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주식이야기

‘우리나라 시장은 왜 이 모양이냐?’

후암동남산 2012. 4. 28. 08:53

주식시장이 워낙 밥벌이 수단이다 보니 ‘우리나라 시장은 왜 이 모양이냐?’ 라는 푸념을 많이 합니다. 히, 요즘과 같이  KOSPI가 빌빌거릴 때는 더욱 그렇죠. 오르는 상황에서도 극소소의 종목 말고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 어떻게 보면 금융위기 때만큼 힘든 시점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해 이렇게 트집을 잡습니다.‘내부적으로는 경쟁력을 하나도 키우지 않고 그저 수출이나 좀 해가지고 대우받는 기업들’ 이라고요. 혹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 오도 가도 못하는 존재’라는 말도 하지요.과연 그럴까요? 2000년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어떤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을까요?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 보겠습니다.

 

1.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들의 전 세계 수출시장점유울은 3%가 넘게 상승했습니다.그 기간 동안 벌어진 전 세계적 주요 위기만, 2000년 IT버블 붕괴, 2001년 911사태, 2004년 차이나 쇼크, 2008년 리먼사태, 그리고 2011년 유럽금융위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1998년 외환위기, 2002년 카드사태는 별도 보너스 였습니다. 지금 상장사로 남아 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이 위기를 모두 극복해온 것 이지요. 참고로 미국과 일본의 유수한 기업들은 위기 한번에 뻥~~뻥 나가 떨어졌습니다. 시아의 다른 나라 기업들은 고사하고, OECD기업들 중에서도 이런 내성을 보여 주었던 기업들은 많지 않을 것 입니다.

 

2. 1990년대 아시아의 용이라고 불리웠던 나라 중 결국 2011년 가장 높은 Global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기업들이 속한 나라는 한국입니다. 심지우리나라의 벤치마크였던 대만은 2000년 IT버블 붕괴 이후 급속히 시장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3. 아시아의 경쟁국가들은 논의로 치더라도 전 세계 선진국들의Global시장 점유율 또한 2000년 이후 급속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10년’이 이제는 20년이 돼버린 일본 뿐만 아니라 심지어 독일.미국 기업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는 중국이 세계 수출시장에서 ‘어마어마’하게 성장했기 때문인데요, 이 ‘중국파워’를 이겨낸 거의 유일한 기업들은 어느 나라에 국적을 두고 있을까요? 네..한국 입니다.

4.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노동생산성이 마구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2000년~2010년간 평균 우리나라 제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미국.일본.프랑스..그리고..상상해 보시죠..네..독일보다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 성장률은 중국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중국은 이제 높은 생산성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을 보유하기 시작한 무서운 국가가 되고 있습니다.

 

5. 아직까지 일부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제품을 만드나, 제품을 만드는 기계류는 수입에 의존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의 수입에서 기계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반 이나 줄어 들었습니다.

 

6. 우리나라 전체 GDP에서 R&D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독일.EU. 중국은 물론 놀랍게도 미국보다 높습니다.

 

네.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극복해야 할 도전은 무수하게 남아 있습니다.단기적으로 보면, 유럽의 경기침체와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가장 큰 골치거리고, 북쪽에 있는 이웃도 도움을 주지 않고 있지요.하지만, 앞으로 남은 도전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기업들이 견디고 이겨온 도전 보다는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Global경제성장률이 빠르지는 않겠지만, 안정적인 소비와 교역이 향후 2년~3년을 이어지는 국면 정도를 기대한다면 ‘너무 낙관적인’라는 전망이라고는 말 하지 못하겠지요.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도하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창출하는 어머어마한 수요는 논외로 하더라도 말합니다.이러한 경기 Cycle 국면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다른 나라 기업들에 뒤쳐진 일은 지난 10년간 많지 않았습니다.그리고 향후 10년도 비슷한 일은 반복되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시장흐름이 너무나 답답한 국면에서 잠시 큰 그림을 그려 봤습니다. 그리고 생각해 봅니다 .결국 기업의 가치는 변하는 것이 아니라구요. 변하는 것은 이른 바 Analyst(분석가)라고 불리 우는 사람들이 믿을 수 없는 말 바꾸기 뿐일 것 입니다. 뉴스와 심리가 아닌 기업을 보고 투자하는 시대가 오면 우리나라 기업들도 재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