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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찾아오는 죽음의 사자 뇌졸중…증상 후 4시간 30분이 골든타임 (응급처치 가능 시간)

후암동남산 2012. 5. 15. 07:57

 

평소 혈압이 높아 약을 복용하고 있는 50대 남성 한 모 씨. 고혈압이지만 애연가이기도 한 한 씨에게 담당 의사는 흡연을 줄이라고 경고했지만 그는 틈만 나면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여느 때처럼 흡연 때문에 동료들과 사무실을 나간 한 씨는 정문을 나서자마자 갑작스럽게 시야가 흐려지며 심한 두통을 느꼈다. 급하게 동료의 등에 업혀 병원을 찾은 한 씨에게 의사는 뇌졸중 전조증상이라며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뇌졸중이 발생하면 ‘골든타임’이라 불리는 4시간 30분 안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조용진 일산 백병원 신경과 전문의가 뇌졸중 전조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뇌혈류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뇌는 많은 양의 혈액을 필요로 하는 장기다. 항상 충분한 산소와 포도당을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뇌혈관이 폐쇄 혹은 파열되면서 혈류가 차단돼 장애 증상을 보이는 경우를 뇌졸중이라 한다.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며 고혈압(수축기 혈압 140mmHg 또는 확장기 혈압 90mmHg 이상인 경우)과 당뇨병이 있거나 흡연자, 심장병 환자, 동맥경화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에 더욱 노출돼 있다. 뇌졸중을 개인이 처치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 치료를 받는 일이 최우선이다. 한쪽 팔다리에 힘과 감각이 없는 편측마비, 시야 한쪽이 흐려지거나 둘로 보이는 복시, 어지럼증, 갑자기 찾아오는 심한 두통, 불분명한 발음이 전조증상에 해당한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혀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뉘며, CT나 MRI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일시적인 혈액 공급 부족에 의해 발생해 24시간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는 '일과성 뇌허혈'이란 이름으로 분류한다.

치료는 협착 부위를 넓혀주는 풍선혈관성형술과 스텐트삽입술, 뇌압을 낮추는 두개절제술 등이 있다. 급성 뇌졸중의 경우 막힌 뇌혈관을 뚫어주는 약물을 투여하는 혈전용해술이 가장 중요한 치료다.

혈전용해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다. 뇌졸중은 무엇보다 시간이 중요한 병이기 때문이다. 뇌졸중에서 골든타임이란 약물 투여 등의 치료가 효과를 볼 수 있는 4시간 30분 이내를 뜻한다. 혈관이 막힌다고 해도 주변 혈관에서 산소와 영양분을 지원해줘 일부 뇌세포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간이 4시간 30분을 넘기면 혈전용해술을 시행하더라도 손상된 뇌세포는 회복되기 어렵다.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조용진 일산 백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이 발생하면 골든타임 이전에 치료를 받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골든타임 기준보다 30~40분 이른 시간인 4시간 전에는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우선 뇌졸중 위험인자를 치료해야 한다. 뇌졸중 위험인자 치료는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하는 것으로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이 이에 해당한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키고 적혈구의 산소 운반 능력 또한 감소시키므로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연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짠 음식은 피하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조용진 교수는 "뇌졸중은 예방이 가능하며 설령 뇌졸중이 발생하더라도 즉시 병원을 방문할 경우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지나친 두려움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