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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후암동남산 2011. 12. 31. 23:56

`테마의 힘`으로 신흥갑부 된 건 누구?

매일경제 | 11.12.31 18:11

정치.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언뜻 보면 이들 영역은 상호 연관성이 떨어진다. 하자만 이 세 단어는 올 한 해 증권시장에서 종종 한 묶음으로 회자되곤 했다. 유럽 재정위기,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이라는 대외 악재 속에서도 '화끈한' 테마를 형성, 관련주들이 대거 급등했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동시에 이들 회사 주요주주도 재산을 천문학적으로 늘려 신흥부호에 올라섰다는 점도 빼닮았다.

◆증권가는 이미 '정치의 계절' 올 하반기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정계 등장은 정계뿐 아니라 증권가에서도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그의 힘을 확인하자 대선 기대감에 안 원장이 대주주로 있는 안철수연구소는 올 한 해 614% 폭등했다. 안 원장의 재산도 늘어 올 1월 710억5200만원이던 그의 지분가치(37.2%)는 지난 29일 종가로 5170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안 원장이 기부의사를 밝힌 보유주식 절반(18.6%)의 가치도 2585억26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안철수연구소의 급등으로 크게 재미 본 사람은 안 원장뿐 아니다. 안철수연구소의 2대 주주인 '슈퍼개미' 원종호씨도 207억2000만원이던 지분가치가 1500억원을 넘게 됐다. 지난 2009년 3월 안철수연구소의 지분 9.2%를 보유하고 있던 원씨는 3년 가까이 지분을 꾸준히 추가 매입, 10.8%까지 늘렸다. 안 원장과 일면식도 없다던 그는 책과 강연 등만을 보고 지분을 매입했다고 한다.

안 원장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난공불락이었던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테마주도 활개를 쳤다. 그의 동생 박지만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EG의 주가는 지난 9월 26일 연중 최저가인 1만9350원을 기록했지만 이달 29일에는 6만320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3배 가까이 오른 가격으로 연내 7만7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에 힘 입어 지분 28.67%를 보유하고 있는 박지만씨는 1358억6000만원으로 재산이 크게 늘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복지' 테마로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의 최대주주도 갑부가 됐다. 회사 지분 25.22%를 보유한 보령메디앙스 김은정 대표는 회사 주가가 연초 대비 350% 가량 올라 500억원대 주식부자으로 탈바꿈했다. 김욱 아가방컴퍼니 회장은 주가가 296% 올라 19.45%의 지분가치도 1000억원을 웃돌았다.

◆K-POP·바이오도 '뜨거운 감자' 연예인 갑부도 늘었다. 이수만 에스엠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에스엠이 연초에 비해 150% 가량 급등하면서 지분가치를 1800억원으로 늘렸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동반신기 등이 국내를 비롯해 세계에서 인기를 끌며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양현석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도 회사를 상장시키며 35.8%의 지분 가치가 1300억원에 달해 '빅뱅'에 성공했다. 에스엠과 마찬가지로 2NE1 등 소속사 아이돌 가수가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동력을 얻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경우도 올 초 첫거래일의 종가는 3105원이었지만 마지막 거래일 종가는 6100원으로 올랐다. 지분 5.82%를 가지고 있는 박진영 프로듀서의 지분가치도 82억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앞의 두 기획사 대표에 비해서는 다소 적은 재산이지만 성장잠재력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오 테마도 간과할 수 없다. 과거 투기성이 강하다며 꺼리던 기관들도 실적이 가시화하는 업체에는 과감하게 투자해 우량기업은 각광을 받았다.

이 가운데 메디포스트가 '대박'이다. 올해 첫 거래일 4만3041원이던 주가는 장 중 최고점 24만1700원을 거쳐 지난 29일 17만8000원으로 막을 내렸다. 덩달아 9.2%의 지분을 보유한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의 보유주식 평가액도 4배 올라 997억원으로 급증했다. 양 대표는 지난 10월 11만주를 21만1656원에 장내 매도, 약 232억원의 현금을 전환하기도 했다. 이 일로 양 대표는 한 동안 '먹튀', '얌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같은 기간 씨젠도 3만1450원이던 주가를 7만4800원으로 뛰어올랐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1년 만에 지분평가액이 2957억2600만원에 이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