
3 주가 최고점을 경신하면 환매하지 마라
주가가 최고점을 경신하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최고를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최고라고 생각해 환매를 하는데, 이 경우 적립식이든 거치식이든 계속 유지하는 편이 낫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최고점을 경신하면 추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펀드 환매는 최고 수익률을 경신했을 때가 아닌, 상승 추세가 꺾였을 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하우 3 해외 펀드, 투자만 하면 대박?
2007년 해외 펀드 비과세 조치 이후 해외 펀드가 인기를 끌자 자산운용사들도 앞다퉈 해외 펀드를 출시했다. 중국 펀드, 브릭스 펀드 등 외국에 투자되는 펀드들이 늘어나면서 큰 수익을 기대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최근 몇 년간 아시아 신흥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아시아 신흥국 펀드들이 높은 수익을 냈다. 하지만 반대로 급락으로 인해 큰 폭의 손실이 난 펀드도 많았다. 게다가 지금은 해외 펀드 비과세 혜택까지 없어진 상황이다.
해외 펀드는 투자 지역이 외국이다. 말 그대로 외국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국내 펀드의 경우 투자 내역을 확인하기 쉽고, 투자 정보 역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반면 해외 펀드는 정보력 면에서 뒤떨어진다. 또 외화로 투자되기 때문에 펀드가 수익이 났어도 환율이 떨어지면 손실이 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펀드보다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해외 펀드는 운용 및 판매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크다. 때문에 은행 직원들은 해외 펀드를 많이 권유하는 편이다. 은행 입장에서 봤을 때 국내 펀드보다 판매 수수료나 판매 보수가 많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또 외환 수수료도 챙길 수 있다. 끝으로 환매 대금 지급일이 길다. 국내 펀드가 환매 요청 뒤 3, 4일이 지나 환매 대금을 받을 수 있다면 해외 펀드는 최소 7일 이상이 지나야 환매 대금을 찾을 수 있다.
물론 해외 펀드를 무조건 피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잘만 활용한다면 해외 펀드는 위험이 있는 만큼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통상적으로 해외 펀드가 국내 펀드보다 위험하므로 큰돈을 몰아 투자하지 말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더불어 해외 펀드에 투자하기 전에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는 해당 국가의 종합주가지수 차트 혹은 해당 자산의 주요 지표 차트를 확인하길 바란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HTS(홈트레이딩 시스템)에 들어가면 세계 각국의 주요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요즘에는 포털 사이트 증권 면에서도 열람이 가능하다. 이때 반드시 당일 지수 외에도 최근 1~3년간의 추세를 함께 살펴보도록 한다.
Tip
1 환율을 모르면 해외 펀드는 피하라
해외 펀드는 운용 수익뿐 아니라 환율이 실제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환율 하락으로 인해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환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기 위해 현재 수준의 환율로 수출이나 수입, 투자에 따른 거래액을 고정시키는 것)를 설정해놓아야 한다. 펀드에 따라서는 운용사에서 자체적으로 환헤지를 하는 펀드가 있고 그렇지 않은 펀드가 있다. 환헤지를 하는 펀드는 환율이 하락할 때는 손해를 막아주지만 환율이 올라갈 때 이익도 막아버린다. 따라서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환헤지를 하지 않는 펀드에 가입하고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환헤지를 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2 국가 평가사의 정보를 활용하라
해외 펀드는 투자된 종목이 향후 유망한지 제대로 판단하기 힘들다. 또 직접 해외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아니라면 언론이나 보고서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해외 펀드 평가 정보를 제공하는 KG제로인, 모닝스타코리아 등의 펀드 평가사를 활용한다. 펀드의 성격, 펀드 운용성 등 여러 자료를 파악할 수 있다.
