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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 꿈깨' 사원~부장까지 재테크 비법

후암동남산 2012. 2. 11. 11:49

'한 방 꿈깨' 사원~부장까지 재테크 비법


일러스트=김현국 기자 kal9080@chosun.com

직급별 재테크의 정석

재테크에도 '직급'이 있다. 직급에 따라 재테크 접근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갓 입사한 평사원과 퇴직을 코앞에 앞둔 부장이 똑같은 재테크를 한다면 성적표가 좋게 나올 수 없다. 신입사원 시절에 시도해야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과장이나 부장 때 높은 효과를 보이는 비방은 따로 있는 법이다. '유리지갑 재테크'의 핵심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소득 규모가 커지지만, 그만큼 지출 역시 비례해서 늘어난다는 데에 있다. 내 직급에 맞게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회사일 하기도 버거워 재테크는 시도조차 못 하는 대한민국의 이 대리와 박 부장을 위해, 머니섹션 M이 직급별 재테크의 정석(定石)을 알아봤다.

 

◇사원~대리: 1000만원 선서부터 하라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하거나 몇년 되지 않은 사원이나 대리는 회사일에 대한 각오만 다질 게 아니라 '1000만원 선서'에 나서야 한다. 딱히 모아둔 자산이 없다면 '올해 안에 1000만원을 모으겠다'는 목표부터 세우란 것이다. 서기수 A+에셋 수석연구원은 "직장인 재테크의 승패는 사원 시절에 누가 먼저 더 빨리 1000만원을 모으느냐에 달렸다"면서 "모수(母數)가 커지면 커질수록 자산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기 때문에 악착같이 절약해 종자돈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 갚아나가는 경우, 보너스 등 예상외 수익이 생길 때마다 상환하도록 하자. 2008년 전후로 해서 받았던 학자금 대출은 고정금리로 대출 이자가 연 7%대에 달해 비싸다. 이승철 삼성생명 차장은 "신입사원 때부터 재테크를 시작하지 않으면 부장 때까지 계속 재테크에 쪼들리면서 회사를 다닐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원과 대리 시절은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 느슨해지기 쉽지만 허술하게 보내면 과장 이후를 순탄하게 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장: 4년이 미래를 좌우한다

출산·양육·휴직·이사 등 주변 변화가 가장 많은 시기다. 하지만 맞벌이인 데다 교육비와 같은 목돈도 많이 들지 않아 재테크에 있어선 최고의 타이밍이다. 본격적인 재테크가 가능한 4~5년간의 과장 시절에 얼마나 비축해두었느냐가 향후 재테크 성패를 결판 짓게 된다. 씀씀이를 줄여서 월급 절반은 저축한다는 독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과장 시절엔 '내 집 마련'이 최고의 화두가 되는데, 이때 방향을 잘 정하도록 하자. 대출 부담이 있더라도 민영아파트를 노릴 것인지, 아니면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아파트를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상언 신한은행 투자상품부 팀장은 "서울시의 시프트(장기전세주택)나 보금자리주택과 같은 공공아파트에 청약한다면 청약통장에 가입한 뒤, 부양가족 수를 늘리는 등 관리해서 당첨확률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영아파트를 목표로 한다면 목돈이 필요해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 팀장은 "일단 상환계획부터 세우고, 대출 관련 비용은 월소득의 20% 이하로 정해야 한다"며 "3억원 이하 국민주택규모, 상환기간 15년 등 소득공제 혜택을 챙길 수 있도록 대출조건을 맞추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장: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라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섰지만 매일 과중한 업무에 쫓겨 제대로 된 재테크는 쉽지 않은 시기다. 맞벌이를 해왔던 가정도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계기로 외벌이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수입은 줄어드는데, 자녀 교육비는 무섭게 늘어나니 재무구조는 늘 마이너스(-)다.서기수 연구원은 "차장 땐 생활자금과 교육자금 지출이 많아 추가적인 재테크는 어렵지만, 보너스 등으로 일시적인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대출상환 등 재테크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아파트를 30~40평대로 갈아타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경우도 많아지는데, 이때 과도한 빚을 지게 되면 '워킹푸어(근로빈곤층)'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도록 하자. 위험에 대비한 보험상품 가입도 필요하다. 이미 가입해둔 상품의 보험료가 월수입의 20%를 넘거나 혹은 보험 보장내용이 중복된다면 과감히 정리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부장: 재테크 빙하기 탈출법은

"눈앞에 퇴직은 보이는데 아들놈은 1년짜리 어학연수 간다고 하고 부모님은 편찮으셔서 입원하신다고 연락 오고…. 돈 들어갈 데가 많아 감당이 안 되네요."(40대 대기업 부장) 이 시기는 대출 이자에 아이들 학원비까지 내면 통장 잔액이 바닥이 나다 보니 자포자기 심정에 빠지기 쉬운 '재테크 빙하기'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부부의 노후가 고달파지지 않는다. 김상문 삼성증권 과장은 "절박한 심정에 주식 한 방으로 인생역전을 꾀하겠다는 무모한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철저한 분석 없이 투자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면서 "부장은 주식에 투자해 실패하면 손실을 만회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적 여력이 있다면 아파트보다는 은퇴 후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가·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 매입에 나서볼 만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입지나 공실(空室)·세금 등을 고려한 실질수익률 등을 따져보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