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주식이야기

올림픽과 상극 코스피… 올해도 징크스 반복?

후암동남산 2012. 7. 29. 20:36

올림픽과 상극 코스피… 올해도 징크스 반복?

축제때 떨어지는 주가
설비·건설투자 감소 영향
96년 이후 네차례 미끄럼

 

[세계일보]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지구촌 대형 스포츠 축제다. 개최국은 물론 참가국들도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다. 글로벌 경제의 위협 요인인 유로존 리스크의 진원지 유럽에서 열리는 이번 런던올림픽은 국내외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코스피는 올림픽과 상극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와 코스피 수익률은 '상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코스피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던 탓이다. 이런 경향은 1996년 이후 네차례나 이어졌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1996년 말 코스피는 전년 말보다 26% 하락했다. 시드니올림픽이 개최된 2000년 코스피는 전년의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린 2008년에는 40%나 하락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설비와 건설 투자가 올림픽 이후 감소하고 화학·정유·반도체의 3∼4년 간격 재고순환 하락 주기가 1990년대 이후 올림픽과 겹쳤다"고 분석했다. 거래대금도 올림픽 기간에는 크게 감소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베이징올림픽 1개월 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조6000억원이었지만 개최 기간에는 3조80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IT와 소비재 중심 접근"

주식시장에 대한 올림픽의 영향은 시차에 따라 달라진다. 올림픽이 개최된 해에는 증시가 하락해도 1년 후에는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림픽 효과는 글로벌 산업지형에도 서서히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막대한 올림픽 특수를 기대해 접근하기보다 장·단기 업종별 전략을 세워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

가장 주목받는 부문은 전기·정보기술(IT) 업종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TV와 태블릿PC 등 경기 시청을 위한 IT 제품 수요는 급상승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올림픽이 개최된 총 8차례 중 6번은 해당 연도 반도체 매출액이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소비재 업종도 올림픽과는 선순환 흐름을 보인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에게 올림픽은 최고의 마케팅 무대인 만큼 브랜드 가치 향상으로 실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IT는 수요 증가로, 소비재는 점유율 향상으로 올림픽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개최국들 올림픽 효과는

역대 올림픽 개최국들을 보면 개최 1년 전과 개최 기간, 개최 1년 후 증시 등락률이 큰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스피는 올림픽 개최 1년 전인 1987년 38.2%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개최 기간에는 9.4%로 하락했다. 개최 1년 후 증시도 13.8%의 상승률을 기록했을 뿐이다. 반면 중국의 경우 베이징올림픽 개최 1년 전 증시 수익률은 -41.4%였지만 개최 기간 -11.8%로 회복세를 보였고 1년 후에는 23.1%까지 치솟았다. 개최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올림픽 효과는 천차만별이란 얘기다.

그리스는 2004년 올림픽을 개최하며 과도한 지출로 아테네시에 상당한 재정 악화를 불러왔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런던올림픽이 영국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인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올림픽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