3 세금 폭탄에 대비하라
주식형 펀드는 대부분의 수익이 주식 매매 차익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의 세금이 다르다는 점이다. 해외 펀드의 경우 배당 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익이 2천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돼 누진세율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그 전에 환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노하우 4 주식, 종목 선택이 핵심이다
열심히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끝이 났다.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해야 할 일과 타이밍을 적절하게 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 주식은 바로 그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쪽박'을 차지 않으려면 종목 선택과 타이밍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사실 증권 전문가도 향후 어느 종목이 올라갈지 알 수 없다. 상승이 '확실한' 종목은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많은 주식 초보들은 증권 전문가의 추천 종목에 의존한다. 자신보다는 투자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므로 종목 또한 잘 고를 것이라는 착각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 직원이나 재야의 증권 전문가들도 실전 매매에서는 실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오히려 일반인과 비슷한 승률을 내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만약 주가를 크게 올릴 수 있는 좋은 정보를 알게 됐다면 이미 그 정보는 좋은 정보가 아니다.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져 주가가 올라갔을 가능성이 크다. 또 아무리 좋은 정보의 주식이라도 국내외 시장의 업황, 수급, 환율 등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종목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정답은 '사람마다 다르다'이다. 가장 좋은 기준은 스스로 경험하고 공부하면서 정해야 한다. 그다음에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을 기준으로 종목을 선택한다. 먼저 안정성을 쉽게 알 수 있는 지표는 부채 비율이다.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채 비율이 100% 이하라면 안정성이 매우 좋은 종목이라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간혹 100%가 넘는 회사 중에서도 유망 종목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 경우에도 200%는 넘지 않아야 한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 회사가 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주식 초보들은 호재성 정보만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적자 회사들은 주가를 부양하려고 일부러 호재성 정보들을 퍼뜨리기도 한다. 이런 주식은 잠시 오르다 떨어지게 마련이다. 기업의 이익은 ROE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이익률을 뜻하는 것으로 ROE가 회사채 수익률보다 높으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만약 ROE가 시중 은행의 예금 금리보다 낮은 수치라면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끝으로 성장성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 증가율로 알 수 있다.
Tip
지혜로운 계좌 관리법
투자의 승률이 높아도 계좌 관리를 잘하지 못하면 손실이 나기 십상이다. 탐욕 때문에 수익금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손해를 보는 사람들도 많다. 지혜로운 계좌 관리법을 제안한다.
1 수익 이체 관리법
일반적으로 번 돈은 따로 챙겨야 한다. 번 돈을 합해서 또 투자하면 손실 규모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안전한 계좌로 옮겨두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주식 매매로 차익이 생기면 그 수익금을 즉시 별도의 CMA 계좌에 입금하는 방법을 권한다. 두 계좌가 필요하고 자금을 이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는 하지만 수익금을 확실하게 챙길 수 있고, 분할 매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주식 고수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2 5:5 분할 관리법
투자금 전체를 증권 계좌와 예금 계좌에 반반씩 나눠 넣어둔다. 주식 투자로 이익이 날 때마다 그 수익금을 예금 계좌로 이체하고 6개월마다 증권 계좌와 예금 계좌의 금액을 다시 5:5로 나눈다. 이와 같은 5:5 분할 관리법은 일명 '몰빵 투자'의 위험을 방지하는 동시에 손실 위험을 낮춰준다.
3 기간 분할 관리법
투자 기간을 달리하는 3개의 증권 계좌를 만든다. 1계좌는 1개월 내외의 단기 투자용, 2계좌는 3~6개월 내외의 중기 투자용, 3계좌는 1년 이상의 장기 투자용으로 활용한다. 단기 계좌는 시장 주도주와 테마주 중심으로, 중기 계좌는 분기 실적을 중심으로 투자하며, 장기 계좌는 인덱스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한다. 6개월 후 단기 계좌의 이익금은 중기 계좌로, 중기 계좌의 이익금은 장기 계좌로 이체한다. 단기 계좌의 이익금을 장기 계좌로 바로 옮겨도 된다. 이런 사이클이 반복되다 보면 단기 계좌의 비중이 줄어들고 중·장기 계좌의 비중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장기 투자 시스템이 형성된다.
PROFILE 송영욱 자산관리사는…
첫 직장은 은행이었다. 이후 20년간 보험사, 증권사 등을 두루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다양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왔으며, 현재 흥국증권에 재직하고 있다. KBS 라디오, 한국경제TV, MBN 등 금융 투자 프로그램의 패널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대한민국 펀드 교과서」, 「재테크에 성공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36가지」 등이 있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장태규(프리랜서) ■참고 서적 /「은행이 숨기는 재테크 X파일」(송영욱 저, 국일증권경제연구소)>
가계 부채가 1천조원에 육박하면서 가계의 이자 상환액이 늘어나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실질 소득이 하락했으며 비정규직과 청년 실업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사교육비와 생활비는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 이래저래 저축하기 힘든 여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테크의 첫걸음은 종잣돈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는 1억원을 만들기 위해 매월 1백만원씩 3% 이자율의 적금 상품에 8년간 납입해야 한다. 적금 등 안전한 상품으로 종잣돈을 모아 큰돈이 됐을 때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했다 손해를 보는 사례들이 많은데, 지혜롭게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그 반대의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종잣돈 마련을 공격적으로 하고, 종잣돈이 마련된 뒤에는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하늘이 무너져도 원금은 지켜야 한다는 집착을 갖고 있다면 어떤 투자도 할 수 없다. 또 처음부터 성공하는 사람은 오히려 나중에 크게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큰 손실이 걱정스럽다면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소액 투자부터 시작하도록 한다. 소액으로 조금씩 경험을 쌓아가면서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는 것이 경험과 노하우를 쌓는 지름길이다.
