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대학입시

좋은 대학에 가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후암동남산 2013. 1. 18. 08:50

가끔 수시모집 합격자들의 스펙이나 내신에 대해서 이야기하다보면 "옛날에 비해서 좋은 대학에 가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거 같습니다.

 

화려한 내신에, 다양한 활동과 수상경력까지... 어떻게 보면 좋은 대학에 가기가 옛날보다 더욱 힘들어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저그런 내신에, 아무런 스펙도 없이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라고요.

 

 

 

 

 

과거엔 수능 점수 하나, 혹은 학력고사 하나만 가지고 대학에 진학을 했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가기가 쉬웠다... 라기 보다는 준비하기가 매우 단순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내신도 크게 필요가 없었고, 수능 하나만 잘 치르면 대학에 점수대별로 맞춰 가면 되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명문 대학에 가기가 쉬웠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어차피 명문대학은 경쟁이 치열하고, 그 안에서도 몇 %에 들어간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니까요.

 

만약 현재 상황에서 모든 것을 다 없애버리고 수시는 내신만으로, 정시는 수능만으로 입시를 전환시키게 된다면 정말 더 피터지는 상황이 벌어질 지도 모릅니다.

 

수능에서는 실수 하나에 대학이 갈리게 될 것이고, 수시에서는 중간고사 문제 하나, 담임의 수행평가 하나에 대학이 날아가게 되겠지요.

 

그럼 또 그틀 안에서 무한에 가까운 경쟁이 또 펼쳐질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서 대입부담완화라는 말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부모든 자녀의 대학 문제에서 100% 나는 자유다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무니까요. 다른 아이문제로는 중학교때 중간이 안되면 그냥 실업계가서 취업하는게 100배 낫다고 하는 분들도 자기 자식이야기에서는 반대의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많다는 것입니다. 아닌 분들도 있지만요)

 

그럼 어차피 절대다수가 대학진학을 위해 노력하게 되는 것은 변할 수 없습니다. 학벌사회가 완전히 해체되거나, 한국사회의 경쟁구도가 완전히 완화되지 않는다면요. 그러나 그런 사회는 공산주의나 다름없는 사회겠지요. 학벌도 결국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요.

 

그렇다면 결국 문제는 원점입니다. 어떻게하면 이 입시에서 우리 아이가 유리하게, 혹은 잘 해쳐나갈 수 있게 해야하는가라는 것이죠.

 

그를 위해선 학교 선생님들도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합니다. 개개인을 모두 맞추는 상담이란 불가능에 가까우니까요. (특히 학교선생님들은 아이들을 가르키는 교육 외에 생활지도 등 행정업무도 많습니다)

 

그래서 과거처럼 공부는 애가 알아서 하는거라는 관점을 다소 벗어나 부모가 정보를 물어다주고(?) 조금 더 유리한 전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노력하면 당연히 쓸데없는 준비는 줄이게 되고, 꼭 필요하고 도움이되는 준비를 늘리게 되겠지요.

 

안타깝게도 잘못된 정보가 워낙에 많다보니, 이런저런 이유로 입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준비에 올인에 가깝에 몰입하는 경우를 숱하게 목격합니다. 그리고 그 학생들은 대체로 입시에 실패하거나 자신의 능력보다 다소 아쉬운 대학에 입학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오해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리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이전에 실력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전국 꼴찌를 명문대에 보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정보와 그에 맞는 준비는 자신의 실력 - 수능이나 내신 - 대비 조금 더 나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도와줄 뿐이라는 사실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입시가 바뀌어도 가장 큰 무기는 우수한 내신과 우수한 수능이라는 사실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니까요)

 

 

 

시대가 변하면 교육은 변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입시는 준비할 것이 과거보다 많다는 단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맞는 전형과 아이의 강점을 접목시켜 미리 준비하게 되면 갈 수 있는 대학이 좀 더 많아지고, 더 나은 대학에 갈 수 있을 가능성도 따라서 높아진다는 장점도 존재합니다.

 

어차피 입시는 상대적입니다. 과거의 입시보다 쉽다, 어렵다는 필요없는 생각이고 논쟁입니다. 지금의 어려운 입시는 현재 모든 아이들에게 동등하게 적용되거든요. 그 안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고 자신에 적합한 대학과 전형을 찾아 준비하는 소위 얼리버드들이 나머지 과거의 방식으로 답습한 학생보다 조금 더 나은 대학에 갈 가능성이 높아지죠.

 

물론 대학을 가는 가장 쉬우면서 확실한 방법은 있습니다. 내신 3년간 전교 1등을 하고, 수능만점을 받으면 그 학생은 어느 대학이든 어떻게든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될 자신이 없는 학생들이라면 부모님들이 예민하게 대학교 입시요강도 들여다보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그러면 반드시 해줘야할 준비가 눈에 들어올 것이고, 반대로 해봐야 입시에 도움이 안되는 준비도 추려낼 수 있습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한두번 요강을 읽어보고 안보이는데요? 이런 말씀은 하시면 안됩니다. 저도 대학교 입시요강을 보면 적어도 10번은 읽어야 알거 같고, 읽을때마다 놓쳤던 사항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소위 말하는 입시전문가들이 수십년을 쌓아온 내공으로 분석하는거처럼 바로 오늘부터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시간과 노력이 쌓이면 분명히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다른 사람들의 큰 도움을 받지 않고서도 찾아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입시정보를 찾아보고 분석하고 이면을 찾는 작업은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귀찮을 뿐입니다. 다만 시간이 많이 걸릴 뿐입니다. 다만 그냥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정보를 신뢰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런 귀찮음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나중에 우리 사랑하는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의 등장으로 보답할 것입니다.

 

아이가 어리면 어릴 수록, 눈앞의 중학교, 고입도 중요하겠지만 대입요강도 틈틈이 읽어보시면서 우리 아이에게 적합한 것은 무엇일지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고 3이 되서 보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준비할 수 있는 것도 거의 없어지니까요.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간단하게 말하면 "그 입시제도 하에서 정말 열심히, 누구보다 많이, 누구보다 효과적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준비한 아이들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게임입니다.

 

물론 늦는다고 해서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제 동생도 1년 반 죽어라 해서 서울대가는 것을 목격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죽을만큼의 노력과 시간과 돈이 들어가며 가능으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게 수렴한다는 것도 확실합니다.

 

 

 

 

아이가 열심히 자신을 위해 공부할 때, 부모님께서는 함께 대학의 입시요강을 조금씩 들여다보시는 습관 오늘부터 들여보시면 어떠실지 조심스레 추천드려봅니다. ^^

(원문제목 : '좋은 대학에 가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 출처 : 교육정보 무료공유 - 강명규쌤의 <스터디홀릭> http://www.studyholi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