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대학입시

학교 시험의 오해와 진실

후암동남산 2012. 7. 13. 10:02

교과 성적을 올리고 싶은가? 수업에 집중하자. 학교 시험은 반드시 학교 선생님이 가르치는 범위 내에만 출제하기 때문이다. 학교 시험이 어려우면 학생들은 불리할까? 아니다. 시험이 쉬우면 등급 블랭크가 생기고, 표준점수도 낮게 나오기 때문이다. 시험 대비를 교과서 위주로 하는가? 거꾸로 하자. 처음에는 문제를 풀고 나중에 교과서로 총 정리를 하자.

지난 3월 말경 00일보 기사에 -학교 시험 교사도 못 풀 수준. 학원 안가면 버티기 힘들어- 라는 기사가 났다. 「학원에서는 이에 편승해 “짧은 시간에 어려운 문제를 풀고, 서술형 답안까지 정리하려면 ‘스킬’이 중요하다”며 엄마들을 끌어들인다. “명문 학교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 경쟁적으로 시험을 어렵게 내 아이들만 피해를 본다.”」는 투의 비판 기사였다.

학교 시험을 어렵게 출제하면 학생들에게 불리할까? 불리하다. 라고 한 사람은 현재의 학교 교과 성적을 과거의‘수,우,미,양,가’ 절대 평가로 오해한 것이다. 현재의 교과 성적 산출은‘등급’ 제이다. 시험 과목 응시자 수의 4.0%까지 1등급, 4.01~11.0%까지 2등급, 11.01~23.0%까지 3등급, 23.01~40.0%까지 4등급, 40.01~60.0%까지 5등급, 60.01%~77.0%까지 6등급, 77.01~89.0%까지 7등급, 89.01~96.0%까지 8등급, 96.01~100.0% 까지 9등급제이다. 만약 96명이 응시하는 어떤 과목의 시험이 쉬워 100점 만점이 7명이라고 하자. 과거 같으면 이 학생들은 모두‘수’를 맞는다. 그러나 지금은 이 학생들 모두 1등급이 아닌 2등급이다. 이 학생들은 1등이 아니라 모두 4등으로(중간석차계산법=1등+(동점자수 7명 - 1) / 2), 4.17% (중간석차 백분율=4등/96명)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험 문제가 쉬우면 등급 블랭크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손해이다. 표준점수에서도 불리하다. 표준점수(Z)산출 공식은(원점수-평균)/표준편차 인데 시험문제가 쉬우면 평균 점수가 오르고 편차도 심해 표준점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수능 시험에서 어렵다고 하는 수리가 언어, 영어에 비해 항상 표준점수가 높다는데 서도 알 수가 있다.

“학교 시험 교사도 못 풀 수준” 이라는 말은 학원에서는 열심히 공부하고 학교 수업에서는 조는 학생들이 하는 불평이다. 정답의 시비 거리를 차단하기 위해 고심 끝에 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담당 교사가 못 푼다는 말은 성립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교 시험이 어렵기 때문에 학원에 다녀야한다는 말 역시 이치에 맞지 않는다. 학교 시험은 학원 강사가 출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시험은 모의고사·수능시험과는 달리 학생들 앞에서 가르친 선생님이 정해진 범위, 가르친 내용에서만 출제한다. 만약에 시험 범위를 어기고, 가르치지도 않는 내용에서 출제하였다면 이는 마땅히 지탄받고 문책 당한다. 누가 문책 당할 일을 하겠는가? 학교 시험을 잘 보고 싶으면 학교 수업에 집중하자.

수업에 집중하여 학교 시험 성적을 향상시키는 비결은 무엇일까? 예습이다. 예습은‘칵테일 파티 효과’를 노린 것이다. 북적거리는 칵테일 파티장에서 내 귀에 들리는 소리는 내가 잘 아는 소리이다. 내가 아는 내용은 수업시간에도 잘 들려 집중할 수 있다. 그렇다고 예습 단계에서 완벽하게 알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예습을 지나치게 철저히 하면 지치고 힘들어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 학생들 중에는 이미 알고 있는 것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예습은 맛보기로 족하다. 미리 배울 단원을 읽어 보면서 이것은‘알겠네’,‘모르겠네’로 구분만 하는 것이 예습이다. 자기가 모르는 내용을 미리 체크해서 이것만은 수업시간에 이해해야겠다는 자세로 예습을 하자.

