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수학사전

기회비용

후암동남산 2013. 9. 29. 17:35

합리적 선택을 위한 고민

합리적 선택이란 가장 큰 만족을 주는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족만 크다고 합리적 선택은 아니다. 누구나 항상 부족한 자원(시간, 돈 등) 속에서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리적 선택은 주어진 조건 또는 자원에서 속에서 비용은 가능한 적게 치르고 만족은 최대한 크게 만들어 주는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대안이라도 비용이 너무 많이 투입된다면 선택으로 얻게 되는 실질적인 만족이 크지 않다. 이런 이유로 대규모 사업을 실시하기 전에 국가나 기업도 비용·편익 분석을 하게 된다.

기회비용

합리적 선택을 위해서는 비용을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 비용이 과소평가 된다면 비용대비 편익이 크게 나타나고, 비용이 과대평가 된다면 좋은 대안이 높은 비용으로 선택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비용을 정확히 계산할 필요가 있는데, 이때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기회비용이다.

기회비용이란 선택에 따른 진정한 비용으로,‘ 여러 대안들 중 하나의 대안을 선택할 때 선택하지 않은 대안들 중 가장 좋은 것, 즉 차선의 가치’를 말한다. 예를 들어, 2시간 동안 영화 감상, 공연 관람, 공부 중 무엇을 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하자. 각 대안이 주는 만족은 영화 감상 10만 원, 공연 관람 15만 원, 공부 5만 원이지만, 영화나 공연 관람권은 모두 공짜로 얻은 초대권이다. 이때 초대권으로 공연을 관람하면 비용은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15만 원의 만족을 얻을 것 같지만 이때도 지불하는 비용이 있다. 선택으로 인해 포기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차선인 영화 10만원의 기회비용이 발생한 것이다. 공연을 관람하기로 한 경우 남은 대안은 영화와 공부이고 두 대안중에서 가장 가치가 큰 차선인 영화 10만 원이 공연 관람의 기회비용이 된다.

상황을 바꿔 공연 관람권이 1만 원이라고 해보자. 이 경우 공연선택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 즉 기회비용은 10만 원이 아니라 1만 원을 더 추가한 11만 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공연표 구매에 지출한 1만 원은 1만 원의 가치로 다른 곳에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 기회비용은 공연표 구입에 지출한 1만 원과 영화의 가치 10만 원으로 구성된다. 공연표 구매와 같이 회계장부에 실제로 기록되는 비용을 회계적 비용 또는 명시적 비용이라고 한다. 반면 영화의 가치와 같이 장부에 기록 되지는 않지만 실제로 대가를 지불한 비용을 암묵적 비용 또는 묵시적 비용이라 한다. 기회비용은 명시적 비용과 암묵적 비용을 더한 형태로 계산할 수 있다.

다른 예를 들어 보자. 패션 모델로 월 300만 원의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있는 H씨가 있다. H씨는 자신의 이름을 딴 온라인 의류 쇼핑몰을 개설하고 운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1년 동안 쇼핑몰 개설과 운영에 소요되는 금액은 1억 원이고, 1억3천만 원의 운영 수입이 예상된다. 즉 연 3천만 원의 이윤을 얻게 되는 것이다. H가 모델을 그만두고 쇼핑몰을 운영하는 경우 기회비용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명시적 비용 = 쇼핑몰 투입비용 1억 원

암묵적 비용 = 모델 활동했을 경우 수입 3천6백만 원

기회비용 = 명시적 비용 + 암묵적 비용 = 1억3천6백만 원

기회비용이 위와 같이 계산된다면 쇼핑몰 수입 1억3천만 원으로는 모델을 그만둬선 안된다. 쇼핑몰을 운영하면 오히려 6백만 원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최소한 수입이 1억3천6백만 원은 넘어서야 모델을 그만둘 것이다.

단, 위와 같은 계산이 가능하려면 투입된 1억 원은 1년 내에 모두 소진(1억 모두 매몰비용)되고, 1억 원에 대한 이자가 지급되지 않아야 한다. 만약 1억 원에 대한 이자가 지급된다면 포기한 이자 수입도 기회비용에 포함시켜야 한다.

매몰비용

기회비용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비용을 고려해서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신중한 결정 과정에서 오히려 고려해서는 안 되는 비용도 있다. 바로 매몰비용이 그렇다. 매몰비용이란 이미 투입되어 다시 회수할 수 없는 현재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비용을 말한다. 따라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흔히 본전 생각으로 이미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에 연연하여 더큰 손해를 보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것이 매몰비용에 집착한 비합리적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가 너무 지루하고 시시한데, 영화비가 아까워서 계속 시간을 보내는 경우를 생각해보라. 관람료는 이미 회수가 불가능한 매몰비용이다. 이제는 영화비를 고려하지 말고 지금 영화를 계속 볼지 말지를 선택하는 하는 것이 보다 더 합리적이다.

DP(Dangerous Point) | 명시적 비용도 기회비용

기회비용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포기한 대안이라는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암묵적 비용이 기회비용이란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불편함이 크지 않은 것 같다. 반면 눈에 보이는 직접 투입된 비용인 명시적 비용이 기회비용이라는 것은 잘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투입된 명시적 비용도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는 명시적 비용만큼의 가치를 포기한 것으로 기회비용에 포함된다. 이성친구와 영화를 보기 위해 2시간의 아르바이트를 포기했다. 이때“이 선택에 투입되는 기회비용은?”이라는 질문을 던지면 기회비용을 배운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의 답이 달라진다. 기회비용을 배우지 못한 A는 영화를 보기위해 필요한 지출명세표를 내보이며 13,800원이 든다고 말할 것이다. (<지출 명세표>참조)

이때 옆에서 기회비용을 배운 B가 기회비용이란 ‘포기한 차선의 가치’라며 영화관람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못갔으니 포기한 아르바이트 2시간(시간당 5,000원)의 임금인 10,000원이 기회비용이라고 답했다. 누가 맞는 걸까? 두 사람 모두 틀렸다. A는 기회비용을 배우지 못해서 틀린 것이고, B는 기회비용을 잘못 배워서 틀린 것이다. 기회비용을 처음 배울 때‘포기한 차선의 가치’라고 배운다. 따라서 B가 계산한 것과 같이 포기한 차선의 가치인 아르바이트 임금 10,000원은 기회비용에 포함된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출된 비용을 암묵적 혹은 묵시적 비용이라고 하며, 이는 기회비용에 포함된다. 그런데 가끔 암묵적 비용만을 기회비용이라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포기한 것은 이뿐일까? 이점이 바로 dangerous point다.

영화를 보기 위해 지갑에서 지출된 13,800원도 기회비용에 포함되어야 한다. 만약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13,800원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있었지만, 영화를 선택하면서 그 기회를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회계장부에 직접 지출로 표시된, 지갑에서 바로 빠져나간 비용을 명시적 비용이라고 하며, 이것도 기회비용에 포함시켜야 한다. 따라서 영화 선택의 기회비용은 명시적 비용인 13,800원에 암묵적 비용인 10,000원을 모두 더한 23,800원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틀렸다. 왜 그럴까?

영화 티켓을 구매하는데 사용한 6,000원의 포인트 점수때문이다. 해당 포인트 점수를 영화를 보는데 사용하지 않았다면 인터넷 쇼핑이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포인트 차감액인 6,000원도 기회비용에 포함시켜야 한다. 따라서 영화를 보는데 들어가는 기회비용은 29,800원으로 계산할 수 있다.

[출처] 기회비용|작성자 이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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