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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의 스킨십, 어떻게 적절히 거절하죠?

후암동남산 2011. 9. 19. 14:58

 

Q. 이제 3개월 된 남자친구가 은근히 스킨십을 시도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요. 키스까지는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데, 더 요구할 때는 화를 낼 수도 없고 답답하네요. 그렇다고 아직 100일도 안 된 사이인데 더한 스킨십(?)을 하기에는 솔직히 조금 겁이 나기도 합니다. 왜 주변에서 들어보면 여자가 스킨십을 너무 빨리 허락하면 쉽게 본다는 말들을 하잖아요. 남자친구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할 수 있는 좋은 방법 뭐 없을까요?(분당구 정자동 이수정)

이명길_남자들이 다른 건 금방 포기하는데, 스킨십만큼은 쉽게 포기를 안 하지. 아마 개개인의 IQ와 상관없이 우리 남자들이 가장 빠르게 배우고 가장 열심히 시도하는 것이 바로 스킨십이 아닐까 싶어. 실제로 남자들 사이에서는 영웅(?)들의 무용담들이 떠돌아 다니고는 해. 이건 남자들끼리만 서로 파이팅(?) 하라고 하는 이야기인데 특별히 하나 들려 줄게. 어떤 분(?)께서 만난 지 얼마 안 된 여자친구와 주말을 함께 보내게 되었어. 드디어 밤이 왔고 설래 이는 마음으로 역시나 스킨십을 시도했지. 그런데 여자친구가 너무 강하게 저항을 하더래.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을 정말 화도 내고, 매달려도 보고, 삐쳐도 보고 했는데도 끝까지 거절을 해서 잠시 포기할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승부욕이 강한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매달려서(?) 결국 ‘승낙’(?)을 받아냈지.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여자친구 속옷에 호랑이 가죽무늬가 딱~, 그의 표현에 따르면 태어나서 그렇게 섹시한 속옷을 처음 봤다며...... 이런 이야기들을 성교육처럼 서로 공유하는 남자들이 쿨 하게 포기를 할 리가 없지.

단도직입적으로 남자친구가 요구하는 스킨십을 기분 좋게 거절할 수는 없어. 그렇다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 아직 타이밍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굳이 미안해 할 필요 없이 당당하게 거절하기를 바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싫은 소리도 당당하게 잘 만 하더구먼 왜 여자들이 이런 상황에서는 그렇게 미안해 하면서 거절하는지 모르겠어. 그렇게 미안한 표정으로 거절을 하니까 우리 남자들이 포기하려다가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계속 지칠 때까지 문을 두드리는 거야. 혹시라도 내 몸 내가 아끼고 사랑하겠다는데 그것 때문에 이별 운운하는 남자라면 오히려 늦기 전에 본 모습을 봐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차버려. 지금까지 다른 여자한테도 똑같이 그랬을 거야.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연인 사이에는 마치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스킨십을 둘러싼 갈등의 시기가 오게 되는데, 이게 서양문화권에서는 평균 1개월, 동양 문화권에서는 평균 3개월 정도 된다고 해. 3개월 정도가 지나면 남자들은 이제 드디어 때가 왔다는 생각에 보다 공격적인 액션을 취하게 되고, 여자들 입장에서는 아직은 좀 이르다는 생각에 수비에 좀 더 집중을 하게 되는 시기가 오는 거지. 그러나 이것도 실험일 뿐 연애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이니까 굳이 남들이 스킨십 언제 하는지에 맞춰서 그 타이밍을 정할 필요는 없어. 굳이 스킨십의 타이밍을 정한다면 마음이 서로 움직이고 몸이 움직이면 정상, 몸부터 움직이고 마음은 나중이라면 이건 정상이 아닐 테니 참고 정도만 하기를 바래.

진짜 마지막으로 잔소리 하나 해도 되지? 남자들이 스킨십 할 때 하는 말 믿지 말고, 내 몸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피임 등은 꼭 신경쓰기를 바래. 지금까지 상담 많이 해봤는데 만약의 상황(?)이 생겼을 때 정말 멋지게 지켜주는 남자,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