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사랑이 변할까? 사람이 변할까?
광고 카피에도, 그리고 TV방송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말들이 있다.
"사랑이 변했다."
"사랑이 식었다."
"사람이 변했다."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의 에피소드 중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주인공인 캐리의 친구 샬롯은 남자친구와 행복한 밤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바지를 벗기는 순간 샬롯은 깜짝 놀랐다. 남자친구가 포경 수술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윽고 그녀들의 수다가 시작되었다. 캐리는 "남자를 바꾼다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라는 주제로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캐리는 뉴욕 거리에서 인터뷰를 하는데, 모든 남자들이 "남자를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답한다. 그 때 샬롯의 남자는 예외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포경수술을 결심한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포경수술을 결심할 만큼 변할 수 있을까? <섹스 앤 더 시티>에서는 남자만을 대상으로 변할 수 있냐 없냐로 주제를 정했지만, '사랑이 변하냐, 사람이 변하냐?'라는 주제는 남녀 모두가 공통적으로 고민해왔던 문제다. 이 질문에 사람들은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사랑이 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L의 상담 내용: 애인이 예전 같지 않아요.
L: 저희 커플은 사귄지 1년이 조금 넘었어요. 그런데 제 애인이 변한 것 같아요.
대훈: 왜 그렇게 생각하죠?
L: 연애 초반에 했던 약속들을 지키지 않는데다 모든 것들이 연애 초반이랑 너무 달라요. 예전에는 저를 바라보는 눈도 초롱초롱했는데, 요즘엔 동태눈처럼 흐리멍덩해요. 예전에는 모닝콜도 해주고 그랬지만 이제는 그런 것도 없어요. 물론 그런 사소한 것들 때문에 이러는 건 아니에요. 애인이 저한테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제가 무슨 말을 하면 듣는 둥 마는 둥이고 요즘에는 자주 다투기도 해요. 예전에는 제가 부탁하면 다 들어주던 사람이 요즘에는 귀찮다는 말만 늘어놓고 그래요.
'굳게 먹은 마음이 사흘을 못 간다'라는 뜻의 '작심삼일'이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바위 같은 굳은 결심도 끝까지 지켜내기란 어려운 것'이라는 교훈이 담긴 말이다. L은 지금 '작심삼일'이라는 한자성어를 몸소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연애를 위해서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연애를 위해서 노력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한다.
"내가 만나주는 걸 고맙게 생각해."
"평생을 이렇게 살아왔는데 어떻게 하냐..."
"난 여자가 집안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무조건 따라."
"난 남자친구라면 이 정도는 당연히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
"내 상황이 어쩔 수 없잖아."
연애를 위해서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의 단점과 부족한 점을 고치지 않고,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살아왔다' 라는 말들만 반복한다.
다르게 살아온 두 사람의 만남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내 나이가 22세니까 내 나이를 적용하겠다. 서로 22년 동안 다르게 살아온 남녀. 그리고 연애 기간이 1년이다. 연애기간을 빼고 서로 다르게 살아온 남녀가 완전히 복사판처럼 똑같기란 힘들다. "모든 사람의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다"라는 말이 있듯이 상대방을 나에게 맞추는 것은 어렵다. 차라리 내가 상대방에게 맞추는 게 더 쉽다. 이런 사랑은 노예계약과 다름 없다. 사랑을 하면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기 때문에 나도 상대방도 서로를 위해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해해주고 맞춰주고 내가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상대방이 알아서 해주겠지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오산이다. 당신이 조건 없이 먼저 노력하고 이해해주려고 봐준다면 애인은 당연한 권리라도 되는 듯 독재자가 될 것이고, 당신의 노력을 알아주지도 않을 것이다. 거짓말하는 애인을 아무런 대가 없이 그냥 용서해주는 사람, 바람 피는 애인을 그냥 용서해주는 사람,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 애인을 용서해주는 사람들은 좀 더 고생해봐야 한다. 혼자 노력해서 되는 행복한 연애는 없다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온몸이 근질근질하지? 연애 초반에는 남자가 여자를 위해서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했다. 여자는 남자의 노력이 연애 초반과 같이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애 초반에는 데이트를 할 때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하루에 한 두 시간 이상 통화를 해도 지루하지 않았다.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자신의 더러운 습관도 자제했다. 서로가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내 이야기도 다 들어주었고, 내 투정도 다 받아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루에 한 통화나 할까 말까이다. 영화를 보면서 하품을 하거나 데이트에 집중하지 않고, 딴 생각을 자주 하며, 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한다. 게다가 방귀, 트림, 욕, 음주문화 등 자기 절제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다. 내가 이야기할 때 다른 일을 한다. 나를 만나는 시간은 줄어들고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은 점점 늘어만 간다. 그러면서 "나도 사회생활 좀 하자"라는 말을 한다.
20여 년 동안 자기 방식대로 살아온 자기 존재를 부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처음엔 노력을 해도 결국엔 그 노력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만날 하던 짓을 안 하려고 하니까 온몸이 근질근질하지? 애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여기는 순간 하나둘씩 본성을 드러내겠지. 더러운 양아치처럼....
인정하지 않는 그들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인정하는 자세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노력하는 수준은 딱 유치원 수준이다. 조금 노력한 다음 '에이~ 그냥 안 할래'하며 금방 포기한다. 그만큼 그들의 노력은 가볍다. 그러고는 자기의 이런 태도는 고치기 힘들다며 상대방의 이해만 바란다. '원래부터 그랬었다'는 식의 버릇과 습관, 성격 등등. 같이 있으면서 봐줄 수 있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며 그냥 봐달라고 하면 봐줄 수 없다. 물론 애인이 당신을 이해해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럴 경우 자기 멋대로 하는 당신은 행복하겠지만, 당신 애인은 불행하다.
같이 만들어가는 사랑 연애를 하기 전, 남녀 모두 ○ 이런 안이 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 연애가 시작되고 남자가 원의 반을 채우고, 나머지 원의 반은 여자가 채운다.
하트의 공식
조건: 노력없는 상태 ○, 남자의 노력 ◐, 여자의 노력 ◑
남자만 변하려고 노력하고 여자가 노력하지 않을 때: ◐ + ○ = ◐
여자만 변하려고 노력하고 남자는 노력하지 않을 때: ○ + ◑ = ◑
남자와 여자가 둘 다 노력하지 않을 때: ○ + ○ = ○
남자와 여자가 둘 다 노력할 때: ◐ + ◑ = ●
사람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랑이 변했다 몇십 년 간 다르게 살아온 남녀가 행복하게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연애 초반부터 합의를 해야 하며 그 합의점을 잘 지키고 노력해야 한다. 합의라는 것은 나도 양보하고 상대방도 양보해서 정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한 쪽만 요구하면 그건 합의가 아니라 이기적인 연애이다.
자기 자신의 단점과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행복한 연애를 위해 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나도 변해야 하고 상대방도 변해야 하는 것이다. 연애를 하면서 '노력'이란 죽을 때까지 해야하는 것이다. 연애를 위해서 남녀 둘 다 변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둘 중 한 명이라도 변하지 않으면 그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사랑은 변한다. 사랑은 노력하는 사람들만이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다.
사람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랑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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