노하우 1 초저금리 시대, 대안 상품을 찾아라
우리나라 가계 금융자산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상품은 예금이다. 아무리 저금리 시대라고 하더라도 예금은 필요하다. 다만 물가 상승률과 세금을 고려해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예금 금리가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이때는 예금이 오히려 손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산 구성을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안전 자산과 위험 자산을 배분하고,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지 고민해야 한다.
은행 적금보다는 적립식 펀드의 비중을 늘리는 방법을 제안한다. 그러나 펀드나 주식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일반 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특판 예금을 찾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일반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는 대안 상품 중 하나가 ELD(Equity Linked Deposit, 주가지수 연동 정기예금)이다. 이는 원금을 보장할 뿐 아니라 은행이 망해도 5천만원까지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고, 상품 조건에 따라 수익률이 다르지만 수익 조건이 충족되면 일반 예금보다 1.5~2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중도 해지 수수료가 원금의 2~10% 정도로 높은 편이므로 중도 해지에 신중해야 한다.
노하우 2 펀드, 내 몸에 맞게 세팅하라
많은 금융사가 유망 펀드, 추천 펀드, 베스트 펀드 등의 이름으로 포장된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금융사 직원들 역시 시장 전망, 과거 수익률, 운용 전략 등 여러 가지 기준으로 엄선된 상품임을 강조한다. 전문가가 골라준 상품이니 안심이 되고, 잘 모르는 자신이 고르는 것보다 현명하리라는 생각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잠시 그 행동을 멈추고 다음의 주의사항을 눈여겨보길 바란다.
첫째, 자산의 위험 감수 수준에 적합한 펀드 유형을 결정한다. 손실 위험이 있더라도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면 주식형 펀드를, 수익보다는 손실이 나지 않는 쪽을 원한다면 채권형 펀드를 선택한다.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면 혼합형 펀드를 고른다. 일반적으로 젊을수록, 장기 투자자일수록 주식 비중이 높은 펀드를 추천한다.
둘째,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펀드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한다. 예를 들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가정했을 때 주식형 펀드에도 성장주에 투자하는 성장주 펀드, 가치주에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 배당주에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 등 여러 형태의 펀드가 있다. 본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세부 펀드의 성격을 결정해야 한다. 만약 스스로 투자 성향을 진단하기 어렵다면 성격이 다른 여러 상품에 똑같은 비율로 투자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매달 1백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면 주식형 펀드 25만원, 주식 혼합형 펀드 25만원, 채권 혼합형 펀드 25만원, 채권형 펀드 25만원에 투자하는 식이다.
셋째, 중·장기 수익률을 확인한다. 현재 수익률이 1위인 펀드가 가장 좋은 펀드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최근 수익률이 좋지 않다고 해 무조건 나쁜 펀드라고 할 수도 없다. 펀드는 투자 종목과 시점에 따라 각각 수익률이 다를 수밖에 없다. 최소 1년, 3년, 5년의 중·장기 수익률로 괜찮은지 아닌지 펀드를 판가름해야 한다.
넷째, 자산 규모가 큰 펀드를 고른다. 자산이 크면 유망 종목에 더 많이 분산 투자할 수 있고 위험 관리를 하기에도 유리하다. 규모가 최소 5백억원이 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단, 펀드 규모가 지나치게 크면 오히려 수익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1 계약 기간에 구속받지 말라
대부분의 펀드는 만기가 없다. 적립식 펀드건 거치식 펀드건 가입할 때 정하는 기간은 만기가 아닌 계약 기간일 뿐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펀드는 중도 환매가 가능하다. 중도 환매의 불이익도 그리 크지 않다. 목표 수익률이 달성됐거나 펀드 시황이 좋지 않으면 계약 기간에 상관없이 중도 환매하도록 한다.
