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과학사전

전하량의 정의

후암동남산 2018. 1. 13. 13:43

건조한 날 카펫을 걸어갈 때 마찰에 의해 스파크가 일어나는 현상을 자주 경험하는데, 이것을 우리는 마찰전기(triboelectric) 효과라 부른다. 여기서 접두어 tribo마찰과 관련된이라는 뜻이다. 전하에는 잘 알다시피 음과 양의 두 종류가 있다. 미국의 첫 번째 물리학자인 Benjamin Franklin (1706~1790)이 양전하와 음전하라는 이름을 최초로 명명하였다. 그는 뇌우(thunderstorm) 속에 연을 날리는 실험을 통하여 대기 전기도가 마찰에 의해 생성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실험으로 그는 매우 운이 좋았다. 그 당시 유럽의 몇몇 과학자들은 이와 유사한 실험을 하다가 번개에 부상을 당하거나 죽은 사람도 있었다.
 
마찰전기 효과는 기구적으로 전하들이 재분배 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유리관에 실크를 문지르면 유리관 표면에 있는 전자들이 벗겨지면서 양전하들이 유리관 표면에 남게 되어 결과적으로 유리관 표면은 전기적으로 양극을 나타내게 된다. 여기서 전하는 생성되거나 없어지지 않는다는 전하보존법칙을 생각해야 한다. 즉 전하량은 한 곳에서 다른 쪽으로 움직일 뿐이다. 음전하를 나타내는 것은 다른 물체로부터 전자를 가져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를 잃어버린 물체는 반대로 양전하를 나타낸다.
 
이것을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전기에는 크게 흐르는 전기와 흐르지 않는 전기로 나눌 수 있다. 흔히 흐르는 전기를 전류(電流), 흐르지 않는 전기를 정전기(靜電氣)라 부른다, 정전기를 유도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대전(帶電)이 잘되는 물체 간의 마찰을 이용하는 것이며, 이로 인해 생기는 정전기가 마찰전기이다. 플라스틱 책받침을 머리카락에 여러 차례 문지른 후 머리 위로 천천히 들어 올리면 머리카락이 따라 올라오는데, 이것은 플라스틱 책받침으로 머리카락을 문지르면 마찰로 인한 에너지가 발생하여 머리카락에 있던 전자의 일부가 플라스틱 쪽으로 이동한다. 전자는 음전하를 가지고 있으므로 책받침은 음전하로 대전되고 전자를 잃은 머리카락은 양전하로 대전된다. 이때 서로 다른 전하는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으므로 책받침과 머리카락은 달라붙는다.
 
마찰전기 효과는 물체의 전체 전하량에 비하면 매우 작은 양의 전자변화이다. 물체의 총 전하량은 상대적으로 매우 크다. 미국 화폐인 페니 동전을 보면, 이 동전 하나의 무게는 약 3.1g 정도이다. 이 동전 안에 있는 총 원자수는 약 2.9×1022 개다. 구리 원자는 4.6×10-18C의 양전하를 가지고 있으므로, 페니 동전 내에 있는 총 전하량은 q = (4.6×10-18 C/atom) (2.9×1022 atoms) = 1.3×105 C이 된다. 이 정도의 전하량은 100W 전구를 0.91A로 약 40시간 정도 켤 수 있는 수준이다.
 
재료는 전하량 측면에서 보면 도체, 부도체, 반도체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재료 내부에 자유롭게 움직이는 전하를 가진 재료가 도체이며, 이와 반대는 부도체이다. 실제로 완벽한 부도체란 없는데, 실제 상황에서 대다수의 부도체를 완벽한 부도체로 가정을 하는 것이다. 반도체는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 단계로 SiGe이 대표적인 반도체 재료이다. 반도체에 부가적인 물질을 첨가하면 더 좋은 전기전도도 특성을 나타낼 수도 있다.

양전하와 음전하의 전기장 분포는 아래 그림과 같다. 전기장은 양전하에서 시작해서 음전하에서 끝나는 것으로 정의하며, (field)의 밀도는 전기장 E의 크기를 나타낸다. 물리학에서 장(field)은 전기장 뿐만 아니라 압력, 온도, 자기 등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개념으로 스칼라와 벡터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벡터장(vector field)은 소위 선속(flux, 기호 Φ)을 나타내는 벡터분포를 나타낸다. 선속의 영어 표현인 flux는 라틴어 fluere에서 유래한 것으로 흐름이라는 뜻을 나타낸다. 전기장의 물리적인 정의는 다음과 같다.

위 방정식은 가우스(Gauss) 법칙으로 알려져 있는 표현식으로, 전하 q는 가우스 곡면을 둘러싸고 있는 순 전하량을 의미한다. 즉 닫힌곡면 안에 들어 있는 양의 전하량이 많아지면 그에 비례하여 전기장이 세질 것이므로 전기력선은 더욱 촘촘해진다. 그래서 어떤 닫힌곡면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전기력선의 수는 그 곡면 안의 양의 전하량에만 비례하고 닫힌곡면의 모양에는 상관이 없다.
 
임의의 닫힌곡면의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전기력선의 개수와 닫힌곡면의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전기력선의 개수의 차이를 그 닫힌곡면에 대한 선속(flux)이라고 한다. 만약 닫힌곡면 안에 들어있는 전하가 없는 경우는 닫힌곡면으로 들어오는 전기력선의 수와 나가는 전기력선의 수가 같아져서 선속이 0이라는 의미이다. 닫힌곡면 안에 여러 개의 전하가 있다면, 각각의 전하가 내는 선속을 단순히 더하면 총 선속을 계산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닫힌곡면 안에 있는 전하의 총량과 이 곡면에 대한 선속 사이에는 비례관계가 성립하는데, 이를 가우스(Gauss) 법칙이라 하며, 이 닫힌곡면을 가우스 곡면이라 한다. 전하에 작용하는 힘은 다음과 같다.

전하는 물체 표면의 바깥에만 분포한다는 것이 가우스 법칙의 핵심이다. 동일한 전하는 서로 밀어내는 힘이 작용하고 있으므로 동일한 전하는 서로 멀리 떨어지려고 움직이게 된다. 이의 결과로 표면 바깥으로 전하가 분포하게 된다.
 
1836Faraday는 충전된 도체의 전하는 도체 표면에만 분포하며 상자 내부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금속박으로 코팅된 큰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의 외벽에 고전압을 가했다. 그리고 검전기로 내벽에 전하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Faraday 상자 안팎의 전기장이 독립적이므로 번개나 외부 전기장으로부터 전기 장비를 보호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자동차나 비행기는 번개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 내부가 안전함과 동시에 창문의 크기가 휴대폰의 사용전파보다 훨씬 크므로 휴대폰의 통화는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