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대학입시

자녀와 대화할 때 필요한 설득의 심리학

후암동남산 2012. 8. 21. 08:31

한국중등교장협의회와 푸르덴셜 사회공헌재단에서 공동주최하는 '전국중고생 자원봉사대회' 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여성가족부가 후원하다보니 해당 장관상이 포함되어 있어 경쟁도 치열하고 짱짱한 자원봉사 경력을 가진, 주로 특목고나 주요대학 입시를 노리는 학생들이 대회에 많이 참가합니다.
평균 봉사활동 시간도 정말~ 헉 소리나게 많이한 학생들이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응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랍니다.
우리아들도 년간 150시간 이상을 봉사활동을 하지만 전국대회에 명함을 내밀 정도는 아니라 대회 참가에 별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새로 부임해 오신 봉사담당선생님이 우리아들이 반듯한 생각을 갖고 봉사활동에 임하는 자세에 감동 받으셨다며 그 점을 부각시켜 응모해 보자고 아이에게 참가 권유를 하셨습니다.
제 생각을 묻는 아들아이에게 "학습계획서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연습 삼아 가볍게 응모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대답해주고 잊고 있었는데 지난 주에 아들아이가 중앙면접심사 대상이 되었다고 사무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들도 저도 의외의 결과라 놀라서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가족회의를 했답니다.
아들아이는 자기 같은 학생이 수상을 한다는 것은 정말 열심히 자원봉사를 한 사람에게 부끄러운 일이다고 면접에 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이니 면접 경험도 해 보면 좋지 않을까하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들아이의 주장이 타당하고 본인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니 아들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하고 결론을 내렸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흔한것도 아니고 면접에 불참하게 되면 본상 수상을 할 수 없다고 하니 여간 아쉬움이 남는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꼼수(?)를 부렸습니다.
제가 직접 푸쉬를 하게 되면 지금까지 잘 관리해 온 엄마의 이미지를 한 방에 날려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담임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마침 학교로도 면접참가 협조 공문이 온 상태라 이야기는 쉽게 진전이 되었습니다.
담임선생님과 봉사담당선생님, 교감선생님까지 학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꼭 참가해야 된다고 설득아닌 강요를 받고 우리아들님이 항복을 했답니다.
그 마음이 변하기 전에 재빨리 KTX 티켓 예매를 직접하라고 시켰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 드듸어 예매까지 마쳤습니다.
우리아들 엄마가 이런 꼼수를 부린 줄 알면 배신감 느끼겠죠?
하지만 언젠가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저는 이번 경우처럼 아이와 의견이 대립될 때는 일단 한발 물러섭니다.
그리고 아이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설득할 수 있는 방법과 루트를 찾습니다.
절대~ 제 입으로 공부하라는 잔소리도 하지 않고 담당선생님께 아이의 공부방법과 상태를 솔직하게 알려주고 상담을 부탁드립니다.
아이와 대화를 할 때 기본은 들어주기와 공감 해주기입니다.
엄마의 의견과 감정은 꽁꽁 숨겨 두어야 합니다.
당장 결론을 내려고 대책을 제시하거나 실천을 강요하면 다시는 진정성있는 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감정을 누르고 문제에 대한 대책과 방법을 강구하여 설득력있는 방안을 모색하면 아이를 엄마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유도할 수 있답니다.
제가 우리아이에게 화가 나거나 감정이 폭발하려고 할 때 보내는 신호가 있습니다.

바로 <<풀네임 부르기!>>

그럼, 우리아이는 엄마에게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일단은 폭격을 맞지 않으려고 알아서 대처합니다.
그리고 마음이 차분해 지고 감정이 통제가 가능해지면 다시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럴땐 항상 아들아이를 꼬옥 안아주거나 손을 잡고 마주앉아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를 합니다.
부모 자식 사이에 이해하지 못할 것, 용서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있을까요?
잘났어도 내 자식, 못났어도 내 자식.
공부를 잘해도 내 자식, 공부를 못해도 내 자식.
잘해도 내 탓, 못해도 내 탓인 나의 귀한 아이 아니던가요?
세상 모두가 등 돌리고 외면해도 엄마는, 부모는 영원한 네편이고 너를 믿고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가 알 수 있게 꼭!꼭! 표현하는 부모가 되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