실력 향상이란 결국은 “내가 모르는 것을 아는 것!” 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이 아는 것, 풀만한 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푼다. 이래서는 성적이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 아는 것만 되풀이 공부하므로. 대표적 공부법이 시험 기간에 죽어라 교과서만 파고드는 것이다. 교과서 중에는 분명 내가 아는 것이 있을 텐데... 이러니 학습량이 많아지고 공부 부담이 생기는 것이다.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이렇게 해보자. 우선 시험공부는 반드시 교과서로 공부해야한다는 고정관념부터 버리자. 학생들 입장에서는 교과서 내용 중 무엇이 중요한지, 시험에 나올만한 것이 무엇인지 선별 능력이 부족하다. 맹목적으로 교과서를 읽기 때문에 시간만 낭비하는 비효율적인 학습이 되고 만다. 처음부터 문제를 풀자. 문제집의 해설도 읽지 말고. 문제집의 해설을 읽고 문제를 푸는 것은 컨닝식 공부이기 때문이다. 컨닝식 공부는 나의 지식이 못 된다. 문제를 곧바로 풀면 빵점이 나올까 염려하지 말자. 시험은 가르치는 범위 내에서만 출제하기 때문에 해설을 읽지 않고, 교과서를 읽지 않고 문제를 풀어도 맞는 문제는 있다.

일단 문제를 풀고 채점을 하자. 그리고 틀린 것은 재차 한 번 더 풀자. 실수로 틀린 것이 있을 수 있으므로. 두 번째 풀고서도 틀린 것! 이것이 진짜 내가 모르는 것이다. 이제 모르는 것을 오답 정리하자. 이런 식으로 문제집을 1권이 아니라, 과목당 3권 ~ 5권 풀자. 시험 범위내서 문제 문항 수는 그리 많지 않아 가능하다. 3권 이상 풀게 되면 시험문제 나올만한 문제들은 거의 섭렵할 수 있다. 단 문제를 풀 때 정답만 외우기식 공부는 금물이다. 선생님들이 문제를 출제할 때는 문제지를 그대로 베끼지 않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변형을 하거나 응용을 한다. 그러므로 정답만을 외우는 식의 공부는 시험문제를 풀 때 헷갈려 오히려 더 틀릴 수 있다. 그 문제의 답을 확실하게 알아야 응용문제도 헷갈리지 않는다. “확실하게 안다” 는 것은 이게 왜 답이 되고, 다른 답지들은 왜 답이 안 되는지를 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제를 풀 때 답지마다 그 답이 되는 이유, 틀린 이유를 반드시 적도록 하자. 이래야 변형된 문제가 나와도 틀리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시험 이틀 전에 비로소 해당 과목의 교과서를 읽는다. 교과서를 통해 전체적인 맥을 짚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통해 중요한 개념을 파악하였고, 또 시험 직전이라 긴장되어, 교과서의 내용이 살아서 내 머릿속에 입력이 될 것이다.

시험 전날에는 잠을 많이 자자. 기억은 잠을 통해 저장되기 때문이다. 시험 당일 날은 작성된 오답노트를 읽어본다. 오답 노트의 진가가 이 때 발휘된다. 몰랐던 오답 노트의 내용들이 머릿속에 쏘옥 쏙 들어올 것이다. 시험 직전에 친구들 교과서 빌려다가 선생님의 설명을 허둥지둥 그대로 옮겨 적고 밤새워 공부하는 습관은 이제 버리자. 이게 바로 이해는 안하고 외우기식 공부이다. 요즘 시험 문제들은 수능 방식이라서 외우기식 공부는 통하지 않는다.

성적은 학기별로 산출하는데 중간고사 점수와 기말고사 점수 평균 점수 순으로 등급을 구분한다. 따라서 중간고사 성적이 좋지 않으면 기말고사 시험만으로는 성적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중간고사 공부는 기말고사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여 곧 다가오는 중간고사에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