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대학입시

가난도 서러운데… 성적도 ‘빈익빈 부익부’

후암동남산 2012. 2. 2. 08:02

가난도 서러운데… 성적도 ‘빈익빈 부익부’

세계일보|
한국장학재단 '대학생 학업성취도' 분석 보고서
기초수급 학생 알바 매달려 평균 성적 1.2점 가량 낮아


[세계일보]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버느라 일하는 시간이 많은 데 비해 공부하는 시간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는 일반 대학생에 비해 아르바이트 등에 더 매달리면서 공부하는 시간이 짧아 성적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 소득수준이 대학생들의 성적에까지 영향을 미친 셈이다.

한국장학재단은 지난해 1·2학기 연속으로 학자금 대출을 신청한 4년제 대학생 7만329명을 대상으로 가계 소득수준과 대학 학업 성취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평균 한 학기 등록금은 411만원, 월평균 생활비는 81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대학생들은 일주일에 평균 12.6시간을 아르바이트 등 일을 하는 데 할애했으며 공부하는 시간은 주당 평균 17.9시간이었다.

경제적 수준에 따라 근로 시간과 학습 시간에 차이가 있었는데 기초생활수급자는 일주일에 12.9시간 일하고 17시간 공부하는 반면, 소득 10분위 학생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11.1시간, 학습시간은 18.8시간이었다. 소득이 높을수록 평균적으로 덜 일하고 더 많이 공부하는 반면, 저소득층 학생들은 일하는 시간이 긴 만큼 상대적으로 학습 시간은 줄어드는 셈이다.

이를 토대로 소득과 근로 및 학습시간, 학업성취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일을 하는 학생이 하지 않는 학생보다 학습 시간이 적은 만큼 성적도 낮았다.

조사 대상자의 2011학년도 1학기 성적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일하는 학생의 평균 성적은 85.63점이었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는 학생들의 성적은 이보다 1.15점 높은 86.78점이었다. 전체 학생들의 평균은 86점으로, 일하는 학생은 평균보다 성적이 낮았고 일하지 않는 학생은 평균을 넘어섰다.

소득과 성적은 정확히 비례하지는 않았으나 기초생활수급자는 일반 학생에 비해 평균적으로 성적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수급자의 평균 성적은 84.8점으로 평균(86점)보다 1.2점가량 낮았다.

장학재단 측은 "소득이 낮은 대학생일수록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만큼 학습시간이 감소하면서 낮은 학업성취도로 연결된다"며 "소득과 학업의 악순환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저소득층에 대한 국가 장학제도를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