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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음악산업 얼마나 성장했나] 온라인 음악 매출 年 7000억원… CD 판매액의 4배

후암동남산 2011. 12. 30. 22:03

[온라인 음악산업 얼마나 성장했나] 온라인 음악 매출 年 7000억원… CD 판매액의 4배

조선비즈 | 이인묵 기자 | 11.12.29 03:03

한국의 음악 산업은 온라인이 지배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음악 유통업의 매출은 6222억원이었다. CD나 테이프를 판매하는 일반 음반 도소매업(오프라인)의 매출은 1298억원에 그쳤다. 한국 음악의 80%가 온라인에서 팔린 셈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온라인 음악 산업은 10% 이상 성장했지만 오프라인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추산한다. 이대로라면 2014년에는 음악 판매의 90%가 온라인에서 이뤄지게 된다. '음악 = 온라인'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음악시장 80%는 온라인 서비스가 차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현재 온라인 음악 시장의 1등은 SK텔레콤 계열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이다. 시장 점유율은 47%. 가입자 1700만명에 유료 회원이 200만명이다. 불법 다운로드가 판치던 시장에 합법적으로 디지털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내세워 성공을 거뒀다. 당시에는 없던 '음악 임대' 개념을 도입해 음원 가격을 대폭 낮춘 것이 주효했다.

멜론의 무기는 다양한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이다. 한 달에 3000원만 내면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 무제한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7000원을 내면 무제한 음악 청취와 함께 스마트폰·PC 등 기기에 노래 40곡을 저장할 수 있다. 게다가 SK텔레콤 가입자에는 반값 할인을 제공한다.

2위는 CJE & M의 '엠넷'이다. 서비스 내용과 가격은 멜론과 거의 같다. 엠넷은 케이블TV 채널로서 쌓은 인지도와 방송 콘텐츠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가 인기를 끌면서 순위를 높였다.

3·4위는 네오위즈인터넷의 '벅스뮤직', KT의 '올레뮤직'. 2000년대 초반 음악 공유의 대명사로 통하며 저작권법 논란을 빚었던 '소리바다'는 5위에 머무르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날개 달아
온라인 업체들의 음악 시장 지배력은 작년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더욱 강해졌다.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작년 매출은 1389억원. 2009년에 비해 37% 늘어났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유료 음악 서비스 사용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9년 초 멜론 사용자 중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은 1%에 불과했다. 현재는 62%로 급증했다. PC보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더 많아진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는 모두 손안에 MP3플레이어를 하나씩 들고 다니는 셈"이라며 "음악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에 파일을 저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4세대 이동통신(4G LTE), 태블릿PC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의 보급도 온라인 음악 시장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재 음원 합법 사용률을 약 50%로 본다. 2명 중 한 명은 불법 다운로드한 음악을 듣고 있다는 뜻이다. 합법적인 음악 서비스가 빠르게 커가고 있지만 사용자 아이디(ID)를 돌려 쓴다든지, 내려받은 음악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식으로 복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문제를 클라우드가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는 인터넷 서버에 음악을 저장해두고 어느 기기에서나 이를 꺼내 쓰는 방식이다. PC에 음악을 내려받은 후 MP3플레이어에 복사해서 쓰는 방식보다 더 편리해서 합법 서비스를 쓰게 될 것이란 얘기다.

◇음악 덤핑판매 논란 해결해야
저작권 보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덤핑 판매 문제다. 업체들이 불법 다운로드 사용자들을 끌어오기 위해 노래 판매가격을 너무 내리는 바람에 좋은 음악을 만들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노래 1곡을 평균 60원 정도에 살 수 있다. 판매액의 절반 정도가 기획사·가수·작곡가 등 음악 제공자에게 돌아간다. 음악 유통사 KMP홀딩스의 김창환 대표는 "온라인에서 100만명이 구매하는 히트곡이 나와봤자 음악계에 돌아오는 돈은 3000만원밖에 안 된다. 이 돈으로는 뮤직비디오 한 편 찍기도 어렵다"며 "비정상적인 유통 구조를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부 가수와 기획사는 온라인에 음악을 내놓지 않기도 한다.

KT는 이런 점을 고려해 지난 21일 새로운 온라인 음악 서비스 '지니'를 발표했다. 지니에서 구매한 음악은 KT의 온라인 저장공간 '유클라우드'에 넣어두고 스마트폰·PC 등 어느 기기에서든 들을 수 있다. 음악파일을 내려받는 시간과 저장공간을 절약한 것이 특징이다.

이 서비스는 음악 제공자에게 돌아가는 수익 배분 비율을 70%로 높이고, 음악 판매 가격도 음악 제공자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 기존에 서비스 제공사가 갖고 있던 권한을 내려놓으면서 음원 제공사들을 끌어들이려 한 것이다. 표현명 KT 사장은 "조건이 더 좋은 만큼 음악 기획사들도 지니에 더 먼저 음악을 내어놓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