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주식이야기

2012년 증시를 움직일 4대변수

후암동남산 2011. 12. 7. 10:00

올해 증시의 최대 악재로 등장한 유럽 재정 위기는 내년 상반기까지도 증시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로 꼽힌다. 여기에다 G2 국가인 중국과 미국의 경기상황도 우리 증시의 최대 관심사다. 아울러 내년 하반기 대선도 투자심리에 작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① 그리스 이탈리아 여전히 뇌관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 2~4월 사이에 위기인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채권 만기일이 집중돼 있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스는 2012년 3월, 포르투갈은 5월, 스페인은 4월과 7월, 10월에 국채 만기가 돌아온다. 올해 2배 규모인 이탈리아 부채 만기는 주목해야 할 변수다. 하이투자증권은 "지금처럼 6~7% 이상으로 금리가 유지되면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3800억유로 규모 국채를 커버하기 위해 발행 규모를 더 늘려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재정위기의 여파로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글로벌 증시엔 악재다. 신한금융투자는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1년 2.7%에서 2012년에는 절반 수준인 1.3%에 그칠 전망"이라며 "독일 경제 침체는 유로 지역 경기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로존 국가 간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구체적 합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내년 유럽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는 변수로 꼽혔다. HMC투자증권은 "유럽 재정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적인 금융정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내년 글로벌 유동성 상황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② 중국, 긴축완화로 언제쯤 U턴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대부분 증권사들이 밝은 전망을 유지했다.

NH투자증권은 "중국 정부의 꾸준한 긴축 정책으로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5%대로 진입했고 생산자물가지수도 5%대 상승에 그쳐 향후 물가 상승 기조는 점차 완화될 전망"이라며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을 제약하던 물가 상승 요인이 해소돼 향후 중국 정부가 긴축 완화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는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변수로 꼽혀왔다.

그러나 한화증권은 "중국 부동산 가격 조정은 견고한 실수요에도 불구하고 긴축 정책 효과로 조정을 받아왔지만 여전히 중국의 부동산 수요는 견고하다"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가계 및 금융기관의 재정이 건전하기 때문에 디레버리징(투자자산 회수)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현대증권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수요 회복은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며 "이런 가운데 부동산 가격 하락 등 투자경기가 위축되면 한국 수출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③ 미국, 경기부양 vs 더블딥 우려

올해 8월 신용등급 강등과 더블딥 우려로 전 세계 증시를 불안에 떨게 했던 미국을 보는 시장의 눈은 많이 누그러졌다. NH투자증권은 "미국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됨에 따라 미국 통화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며 "제조업 중심으로 경기 회복 기조가 이어질 것이며 보수적으로 평가를 해보더라도 향후 미국 기업 실적이 2011년 대비 5%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희망적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 역시 여전하다. 유진투자증권은 "경기부양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IMF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38%로 프랑스(18%)와 영국(17%)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 관심은 특히 미국의 주택경기에 집중돼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2008년 이후부터 미국은 수많은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경기를 살리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양호한 기업경기에도 불구하고 내수와 고용 부진을 겪고 있다"며 "내년에 미국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이 주택경기를 살려 과거와 같은 소비탄력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여부"라고 분석했다.

④ 총선ㆍ대선 포퓰리즘정책 영향은

내년에는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멕시코 등 무려 14개 국가의 대선과 총선이 몰려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선거가 있는 해에는 재정건전화 등 비인기 정책이 후퇴하는 반면 경기부양 정책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역사적으로 미국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의 성장률이 이전과 대비해 높게 나타나고 이번에도 버락 오바마 등 예비후보들이 일자리 창출 등 적극적인 경제공약을 내세우고 있다"며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IBK투자증권은 "전통적으로 선거는 기존 정권의 공격적인 부양책 실시로 긍정적일 수 있지만 2012년에는 기존의 공식이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실업률과 양극화 현상으로 인한 기업 친화적 정책 후퇴로 오히려 국내외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은 "한국 증시는 상장기업 중 대다수가 글로벌 지향 기업이고 주요 투자자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국내 내부 요인보다는 외부 요인에 더 크게 반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