2 시장 폭락시 적립식 펀드는 유지하라
일반적으로 주식형 펀드가 많아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펀드도 손실이 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식이 폭락하더라도 적립식 펀드는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목돈을 투자하는 것이 아닌, 소액을 매월 분할 투자하는 방식이라 폭락이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거치식 펀드는 목돈 투자이므로 폭락하면 손실도 크다. 이 경우에는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50% 환매를 고려해볼 만하다.
3 주가 최고점을 경신하면 환매하지 마라
주가가 최고점을 경신하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최고를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최고라고 생각해 환매를 하는데, 이 경우 적립식이든 거치식이든 계속 유지하는 편이 낫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최고점을 경신하면 추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펀드 환매는 최고 수익률을 경신했을 때가 아닌, 상승 추세가 꺾였을 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하우 3 해외 펀드, 투자만 하면 대박?
2007년 해외 펀드 비과세 조치 이후 해외 펀드가 인기를 끌자 자산운용사들도 앞다퉈 해외 펀드를 출시했다. 중국 펀드, 브릭스 펀드 등 외국에 투자되는 펀드들이 늘어나면서 큰 수익을 기대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최근 몇 년간 아시아 신흥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아시아 신흥국 펀드들이 높은 수익을 냈다. 하지만 반대로 급락으로 인해 큰 폭의 손실이 난 펀드도 많았다. 게다가 지금은 해외 펀드 비과세 혜택까지 없어진 상황이다.
해외 펀드는 투자 지역이 외국이다. 말 그대로 외국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국내 펀드의 경우 투자 내역을 확인하기 쉽고, 투자 정보 역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반면 해외 펀드는 정보력 면에서 뒤떨어진다. 또 외화로 투자되기 때문에 펀드가 수익이 났어도 환율이 떨어지면 손실이 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펀드보다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해외 펀드는 운용 및 판매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크다. 때문에 은행 직원들은 해외 펀드를 많이 권유하는 편이다. 은행 입장에서 봤을 때 국내 펀드보다 판매 수수료나 판매 보수가 많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또 외환 수수료도 챙길 수 있다. 끝으로 환매 대금 지급일이 길다. 국내 펀드가 환매 요청 뒤 3, 4일이 지나 환매 대금을 받을 수 있다면 해외 펀드는 최소 7일 이상이 지나야 환매 대금을 찾을 수 있다.
물론 해외 펀드를 무조건 피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잘만 활용한다면 해외 펀드는 위험이 있는 만큼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통상적으로 해외 펀드가 국내 펀드보다 위험하므로 큰돈을 몰아 투자하지 말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더불어 해외 펀드에 투자하기 전에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는 해당 국가의 종합주가지수 차트 혹은 해당 자산의 주요 지표 차트를 확인하길 바란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HTS(홈트레이딩 시스템)에 들어가면 세계 각국의 주요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요즘에는 포털 사이트 증권 면에서도 열람이 가능하다. 이때 반드시 당일 지수 외에도 최근 1~3년간의 추세를 함께 살펴보도록 한다.
Tip
1 환율을 모르면 해외 펀드는 피하라
해외 펀드는 운용 수익뿐 아니라 환율이 실제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환율 하락으로 인해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환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기 위해 현재 수준의 환율로 수출이나 수입, 투자에 따른 거래액을 고정시키는 것)를 설정해놓아야 한다. 펀드에 따라서는 운용사에서 자체적으로 환헤지를 하는 펀드가 있고 그렇지 않은 펀드가 있다. 환헤지를 하는 펀드는 환율이 하락할 때는 손해를 막아주지만 환율이 올라갈 때 이익도 막아버린다. 따라서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환헤지를 하지 않는 펀드에 가입하고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환헤지를 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2 국가 평가사의 정보를 활용하라
해외 펀드는 투자된 종목이 향후 유망한지 제대로 판단하기 힘들다. 또 직접 해외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아니라면 언론이나 보고서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해외 펀드 평가 정보를 제공하는 KG제로인, 모닝스타코리아 등의 펀드 평가사를 활용한다. 펀드의 성격, 펀드 운용성 등 여러 자료를 파악할 수 있다.
