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대학입시

'입시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면 아이와 부모 모두 힘들어집니다!!

후암동남산 2012. 4. 23. 20:07

스터디홀릭은 특목고 지망생 및 학부모님들이 많이 이용하시는 사이트이다 보니 캉쌤은 초중학생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으시다는 특목고 지망생 부모님들의 경우도 의외로 대입 현실에 대해서는 너무 무지한 부모님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사실, 고1~2 엄마들 중에도 대부분의 경우가 그러하시지요. 그러다가 고3 쯤 되서야 많은 분들이 뒤늦게 대입현실을 깨닫고 피눈물을 흘리며 재수학원을 알아보러 다니게 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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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보니 초중학교 엄마들을 상담을 하다가 그 분들께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드리면 자신의 아이를 무시한다며 흥분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으셔서 답답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본인은 자신의 아이가 최소한 연고대 정도는 갈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고, 충분히 그만큼 준비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캉쌤이 그 보다 레벨이 몇 단계 낮은 학교를 언급하며 현재 실력으로는 해당 학교도 진학하기 힘들다 라고 현실을 알려주면 충격을 받고 무조건 흥분부터 하시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서 건국대 경영학과라고 하면.... 아직 그런(?) 대학은 생각해 본적도 없다!! 라는 초중학생 부모님들이 많으실텐데 많은 초중학생 부모님들이 그토록 무시하며 대학으로 생각하지도 않는 건국대/동국대/홍익대/숙명여대의 인기학과에 합격하려면 초중학교 때 반에서 몇 등 정도 하면 될까요?

반에서 한 5~10등 정도면 건/동/홍/숙의 경영학과 정도는 충분하지 않겠냐고요?

아닙니다. 초중학교 성적이 반에서 5~10등 하는 실력이라면 건/동/홍/숙은 커녕 여러분들이 이름조차 잘 모르는 인서울 대학들 조차도 합격하기가 어렵습니다. 건/동/홍/숙의 경영학과 정도에 들어가려면 초중학교 등수로는 반 등수가 아니라 전교등수를 따질 수준이어야 합니다.

 

이해가 잘 안 가시지요?

수치로 설명을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 학년의 학생수는 약 50~60만 명 사이입니다. 그 반면에 흔히 탑10 대학이라고 불리는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의 년간 신입생 선발인원은 약 3만명이 조금 안 되지요.

 

그렇다면 한 해 졸업생은 50~60만 명인데 탑10 대학 선발인원은 3만 명 정도이니 상위 5~6%에 들면 탑10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졸업생은 한 해에 50~60만명이 배출되지만 수능시험은 한 해에 60~70만명이 응시하지요. 재수생이 약 10~15만 명정도 되거든요.

 

그렇다면 수능 응시생 60~70만 명 인데 탑 10 대학 선발인원은 3만 명 정도이니 상위 4~5%에 들면 탑10 대학에 들어갈 수 있냐고요?

네. 수능 기준으로는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 내 퍼센트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상위 탑10 대학 신입생 중 절반 정도는 재수생들이 차지하기 때문에 현역학생들이 들어가는 인원은 3만 명이 아니라 1.5~2만 명 정도 수준이지요. 즉, 한 학년 50~60만 명 중 3~4% 정도만이 현역으로 탑10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말 그대로 들어만 가는 것이지요. 학과에 상관없이요. 학과를 경영이나 법 등 인기학과로만 한정한다면 비율은 1~1.5%로 줄어들고요.

 

어라, 이상하다? 3% 정도면 잘 해야 한 번에 1명 정도가 학과에 상관없이 탑10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라는 것인데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반고의 반 2~3등 학생도 탑10 대학에 들어갔다고 하던데 이런 경우는 도대체 뭐냐고요? 캉쌤이 입시를 잘 못 알고 있는 것 아니냐고요?

인문계 고등학생들만을 기준으로 퍼센트를 따지면 퍼센트 수치가 조금 더 낮아지게 됩니다. 공부에 관심이 없거나 대학진학에 관심 없는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전문계고로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일반 인문계고의 경우는 학교 내 퍼센트가 조금 더 낮아도 탑10 대학에 들어갈 수 있지요. (인문계 고등학교는 전체 고등학교 중 상대적으로 공부를 잘 하는 고등학교인 셈이니까요. 그 안에서도 학교별 실력 격차는 천차만별이지만요.)

