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절세방법

인생의 후반전을 위한 현명한 준비

후암동남산 2012. 4. 18. 08:09

직장인 김이든씨는 최근 은행을 방문하여 강제저축이 가능하다는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평소 소비습관 때문에 돈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 씨는 직장 경력 8년 차인데 모아 놓은 돈이 거의 없다. 결혼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하고 뉴스에 매일 나오는 노후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하지만 다른 사람보다 더 과소비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돈이 어디에서 새는지 고민이 많다.

‘스윙서비스’를 아십니까?
'見物生心'이란 말이 있다. 좋은 물건을 보면 사고 싶고, 좋은 옷을 보면 입고 싶고, 좋은 음식을 보면 먹어보고 싶은 게 사람의 근본적인 습성이다. 이러한 소비욕구를 억누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쓸 만큼의 돈만 남겨놓고 통장 잔액을 없애버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스윙서비스’란 고객이 지정한 날짜에 지정한 금액 또는 고객이 지정한 금액을 넘어서는 금액을 적금으로 자동이체하는 서비스다. 급여이체일이 25일인 직장인이 월급 300만원을 받았다고 가정하자. 눈 딱 감고 저축하기로 마음먹은 고객이라면 직장인 통장의 스윙서비스 지정금액을 100만원으로 설정해보자. 통장 잔액 중 100만원이 넘는 200만원이 자동으로 '직장인 적금'으로 이체된다. 이 사람은 이제부터 한 달 동안 100만원을 아껴서 살 수밖에 없다.

택시운전, 마트의 계약직은 베이비부머의 차지
택시 운수업종에 요즘 중년 이상 고령자들이 부쩍 꾀어 들고 있다. 작년 말 현재 전국 택시기사 28만7660명 중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3만1438명이나 된다. 10년 전인 2001년에는 65세 이상이 불과 4302명. 매년 늘어 2005년 처음으로 1만 명을 넘겼고, 2008년 2만 명을 돌파하더니 3년 만에 3만 명 벽을 깼다. 전국택시운전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택시운전 자격시험에 합격한 1928명 중 절반이 넘는 1006명이 50세 이상이었다.

이 뿐 아니다. 한 대형마트가 56~60세 시니어 사원 400명을 모집하는 데 2670명이 몰려들었다. 석·박사 학위 소지자 73명, 기업 간부 경력자 400여 명도 포함됐다.

호모 헌드레드 시대
최근 한 CF를 봤다. “100살까지 살면 어떡하지” 100세를 산다는 것은 책에서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논할 때나 고객 상담 시 극단적인 장수리스크를 부각시키기 위한 상징적인 숫자였다. 하지만 이제 뉴스는 물론 신문이나 광고에도 자연스러운 숫자가 되고 말았다. 지난 해 말 기획방송 내용을 보니 1954년생의 평균수명이 98세로 추산되고 2020년이 되면 사망신고가 가장 많은 연령이 90세가 된다고 한다. 1970년 이후 출생한 사람은 누구나 백세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 하여 ‘호모헌드레드 族’ 이란 말도 생겨났다.

상황이 이러한데 국민연금, 퇴직연금을 급여에서 떼어가는 것 때문에 월급의 실 수령액이 줄어든다고 푸념하는 직장인이 아직도 있는가? ‘국가나 몸 담은 회사에서 어떻게든 해 주겠지’라는 생각으로 현실에만 집중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는가? 우리는 스스로 반드시 준비하지 않으면 재앙이 될 것이라는 방송의 메시지를 분명 기억해야만 한다.

수익률보다 더 중요한 그 무엇이 있다
다가올 미래를 아주 잠깐이라도 다녀와 볼 수 만 있다면 우리의 현재 모습은 너무도 달라져 있을 것이다. 아주 멀리도 아니고 다음 주 로또 1등 번호만 보고 올 수만 있어도 말이다. 하지만 세상 일에는 다 징후가 있고 충분히 예측해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우리들의 은퇴, 그리고 노후생활이다. 우리는 100세를 살 수 있을 것이다. 50세 이전에 현재 하는 일에서 은퇴를 맞이할 것이다. 자녀 사교육비 때문에 노후를 위한 자금은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국민연금은 출산율 감소와 심각한 고령화로 고갈 위험에 놓일 것이다.

현재의 생활에 여유가 있어서 노후를 위한 경제적인 준비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금융기관에서도 소비지상주의인 요즘의 우리를 위해 강제저축이라는 아이디어를 내 놓았고, 먼저 은퇴하는 베이비부머들의 치열한 몸부림에 사회구조에 변화가 오고 있다.

내 소중한 인생의 후반전을 위한 준비는 수익률 좋은 상품, 더 좋은 상품을 찾는 게임이 아니라 그 용도에 맞는 상품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어떠한 유혹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인생 후반전이다. 더 늦기 전에 20년 후의 나에게 근사한 선물을 하나 준비하도록 하자.

 

< 저자 소개 >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김 기 홍
삼성화재, 삼성생명에서 영업관리자를 지냈으며, 우리투자증권 Wealth Manager로 VIP고객 자산관리 경험을 쌓았다. 현재 주)Credu 금융교수로서 투자, 보험, 세금, 상속, 부동산설계를 강의하고 있으며, 신한금융그룹(신한생명) 세무사지점 부지점장으로 세무사의 절세금융컨설팅 비즈니스를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