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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아킬레스건' 잡힌 한국경제 '가시밭길'

후암동남산 2012. 1. 24. 09:09

3대 '아킬레스건' 잡힌 한국경제 '가시밭길'
유럽 재정위기-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北 김정은 체제
[CBS 임미현 기자]

새해 벽두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유럽 재정위기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북한 김정은 체제 등 대외 악재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높은 대외 의존도와 단 한방울도 나지 않는 석유, 그리고 북한.

한국 경제가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3가지 '아킬레스건'을 동시에 건드리는 대형 악재들이다.

이 와중에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기다리고 있고 세계 각국도 대선 등 정치 일정으로 어수선하다.

자칫 대형 악재가 우리 경제를 덮치는 쓰나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살아나지 않는 세계 경기…수출까지 삐걱

당장 그동안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온 수출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정부는 이달 무역수지가 지난 2010년 1월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이 있다"며 "에너지 수입과 여행, 관광수지 적자가 커 경상수지도 적자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수출 증가율이 뚝 떨어질 것이란 전망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기되기 시작했다.

유럽 재정 위기의 장기화로 실물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LG경제연구원 강중구 책임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터지지 않더라도 세계 경제를 침체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올해 경세성장률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이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실업률과 주택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여전히 힘겨운 상황이다.

아직까지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도 제기되곤 한다.

◈이란발 유가 불안…스태그플레이션 위기

세계 경제가 이처럼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함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올해와 내년까지 경제 운용하기가 부담스러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안 진정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까지 치솟고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 움직임으로 지난해 10월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새해들어 110 달러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안순권 연구위원은 "호르무즈 봉쇄까지 가지 않더라도 7월 이전까지 미국과 이란의 일고 당기기가 계속되면서 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위원은 그러면서 "극단적인 상황에 관계없이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측면에서 우리나라에 이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물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유가가 상승하자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전개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간단치 않은 北 리스크에 총선, 대선까지…

여기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리스크는 언제든지 한국 경제에 돌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명활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최근 북한 리스크는 과거 김정일 사망 당시와는 차이가 있다"며 "권력승계가 정착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까지 상당 기간이 필요한 만큼 불확실성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는 또 20년만에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해이다.

따라서 정치적인 잇슈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피하고 싶은 악재들이 줄줄이 터져나오고 또 우리 경제에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비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국민대 조원희 교수는 "성장 1%를 더 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위기에서 어떻게 빠져 나오느냐가 관건"이라며 "앞으로 타격을 입는다면 우리 경제는 회복하기 힘든 만큼 거시경제적인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중구 책임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건전하지 않다는 신호를 줄 경우 외국 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금융시장 안전성, 외환보유고, 경상수지 흑자 유지 등 거시경제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정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순권 연구위원은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다"면서 "성장에 따른 복지 요구는 수용하면서도 재정건전성을 유지해나가는 성숙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