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함께하는 이야기

나이 50이 되어서야...

후암동남산 2014. 5. 1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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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우린 참.. '가만 있는' 데 잘 길들여진 세대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학교도 안든 어린 나이에 어른들은 음젆다, 점잖다 그러면서 가만 있는 아이를 칭찬했다. 칭찬받고 싶은 마음에 가만 있었다. 국민학교 들어서는 수업시간에 조금만 보시락거려도 움직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생님한테 꾸중을 들었고, 도저히 가만 있을 수 없어 꾸중을 듣고도 움직인 아이는 앞에 불려나가 맞았다.


중학교 들 무렵에는 머리 빡빡 밀려 제식훈련이란 걸 배웠다. '부동자세'...벌이 와서 콧등을 쏴도 가만 있어야 한다는 지엄한 명령 앞에 아직 똥오줌도 분간 못할 어린 나이에 명령 불복종은 개죽음이란 군사문화의 쓴맛을 봐야 했다.


고등학교에 들어서 부동자세는 더욱 폭압적으로 강요되었고, 자유가 만발하다는 대학에 가서도 교련, 문무대, 전방입소라는 명목으로 부동자세는 계속되었다.


참을 인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무슨 대단한 교리인 양 사회에 나와서도 온갖 불합리한 시스템들을 모두 감내하고서야 겨우겨우 한 계급씩 기어올라왔다. 허리 꺾어진 중년이 다 되어서도 우린 그렇게 살아가는 게 인생입네...아이들에게 가만 있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왜...왜 가만 있지 않아도 되는 걸 못배웠을까?

왜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간의 자유로운 행위본능과 표현본능을 꽉꽉 틀어막으며, 틀어막히며 오로지 부동자세만이 지상 최고의 미덕인 양 살아왔을까?.........


가만 있지 않는 법을 지금부터 배워야겠다. 점잖으려고 굳이 노력 안해도 이미 젊지 않은 나이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르다고도 한다. 이제... 가만 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