그러나 이 경우는 인문계 고등학교 내에서만 따져본 퍼센트이므로 인문계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지 이 수치를 초중학생들에게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인문계고는 흔히 이야기하는 깔아주는 학생들이 많이 빠져나간 상황이지만, 초중학교의 경우는 아직 깔아주는 학생들이 많이 있는 상황이니까 조금 더 보수적인 수치를 적용해야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많은 분들이 우습게 여기며 한 번도 고려해보지 않은 대학이다 라는 건/동/홍/숙의 상위권 학과는 초중학생 기준으로 보았을 때 상위 3~5% 이내에 들어야 합격이 가능하고, 인기학과는 상위 3% 이내에 들어야 합격이 가능하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초중학교 기준으로 학급 1등을 하지 못하면 건동홍숙의 상위권 학과 합격이 어렵다라는 이야기이지요.

 

어라? 이상하네요! 예전에 우리 때는 건/동/홍/숙 합격하기가 그렇게 힘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왜 그렇게 힘들어진 것이지요?

그 이유는 지방학생들의 서울 진출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경제적인 이유나 남녀차별(?) 등의 이유로 충분한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등록금, 하숙비 등)이 적게 들며 집에서 가까운 지방국립대를 진학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기에 이름 있는 지방국립대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전반적인 경제력 향상 및 교통의 발달로 인해서 전국 각지에서 서울로 몰려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 보니 인서울 대학들의 전반적인 입학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한 것이지요.

 

대입이 먼 미래의 일 같이 느껴지고, 현재 우리 아이 정도면 그래도 최소한 탑10 대학은 들어가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계신가요? 부디 현실을 직시하시기 바랍니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입시전략 수립이 어렵고, 제대로 된 입시전략 없이는 다년간의 일관성 있는 입시준비를 요구하는 최근의 대입제도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인서울 대학 진학은 부모님들의 생각처럼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기대하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다른 아이들을 가볍게 제치고 올라갈 수 있는 대단한 잠재력의 소유자>가 아닙니다. (참고로 모 입시업체에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3만 명의 학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1때 비해서 고3 내신성적이 2개 등급 이상 오르거나 내린 학생은 3.4%에 불과하고, 74.7%는 성적이 단 1개 등급도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고2때 비해서 고3때 2개 등급 이상 오른 학생은 0.3%, 1개 등급 오른 학생은 5.6%에 불과합니다.)

 

추신 1. 위에 언급한 수치는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수치를 극단적으로 단순화해서 표현한 것으로 실제 입시에서는 꼭 저 위의 수치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니까 참고용으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실제 입시에서는 지원하는 대학과 전형에 따라서 그 차이가 엄청 납니다. 소속 고등학교의 수준에 따라서도 차이가 엄청나고요. 저 위의 수치를 벗어나도 합격하는 경우도 하지만, 반대로 저 위의 수치에 들어도 불합격하는 경우도 발생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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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2. 노파심에 첨언하자면 제 이야기는 눈 높이를 무조건 낮추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눈 높이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고, 눈 높이를 현실화 하기 위해서는 현재 대입방식과 대입 난이도 그리고 우리 아이의 전국단위 경쟁력에 대한 객관적인 파악이 필요하다라는 것입니다.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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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3. 꿈은 크게 가져야 하기 때문에 일단 목표를 서울대로 잡고 공부하다 보면 연고대는 갈 수 있지 않겠냐? 라고 생각하시는 순진한 부모님들이 많이 계신데 제발 서울대랑 연고대 입시요강을 딱 한 번만이라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서울대랑 연고대는 시험보는 과목 자체가 다릅니다. 즉, 서울대 준비하다가 안 될 것 같으면 연고대를 지원하자라던지, 연고대 준비하다가 서울대를 욕심내보자 라던지 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속된 말로 망하기 딱 좋습니다. 서울대와 연고대를 동시에 준비하는 것은 천재소리를 10만 번 이상 들어본 학생이 아니라면 해서는 안 되는 매우 비효율적인 행동입니다. (고입의 경우도 과고를 목표로 하다가 외고로 전향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학교 유형을 바꿔버리면 망하기 딱 좋습니다.)

(원문제목 : '입시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면 아이와 부모 모두 힘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