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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이 부르는 질병

후암동남산 2018. 10. 30. 12:04
등산을 자주하는 사람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막인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사진=헬스조선 DB


가을을 맞이해 등산 가는 사람이 많다. 등산은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산의 정취를 감상함과 동시에 체력까지 단련하는 있는 1석 3조의 유산소 운동이다. 특히 40세 전후 운동량 부족으로 찾아오는 각종 성인병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전 준비 없이 등산에 갔다가 도리어 건강에 해를 입을 수 있다. 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종엽 교수의 도움말로 대표적인 등산 후유증에 대해 알아본다.

◇다리에 알배기는 '자연성근육통'

무리한 산행 후에 생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흔히 '알이 배겼다'고 표현하는 지연성근육통이다. 임종엽 교수는 “자연성근육통은 대퇴 근육, 종아리 근육, 허리 근육 등에 피로 물질이 쌓여서 생기는 일종의 근육통으로, 짧게는 2~3일 길게는 7일 이상 지속 된다”며 “가장 좋은 치료법은 휴식과 함께 환부에 온습포로 20분 정도 찜질한 후 스트레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육통 외에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산행도중 가장 많이 입는 부상은 무릎관절, 발목관절 그리고 허리 손상이다. 특히 운동량이 부족한 중년 이후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신체 균형감과 유연성이 떨어져 근골격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연부조직파열 골절과 관절연골 손상을 입어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비만인 경우는 산에서 내려올 때 자신의 체중에 배낭의 무게까지 가해져 무릎 연골손상을 입는 경우가 있어 주의한다.

◇​삔 곳 계속 삐는 '발목염좌' 잘 생겨

등산하다 발목이 삐었을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소위 말하는 ‘삔 데 또 삐는’는 고생을 하게 된다. 임종엽 교수는 “발목염좌를 대수롭지 않은 질환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생각이 병을 키울 수 있다”며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염좌는 계속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통 침을 맞거나 찜질 등을 하면서 통증을 완화한 후 아무런 치료 없이 그대로 지낸다. 결국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발목으로 생활하다 보니 만성적으로 발목이 불안해지고, 결국 발목관절염으로 진행된다. 발목염좌가 발생했을 때는 인대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를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일단 초기에는 보조기를 이용해 일정 기간 동안 발목을 고정시켜 부종과 통증을 줄이고, 관절운동과 근육강화운동으로 늘어난 인대를 복구시켜 발목 관절의 안정성을 회복시키는 치료를 해야 한다.

◇​​프로등산족은 '족저근막염' 주의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장 흔히 겪는 부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으로, 스프링처럼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하거나 아치(발바닥에 움푹 패인 부분)를 받쳐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족저근막 중 뒤꿈치 뼈에 부착되어 있는 부위가 과로해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 족저근막염이다. 등산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 족저근막염이 자주 생기는 이유는 족저근막이 평지에 있을 때보다 산을 오를 내릴 때 더 많이 늘어나 쉽게 피로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프거나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났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다. 임종엽 교수는 "이러한 증상은 조금만 걷고 나면 사라져버리는 특징이 있어 대부분의 환자들은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족저근막염의 증세가 가벼울 경우는 1~2주간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며, 족저근막 스트레칭 등을 해주면 쉽게 완치될 수 있다. 또한 산에 갔다 온 후에는 캔 음료 등을 차갑게 만든 후 발바닥 아치부분에 대고 문질러 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만성일 때는 산행 횟수를 줄이고 족저근막과 종아리 부위의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시해주는 동시에 발목근력훈련을 함께 해주는 것이 좋다. 아침에 계속 통증을 느끼거나, 스트레칭을 계속 하는데도 별다른 효과가 없다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