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과학사전

블랙홀 "별의 일생과 무거운 별의 마지막 모습"

후암동남산 2013. 4. 6. 13:04

블랙홀

별의 일생과 무거운 별의 마지막 모습

과연 반지름만 70여 만 ㎞인 태양이 반지름 3㎞짜리로 압축되고, 우리 인류가 사는 엄청난 땅덩어리인 지구가 콩알만 하게 작아질 수 있을까?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슈바르츠실트가 블랙홀의 크기를 나타내는, 일반상대성이론의 해를 제시했던 당시에도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과연 블랙홀은 가능하기나 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블랙홀은 가능하다. 현재 블랙홀은 아주 무거운 별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별의 일생과 진화 과정을 알아야 한다.

별은 어떻게 태어날까? 별들의 고향은 가스(대부분 수소)와 먼지가 구름처럼 무리를 이룬 성운(星雲)이라는 곳이다. 예를 들어 오리온 대성운은 별이 탄생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성운은 자체 중력으로 뭉쳐지면서 그 안에 가스 덩어리들이 여럿 만들어진다. 이들 가운데 중심부의 온도가 1,000만 K(절대온도K=섭씨온도℃+273)가 넘는 경우 수소가 타면서(수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면서) 빛을 내기 시작한다. 아기별이 탄생한 것이다. 물론 어떤 가스 덩어리의 경우 중심부의 온도가 수소가 타기에 너무 낮은 온도라면 별이 되지 못한다. 태양계의 목성처럼 가스 덩어리이긴 하지만 거대한 행성으로 남을 수도 있다. 보통 별은 성운에서 무리지어 태어나는데, 덩치(질량)가 큰 것에서부터 작은 것까지 다양하다.

잠시 핵융합 반응에 대해 살펴보자. 핵융합 반응은 '별, 특히 태양은 왜 꺼지지 않고 오랫동안 빛나는 것일까'라는 과학자들의 의문에 대한 대답이다. 핵융합 반응은 간단히 말하면 가벼운 원자핵들이 모여서 더 무거운 원자핵을 형성하면서 에너지를 내뿜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태양 중심부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는 수소 핵융합 반응의 경우라면 수소핵(양성자)이 융합해 헬륨핵으로 변화되며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때 반응 전후 질량의 차이가 아인슈타인의 질량 에너지 등가식(E=mc2)에 따라 에너지로 변신한다. 좀더 구체적인 연구는 프랑스 태생의 미국 이론물리학자 한스 베테(Hans Bethe)에 의해 이루어졌다. 베테는 1967년 '핵반응 이론에 대한 공헌, 특히 별의 에너지원에 대한 연구'의 업적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렇다면 주계열성 단계에 있는 별은 어떻게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일까? 별은 원래 자신의 질량으로 인해 생긴 중력 때문에 물질을 중심 방향으로 끌어당긴다. 하지만 핵융합 반응으로 중심의 온도가 뜨겁게 유지되면 이때 발생한 내부의 압력은 물질을 별의 바깥 방향으로 밀어내게 된다. 따라서 중력과 압력이 균형을 이루어 별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별의 진화과정을 알아보자. 별은 태어날 때 지닌 질량에 따라 진화해가는 과정이 조금씩 다르다. 질량에 따라 중심부의 온도가 올라갈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심부에서 핵융합 반응으로 생성될 수 있는 원소에도 한계가 있다.

태양 정도의 별은 수소를 태우면서 빛을 내는 단계인 주계열성(主系列星, main-sequence star)으로 대부분의 생애를 보낸다. 현재 우리 태양도 주계열성으로서 수소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며 빛과 열을 뿜어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태양 내부에서는 여러 개의 양성자가 중양자(중수소의 원자핵), 헬륨3를 거쳐 헬륨4를 형성하는 핵융합 과정을 통해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다. 수소 1g당 무려 1억 6,000만 ㎉의 열량이 발생한다. 태양은 인류를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지금껏 에너지를 공급해 왔다. 현재 태양의 원소 조성비를 보면 수소가 70%, 헬륨이 28%, 기타 물질이 2%이다. 태양은 앞으로 50억 년 동안 지금과 같은 상태로 에너지를 방출할 것이다.

수소 핵융합 반응에서 남은 재인 헬륨은 별의 중심부에 차곡차곡 쌓인다. 헬륨 중심핵은 점점 커지다가 별 전체 질량의 10%에 이르면 자체 중력이 커져서 수축하기 시작하고, 이때 발생한 에너지 덕분에 별의 외곽부는 부풀어 오르게 된다. 별은 크기가 커지고 표면온도가 떨어져 적색거성(赤色巨星, red giant star)이 된다. 우리 태양도 약 50억 년 후에는 지금의 화성 궤도를 삼킬 수 있는 크기로 팽창하며 적색거성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태양 정도의 질량을 가진 별은 주계열성 단계를 거치고 나면 차갑고 큰 적색거성으로 변하는 것이다.

태양보다 질량이 큰 별은 어떨까? 적색거성 단계까지 진화한 별들 가운데 질량이 태양의 3배 이상인 별을 보자. 헬륨 중심핵의 덩치가 충분히 커지면서 점차 수축해 내부 온도가 2억K를 넘고 헬륨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세 개의 헬륨 핵이 융합해 한 개의 탄소 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질량이 태양보다 10배 이상 무거운 별이라면 탄소 중심핵이 수축하면서 온도가 10억 K 이상 올라가 탄소가 타기 시작한다. 이후에 별의 중심부에서 산소, 네온, 마그네슘 등이 만들어지고 별은 태양 크기의 수백 배에 달하는 초거성(超巨星, supergiant star)으로 진화한다. 태양 질량의 15배 이상인 초중량급 별이라면 중심에서는 최종적으로 규소가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철을 만들게 된다.

별의 질량은 진화과정뿐만 아니라 수명도 결정한다. 간단히 말하면 질량이 클수록 별의 수명은 짧다. 무거운 별은 짧고 굵게, 가벼운 별은 가늘고 길게 산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우리 태양은 50억 년을 살았으며 앞으로도 이만큼은 더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질량이 태양보다 5배 무거운 별은 1억 년을 채 살지 못한다. 왜 그럴까? 무거운 별은 가벼운 별보다 태울 연료를 많이 갖고 있긴 하지만, 너무나 헤프게 왕창 써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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