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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사랑받는 이유...

후암동남산 2011. 10. 19. 16:40

이영표-설기현, 박주영에 조언…"지성이가 사랑받는 이유는"

[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캡틴' 박주영(26, 아스널)이 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도 섭섭함이 클 수밖에 없다. 치열한 EPL의 경쟁을 체험한 선배들에게 어둠 속 박주영에게 주고픈 조언을 물었다.

이영표(34)는 토트넘 홋스퍼에서 3시즌(2005~2008) 동안 활약했다. 인기팀이었던 덕분에 이영표도 치열한 팀 내 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잉글랜드, 독일,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다양한 팀과 환경을 거친 이영표는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예로 들었다.

↑ 사진=ⓒBPI/스포탈코리아

"박지성이 왜 사랑 받는 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간단하다. 불평불만이 없기 때문이다. 퍼거슨 감독이 언젠가 '박지성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 마음 때문에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이를 더 보호하려고 한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한국 선수들이 가진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감독에게 직접적인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이영표는 "감독 면담은 항상 조심스러워야 한다. 특히 언어가 완벽하지 않은 외국인 선수들은 섣불리 자기 의사 표시를 했다가 오해를 사는 경우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면담의 효용성도 낮게 봤다. 이영표는 "면담해봤자 뻔한 얘기만 돌아온다. 너를 생각하고 있다, 너를 기용할 것이다, 몸을 잘 만들어놔라 식이다"라며 프리미어리그 지도자들의 선수 관리법을 설명했다.

챔피언십(2부)의 울버햄프턴과 프리미어리그 소속의 레딩, 풀럼에서 잉글랜드 축구를 체험한 설기현(32, 울산)은 조급증을 버리고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기현은 "(박)주영이는 재능을 갖춘 선수니까 준비 잘하면서 기다리면 된다"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다만 실전 감각이 떨어지는 점에 대해선 "그 부분은 경기를 안 뛰니 어쩔 수 없다.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칼링컵과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연말연시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기현은 "다음 칼링컵 상대가 볼턴이다. 같은 프리미어리그 팀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보이면 아무래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말연시에 대해선 "조금만 기다리면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다. 조급해할 필요 없다"라며 프리미어리그 후배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8월 30일 아스널 입단 이후 박주영은 칼링컵 32강전(9월20일) 선발 출전이 유일한 공식전 출전 기록이다. FC서울AS모나코 그리고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이르기까지 '왕자'였던 박주영으로선 낯선 상황이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선배들의 조언대로 인내심을 잃지 말고 항상 준비된 상태의 유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25일(한국시간 26일 새벽) 아스널은 칼링컵 16강전에서 볼턴을 상대한다. 정황상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