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주역이야기

사덕과 사단에 대해

후암동남산 2021. 4. 26. 08:05

사덕과 사단에 대해

어떤 사람이 맹자의 사단도 이황의 사단과 같이 본연지성이 표출된 것인지, 그리고 정약용의 사단과 사덕은 이이, 이황과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사단과 사덕에 대해 많이 알고 정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자는 세 가지를 질문하였습니다. 하나는 맹자의 사단은 사덕이 밖으로 드러난 것인지, 다른 하나는 이황과 이이의 사단과 사덕의 차이는, 마지막 하나는 정약용의 사단과 사덕입니다. 이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먼저 첫 번째 질문인 맹자의 사단은 사덕이 밖으로 드러난 것인지 입니다. 나는 맹자의 사단도 이황의 사단과 같이 본연지성이 밖으로 드러난, 다시 말해 발동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예로서 맹자가 측은지심을 설명할 때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할 때 느끼는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측은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때 느낀 측은지심 즉 사단은 사람이 마음으로 느낀 것으로, 그것은 마음에 드러난, 다시 말해 발동한 것입니다.

 

 

두 번째 이황과 이이의 사단과 사덕의 차이입니다. 이황과 이이는 사단과 사덕에 대해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에 대해 두 사람이 다른 의견을 개진한 것이 없으니까요. 두 사람이 차이를 드러낸 것은 사단과 칠정(七情)과의 관계입니다. 이황은 사단과 칠정이 서로 다른 것으로 보았고, 이이는 사단이 칠정의 한 부분으로 보았습니다. 즉 이황은 사단은 이가 발현하는데 기가 거기에 따르는 것이고, 칠정은 기가 발현하는데 이가 거기에 타는 것이다(四端理發而氣隨之七情氣發而理乘之)"라고 하였고, 이이는 칠정은 사단을 내포한 것이며 사단도 기발이승(氣發理乘)일 뿐이라고 하여 이른바 기발이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을 주장하였습니다.

 

 

세 번째 정약용의 사단과 사덕입니다. 정약용은 본성은 본연지성의 본성으로 본 것이 아니라 기질지성의 본성으로 보았습니다. 정약용의 본성은 성기호설(性嗜好說)과 자유의지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인간이나 만물의 본성은 기호 즉 좋아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것이 성기호설인데, 여기서 본성이 후천적인 것이 됩니다. 기호라는 것이 인간으로 태어난 후 느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인간의 본성이 선천적이라는 성리학과 차이가 납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성은 인간이나 다른 동물과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생물적인 기호를 넘어서 선을 좋아하고 악을 부끄러워하는 기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기호를 영지의 기호라고 하고, 다른 생물과 같은 기호를 형구의 기호라고 합니다. 그러나 인간이 영지의 기호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 반드시 선한 행위만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인간이 스스로 실천하여야 본성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영지의 기호를 가지고 있지만 또한 악한 행위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약용의 본성은 사람이 태어난 후에 형성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신 인간은 영지의 기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의라는 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인간의 본성에 인의가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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