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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한 아이 어떡할까?

후암동남산 2013. 11. 3. 09:14

아이가 활달하게 잘 노는 것은 좋지만 조금 선을 벗어나 위험하게 놀거나 행동하는 아이를 보면 가슴을 쓸어내린다는 엄마들. 아이의 노는 모습은 안전은 물론 사회성, 앞으로의 학습 태도, 엄마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바로 지금 아이의 놀이 환경을 살펴보고 개선한다.

34개월인 딸내미를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면 앉아서 쉴 틈이 없다. 다른 엄마들은 삼삼오오 벤치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쉬기도 하는데, 나는 딸 주위에서 밀착 방어를 하며 아이가 노는 걸 지켜봐야 한다. 아장아장 걸을 때야 넘어질까 걱정돼 그렇다 쳐도 네 살쯤이면 좀 여유가 생긴다는데, 아이가 워낙 높은 곳에 오르내리길 좋아하고, 여력이 되지 않는 놀이기구에도 매달리기 때문이다. 다섯 살 아이도 어려워하는 구름사다리는 물론, 밧줄사다리를 타고 어른 키보다 더 높이 올라가고, 길을 걸을때도 꼭 좁은 화단 가장자리로 걸어다닌다. 집에서도 소파 등받이에 올라가 뛰어내린다.

처음엔 아이의 신체지능이 높은 것 같아 뿌듯하고, 모험심이 강하고 겁이 없다는 주위 엄마들의 말을 들으면, 아이가 이 거친 세상을 잘 헤쳐나가겠구나, 싶기도 했지만 아이가 자랄수록 위험한 행동을 하다 보니 불안감도 커져간다. 놀이기구를 탈 때만이 아니다. 유난히 활동적인 터라 키즈 카페에 가면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타나고, 외출할 때도 걷는 법이 없이 항상 뛰어다닌다. 화단 가장자리에 올라가 걸어 다니니 다치지나 않을까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더구나 아이가 자라면서는 행동이 더 과격해지다 보니 위험한 상황에 더 자주 노출되고, 이런 성향이 아이를 산만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염려되기 시작했다.

높은 데만 올라가는 아이, 뭐가 문제일까?


주위를 보면 유난히 아슬아슬한 놀이를 즐기고, 위험천만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타고난 기질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일반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이 이런 부류에 속한다.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무엇이든 만져보고 행동하려 하는데, 그러다 보니 자신의 신체 능력을 벗어난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활동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도 이런 행동을 한다. 스릴과 모험을 즐기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은지에 대한 판단보다는 하고 싶은 행동에 대한 마음이 앞서는 것이다. 대개 여자아이보다는 남자 아이들이 공간능력이나 활동성, 동작성이 먼저 발달하고 뛰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을 할 확률이 높다. 기질적으로 산만하고 충동적인 아이 역시 위험한 행동을 한다. 가만히 앉아 있거나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에 움직이거나 활동적인 놀이를 재미있어 하는 것이다.이와 함께 충동적인 성향으로 하고 싶은 행동이 생기면 즉각 행동하기도 한다.

주변 환경 역시 아이의 이런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잘못된 행동이나 위험한 행동을 보일 때 엄마가 아이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환경이나 상대방만을 탓하며 과잉보호를 하거나 무관심하게 방치할 경우 아이는 자신의 위험한 행동이 잘못된 것인지 모를 수 있다. 무관심한 엄마를 둔 아이는 나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표현으로 위험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런 행동을 하는 아이는 한번의 눈 길을 받고, 잔소리라도 들으면서 관심과 애정을 느끼려는 것이다. 이는 애착관계 형성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같이 놀아주고, 안아주고, 사랑한다 말해주는 등 따뜻한 관심을 표현해야 한다.
주위 사람들의 성향도 영향을 미친다. 차분하지 않은 부모 밑에서는 큰 목소리로 말하고 산만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활달하게 뛰노는 형이나 오빠가 있거나 주위에 이런 성향의 친구들이 있으면 그 행동을 배우고 따라 하며 더욱 격렬하게 움직일 수 있다.

