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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日蝕 경보"돌아가는 판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후암동남산 2012. 3. 7. 11:38

 

대한민국 日蝕 경보

  “민주당이 통합과 화합이 아니라 한풀이 정치로 가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치욕이고 불행”이라는 말과 함께 한광옥 전 의원이 민주통합당을 떠났다. 여기서 무엇을 읽어야 할 것인가?

  요즘의 민주통합당은 구 민주당이 내걸었던 ‘중도개혁’의 한계를 넘어갔다. "노빠 +386 NL=통합민주당“이라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NL 경향이다. NL의 핵심은 ‘민족해방론’이다. 따라서 자신들을 반대하는 것은 반민족, 매국, 사대, 친일파, 매판(買辦), 반통일, 냉전, 호전(好戰), 반북 히스테리이며, 그래서 제거와 숙청의 대상이다.

  이들의 원조는 4. 19 직후에 이미 지상에 몸을 드러냈다. 소규모 서클 형식이었으나 당시의 학생운동과 혁신계 운동에 접근해서 그것을 자유민주주의, 온건 진보주의로부터 혁명적 ‘민족해방론’으로 견인하기 위해 집요하게 준동했다. 수법은 남의 온건개혁 단체에 침투해서 그것을 점차 일식(日蝕)처럼 먹어 들어가는 방식이었다. 그들의 공작은 별로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그들의 노선은 학생운동의 극좌화와 더불어 물을 만났다. 386 NL이 그들의 후속 세대가 되었다. 왕년의 NL 세대는 노인이 되었지만 문익환 목사를 안기부 프락치로 몰아 왕따 시킨 것 같은 대목마다 그들의 잔재가 감지됐다. 문 목사와 함께 왕따가 되었던 젊은 축에게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한 거냐?”고 물을 때마다 그들의 대답은 “아, 왕년의 혁신계 노인들 있어요”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들 ‘왕년의 혁신계 노인들’은 60년대 당시엔 자신들을 온건 주류 혁신계와 구별하기 위해 스스로 ‘민주민족’이라 자처했었지만-.

  오늘날 구 민주당이 해체되고 그 주역들이 ‘숙청’ 당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대번에 직감하게 되는 것은 바로 그런 ‘일식처럼 먹어가는’ 과정 그것이다. 지난 반세기의 운동사를 지켜본 눈은 속일 수 없다. 그래서 ‘일식’의 장본인들은 그것을 꿰뚫어 보는 눈을 사갈시하는 것이다.

  한광옥 씨는 “민주계 인사들은 선거혁명을 통해 역사적인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정치적 수난기를 극복하고 살아남은 그분들이 반개혁세력으로 몰려 탈락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변혁운동의 동역학(動力學, daynamics)에 비추어 볼 때는, 구 민주계의 ‘탈락’은 그들이 ‘새피 수혈’ 운운 하며 불러들이고 키워 주었던 ‘새끼 호랑이’가 커서 ‘어른 호랑이’ 되어 왕년의 주인을 ‘어흥’ 하고 잡아먹은 꼴이다. 그러니 누굴 원망할 것인가, 김대중이 그렇게 끌고 온 것을...

  문제는 일식처럼 먹어가는 게 어찌 구 민주당에 그치겠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을 먹었으니 이젠 국회도, 정부도, 사회 전체도, 그리고 마침내 NL적 변혁 통일로... 시나리오가 이미 잘 짜여 있을 것이다. 연속극이 곧 차례로 나올 것이다.

  돌아가는 판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이명박 정권-한나라댱-새누리당처럼 넋 놓고 멍청히 앉아 있다간 한광옥 씨의 때늦은 개탄이 남의 일만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