3 세금 폭탄에 대비하라
주식형 펀드는 대부분의 수익이 주식 매매 차익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의 세금이 다르다는 점이다. 해외 펀드의 경우 배당 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익이 2천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돼 누진세율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그 전에 환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열심히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끝이 났다.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해야 할 일과 타이밍을 적절하게 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 주식은 바로 그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쪽박'을 차지 않으려면 종목 선택과 타이밍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사실 증권 전문가도 향후 어느 종목이 올라갈지 알 수 없다. 상승이 '확실한' 종목은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많은 주식 초보들은 증권 전문가의 추천 종목에 의존한다. 자신보다는 투자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므로 종목 또한 잘 고를 것이라는 착각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 직원이나 재야의 증권 전문가들도 실전 매매에서는 실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오히려 일반인과 비슷한 승률을 내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만약 주가를 크게 올릴 수 있는 좋은 정보를 알게 됐다면 이미 그 정보는 좋은 정보가 아니다.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져 주가가 올라갔을 가능성이 크다. 또 아무리 좋은 정보의 주식이라도 국내외 시장의 업황, 수급, 환율 등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종목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정답은 '사람마다 다르다'이다. 가장 좋은 기준은 스스로 경험하고 공부하면서 정해야 한다. 그다음에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을 기준으로 종목을 선택한다. 먼저 안정성을 쉽게 알 수 있는 지표는 부채 비율이다.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채 비율이 100% 이하라면 안정성이 매우 좋은 종목이라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간혹 100%가 넘는 회사 중에서도 유망 종목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 경우에도 200%는 넘지 않아야 한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 회사가 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주식 초보들은 호재성 정보만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적자 회사들은 주가를 부양하려고 일부러 호재성 정보들을 퍼뜨리기도 한다. 이런 주식은 잠시 오르다 떨어지게 마련이다. 기업의 이익은 ROE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이익률을 뜻하는 것으로 ROE가 회사채 수익률보다 높으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만약 ROE가 시중 은행의 예금 금리보다 낮은 수치라면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끝으로 성장성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 증가율로 알 수 있다.
Tip
지혜로운 계좌 관리법
투자의 승률이 높아도 계좌 관리를 잘하지 못하면 손실이 나기 십상이다. 탐욕 때문에 수익금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손해를 보는 사람들도 많다. 지혜로운 계좌 관리법을 제안한다.
1 수익 이체 관리법
일반적으로 번 돈은 따로 챙겨야 한다. 번 돈을 합해서 또 투자하면 손실 규모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안전한 계좌로 옮겨두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주식 매매로 차익이 생기면 그 수익금을 즉시 별도의 CMA 계좌에 입금하는 방법을 권한다. 두 계좌가 필요하고 자금을 이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는 하지만 수익금을 확실하게 챙길 수 있고, 분할 매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주식 고수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2 5:5 분할 관리법
투자금 전체를 증권 계좌와 예금 계좌에 반반씩 나눠 넣어둔다. 주식 투자로 이익이 날 때마다 그 수익금을 예금 계좌로 이체하고 6개월마다 증권 계좌와 예금 계좌의 금액을 다시 5:5로 나눈다. 이와 같은 5:5 분할 관리법은 일명 '몰빵 투자'의 위험을 방지하는 동시에 손실 위험을 낮춰준다.
3 기간 분할 관리법
투자 기간을 달리하는 3개의 증권 계좌를 만든다. 1계좌는 1개월 내외의 단기 투자용, 2계좌는 3~6개월 내외의 중기 투자용, 3계좌는 1년 이상의 장기 투자용으로 활용한다. 단기 계좌는 시장 주도주와 테마주 중심으로, 중기 계좌는 분기 실적을 중심으로 투자하며, 장기 계좌는 인덱스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한다. 6개월 후 단기 계좌의 이익금은 중기 계좌로, 중기 계좌의 이익금은 장기 계좌로 이체한다. 단기 계좌의 이익금을 장기 계좌로 바로 옮겨도 된다. 이런 사이클이 반복되다 보면 단기 계좌의 비중이 줄어들고 중·장기 계좌의 비중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장기 투자 시스템이 형성된다.
첫 직장은 은행이었다. 이후 20년간 보험사, 증권사 등을 두루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다양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왔으며, 현재 흥국증권에 재직하고 있다. KBS 라디오, 한국경제TV, MBN 등 금융 투자 프로그램의 패널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대한민국 펀드 교과서」, 「재테크에 성공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36가지」 등이 있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장태규(프리랜서) ■참고 서적 /「은행이 숨기는 재테크 X파일」(송영욱 저, 국일증권경제연구소)>
출처 : 부동산에 미친 사람들의 모임
글쓴이 : 카카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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