뛰어다니는 아이, 이런 문제가 있어요

원인이 어떻건 아이의 움직임이 크고 격렬하며,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경우 엄마들은 전전긍긍하기 마련이다. 다치지나 않을까, 산만한 성격이 그대로 이어져 학업이나 친구관계, 일상생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실제 이런 행동은 단순히 개인의 성향 차이로 접어놓기엔 염려되는 부분이 많다. 아이 자신의 안전을 위협해 자주 다칠 수 있으며,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아이는 물론 엄마에게도 안전불감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아이는 부모에게 자주 혼나고, 늘 간섭을 받게 된다. 엄마는 유난한 아이 때문에 힘들다고 느끼고, 아이는 부모에게 적대감을 지니면서 관계가 껄끄러워진다.
이런 태도는 친구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위험하게 놀 경우 주변 친구들도 다치거나 그 모습을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친구들이 피하거나 어른들이 같이 노는 것을 꺼려 친구들과 접할 수 있는 상황이 제한될 수 있고, 사회성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또한 함께 노는 재미를 모르다 보면 더욱 과격한 놀이나 행동을 통해 재미를 찾는 등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무엇보다 위험한 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더욱 산만해지고 충동적인 성향을 가지는 것이 문제다. 위험한 행동을 하면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앉아서 하는 놀이나 공부는 하기 싫어할 수 있으며, 가만히 있는 자체에 답답함을 느껴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거나 참을성 없는 아이로 자랄 수 있다.

아이 눈높이에 맞는 안전 교육이 필요하다


기질이나 환경적인 이유로 아이가 유난히 격렬하게 움직이고, 위험하게 행동하는 경우 원인에 따라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도록 한다. 기본적으로 어떤 물건이 위험한지, 어떤 상황이 위험한지에 대해 안 전 교육을 하여 위험한 행동을 막도록 한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라면 호기심에 대한 행동보다 말로 먼저 질문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행동을 먼저 하면 왜 위험한지 동영상이나 그림책 등을 보면서 상세하게 설명해 아이가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한 뒤, 궁금한 활동이나 사물에 대해서 선생님이나 엄마에게 물어보게끔 습관을 들인다.
성향이 활동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라면 자신의 에너지를 충분히 분출할 수 있도록 한다. 원하는 대로 활동하되, 안전한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트가 깔린 키즈카페나 놀이동산 등을 찾는 것도 좋고, 수영이나 자전거 등 몸을 움직이되,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몸을 움직이는 활동과 더불어 미술 활동이나 책 읽기, 블록 등 앉아서 놀 수 있는 활동을 혼합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이때 단순히 아이에게 놀잇감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함께 책을 읽고, 앉아서 함께 놀면서 정적인 활동의 재미를 알려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적인 활동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아이는 놀이 욕구를 동적인 활동으로다 해소하려 하기 때문이다. 또한 집에 놀잇감이나 책 등이 모자라거나 없을 경우, 아이는 소파 위에서 뛰거나 서랍장을 오르내리는 등 위험한 놀이를 통해 놀이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으니 주의한다.
TV나 동영상을 보는 시간과 횟수를 줄이는 일도 필요하다. 이런 영상매체는 위험한 놀이나 폭력적인 내용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 아이가 자신도 모르게 모방하고, 학습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아이가 쉽게 기어 올라갈 수 있는 가구를 치우고, 위험한 물건에 노출시키지 않도록 집 안 환경을 바꾼다. 안전 클립, 안전 매트, 모서리 보호대 등 안전 용품을 섬세하게 설치해놓는다.

차분한 아이를 만드는 노하우 4
1 퍼즐 놀이


아이의 집중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아이가 차분해질 수 있는 놀이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어 생활화하면 좋다. 모양과 색상이 화려한 퍼즐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퍼즐을 맞추는 과정에서 두뇌 개발과 창의력, 집중력 및 인내심을 향상시킬 수 있다.

2 정리하기

주변 환경이 어수선하거나 집 안이 소란스럽고 늘 물건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으면 아이는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껴 더 산만해진다. 반면 지나치게 청결한 나머지 늘어놓고 노는 것을 보지 못하고 바로바로 치워버리는 것도 아이가 한 가지에 집중하기 어렵다. 아이가 한 가지 활동을 할 때 말을 걸거나 새로운 책이나 장난감을 보여주는 식으로 개입하지 말고, 아이가 활동을 다한 후에 말을 건다. 아이가 놀 때 역시 여러 가지 장난감을 꺼내주기보다 한 가지를 매트 위에 놓아 그에 집중하게 하는 식으로 환경을 조성한다.

