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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5월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 금융株 3인방 한숨

후암동남산 2012. 5. 24. 20:57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 금융株 3인방 한숨

"3만원대 덫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니…"
주가 순자산가치 안돼, 적극적 M&A도 걸림돌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금융주 3인방이 3만원대 트랩에 갇혔다. 저성장주라는 인식 때문에 개인과 기관들의 외면을 받으며 주가 상승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24일 코스피에서 KB금융은 전날보다 0.83% 오른 3만6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지주도 0.39% 오른 3만8400원을 기록했으며 하나금융은 0.41% 떨어진 3만6450원에 마감됐다.

연초 '은ㆍ삼ㆍ차(은행ㆍ삼성전자ㆍ자동차)'라 불리며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금융주들은 최근 급격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때 주당 5만원을 치닫던 주가는 5월을 전후해 모두 3만원대로 추락했다. 4만원대 자존심을 지키던 신한지주마저 지난 16일 3만원대로 떨어진 뒤 반등 조짐이 안 보이고 있다.

금융주들이 주목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성장주'라는 평가 때문이다. 지난 5년간(2006~2011년) 은행의 대출증가율은 연 8.7%로 과거에 비해 둔화됐다. 2000년대 들어 금융권 내 자산증가율(CAGR)도 증권이 16%, 보험이 12~14%인 반면 은행은 8%로 가장 낮다.

구경회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출증가율이 부진한 이유는 2008년을 전후한 금융버블을 해소하는 국면이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 명목경제성장률에서 3~4%를 더한 대출증가율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이를 꼭 저성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관들의 투자가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문제다.

3대 금융주의 외인 비중은 모두 60%가 넘는다. 외국인들은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반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모 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관들이 1~2년의 짧은 기간을 놓고 수익률을 평가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해야 하는 금융주를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주들의 주가가 3만원대 트랩에 갇히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대부분 1배를 밑돌고 있다. 주가가 순자산가치도 반영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인 인수ㆍ합병(M&A)에 나서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 PBR가 1배보다 낮을 경우 M&A를 하게 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해외 금융사들의 PBR는 대개 2~3배 수준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가격 정책을 구사할 수 있다"며 "이번 ING아태법인 인수전에서 AIA가 높은 가격을 써 낸 것도 PBR가 2배에 달할 정도로 주가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