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주식이야기

2013년 10월 팔기 바쁜 개미들.. 외국인만의 파티 우려

후암동남산 2013. 10. 18. 07:40

팔기 바쁜 개미들.. 외국인만의 파티 우려

펀드 환매 등 대기 매물 쌓여… 외국인 살 때 9조8000억 팔아 뒤늦게 매수 대열에 동참했다 상투 잡을 가능성도 적지 않아

 

 

외국인이 12조원의 주식을 집중 매수한 지난 35거래일간 코스피지수는 191포인트 올랐다. 외국인의 순매수 첫날 코스피지수를 사서 들고 있었다면 10%의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개인들은 이번 잔치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개인들은 같은 기간 5조30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고, 펀드 환매로 4조5000억원을 뺐다. 외국인과 반대로 총 9조8000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던진 것이다.

개인들이 주식을 팔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1900~2000포인트 언저리에서 가입한 펀드 등 환매 대기 물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매수세에 비해 주가가 적게 올랐다. 하지만 개인들의 매물 대기 물량은 앞으로도 적지 않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2050포인트 이상에서 개인들이 가입한 펀드 물량이 총 10조원가량 된다. 외국인 순매수가 계속돼 주가가 올라도 한동안 개인들은 주식을 팔 공산이 크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개인들은 외국인 순매수 대열에 뒤늦게 동참해 '상투'를 잡는 경우가 많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1997년 IMF 사태 이후 몇 차례 대세 상승장에서 '외국인 순매수→주가 상승→개인 동참→외국인 매도→주가 하락→개인 손실'의 패턴이 반복됐다.

외국인들이 치고 빠지면서 5개월간 주가가 25% 이상 급락했던 2011년 5~9월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1년 3~4월 외국인은 19일 연속으로 4조8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이후에도 15일간 1조4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들은 5월 들어 주가가 2200선까지 오르자 뒤늦게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외국인이 하루에 1조3000억원어치를 팔면 개인이 1조5000억원어치를 사서 압도한 때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개인은 외국인 매도 물량을 이겨내지 못했고, 9월 주가가 1650선까지 빠졌다. 당시 외국인들은 유로존 재정 위기 등 대외 변수 때문에 대거 돈을 뺐다.

외국인이 30거래일 중에서 27거래일 동안 9조6000억원을 순매수한 작년 1~2월에도 외국인들이 이후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7월까지 주가가 260포인트 정도 빠졌었다.

이번 외국인 주도 증시 랠리에서도 최근 이틀간 개인들의 순매도세가 1500억원에서 300억~400억원대로 약화되고, 지난 일주일간 펀드 신규 가입 물량이 한 달 전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하는 등 개인들이 조금씩 '입질'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2001년 11월, 2010년 4~10월처럼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 직후에도 한동안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몇 개월간 오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지적도 한다. 한국의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주가 상승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을 수차례 겪은 개인 투자자들이 이번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