3 눈 마주치기

아이와 얘기를 나눌 때는 큰 목소리보다 차분하고 조용한 말투로 대화하는 습관을 들인다. 또한 "사랑해, 잘할 수 있어" 같은 긍정적인 단어를 천천히 얘기하고 천천히 따라 하게 한다. 이는 흥분한 아이를 차분하게 만드는 데 효과적인 육아법으로 집중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4 미리 접하기

놀이할 때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새로운 장소에 갈 때 등 어떤 상황을 접할 때 먼저 아이와 말로 어떻게 놀고, 행동할지 미리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가 잘 모를 때는 안전한 이용방법을 설명해주고, 놀게끔 한다.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활달하게 뛰놀고, 과격하게 행동하던 아이는 아무리 예방 교육을 한다 해도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 잠시 방심한 사이, 아이가 이런 행동을 보일 때의 대처법을 살펴본다.

1 놀이기구에서 위험하게 놀 때


소리를 지르거나 깜짝 놀라는 등 갑작스럽게 행동하지 말고 천천히 다가간다. 엄마가 놀란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놀라 균형감을 잃고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이 가서 아이의 안전을 확보한 뒤 왜 그렇게 놀면 위험한지 말로 설명해준다. 다음으로 아이에게 직접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방법을 몸소 보여준 뒤 따라 하게 한다.

2 길거리에서 무작정 뛸 때

일단 집 밖에 나서기 전 상황을 설명해준다. "이제 빵을 사러 빵집에 갈거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큰 길이 나오고, 건널목을 건너 상가에 들어갈 거야. 그리고 문을 열면 빵집이 나오지" 하며 집 밖을 나서서 접하게 되는 상황을 미리 일러두고, 엄마 손 잡고 가기, 뛰지 않기 등을 당부한다. 그래도 아이가 길에서 뛸 때는 뒤에서 멈추라고 소리 지르는 것보다 바로 아이를 따라가서 멈추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음으로 손을 잡은 뒤 뛰면 누군가와 부딪치고 넘어지면 어디를 어떻게 다친다는 것을 설명하고, 먼저 뛰어가다가 사람이 많은 곳에서 길을 잃어버리면 엄마 아빠를 못 볼 수 있다고도 얘기해준다.

3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뛰어내릴 때

올라가거나 뛰어내리려고 하면 앉아서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그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 말로 설명한 후 몸소 보여준다. 가령 아빠가 뛰어내리면서 "아야야, 다리가 많이 다쳤나봐. 너무 아프네. 병원에 가야 할까 봐. 00는 아빠처럼 이렇게 다치면 많이 아프니깐 뛰지 마? 알았지?''라고 연기하며 얘기해준다.

4 콘센트나 드라이버 등 위험한 물건에 관심을 보일 때

우선 그런 물건이 아이 눈에 띄지 않도록 치운다. 실수로 아이가 보고 관심을 갖는다면 우선 아이의 손에서 멀리 둔다. 다음에는 감전되거나 사고를 당해 다치는 그림카드를 보여주거나 아이의 살을 살짝 꼬집은 후 "여기 손이 닿으면 감전되는데 이거보다 훨씬 많이 아파"라고 설명해준다. 다른 위험한 물건을 갖고 놀 때도 용도를 설명한 후 아픈 상황을 재연해준다.

5 장난감을 가지고 칼싸움을 하는 등 거칠게 놀 때


왜 위험한지 설명한 뒤 장난감의 용도를 정확히 보여준다. 아이가 칼싸움을 하고 싶어 할 경우에는 칼 모양의 안전한 스펀지 칼을 사서 준다. 이때 얼굴을 때리지 않기 등 규칙을 만든 후 칼놀이를 하도록 한다.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훈육한다
아이가 위험한 행동을 한다고 엄마가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면 그렇지 않아도 흥분한 아이를 더욱 흥분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큰소리로 혼날 경우 아이는 왜 혼나는지를 생각하기보다 그 상황이 두렵고 무서워 피하려고만 하고, 엄마가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면서 모방할 수 있다. 활동적이고 산만한 아이라면 심하게 혼내는 것보다 담담한 어조로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차분한 아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말로 설명하기보다 설명에 대한 예시를 사진이나 영상, 엄마의 연극 등 직접 보여주는 식으로 훈육해야 한다. 아이가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안 하겠다고 한 뒤 같은 잘못을 반복하면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며칠동안 가지고 놀지 못한다는 식으로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등의 벌칙을 미리 알린 뒤 약속대로 시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자/에디터 : 이경선(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