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과학사전

지구가 하나였다구요.

후암동남산 2012. 11. 17. 11:56

참고 이미지

그림은 대서양을 중심으로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나타낸 지도입니다. 1912년 이 지도를 본 독일의 과학자 알프레드 베게너는 아프리카의 해안선과 아메리카의 대서양쪽 해안선이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베게너는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가 하나의 대륙으로 붙어 있다가 대륙이 갈라져 대서양이 만들어졌다는 대륙이동설을 주장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지도를 보면 대서양의 물을 빼고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붙여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나요?

대륙이동설에서 판 구조론까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가 대서양이 없이 붙어 있었다면 대서양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을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베게너가 설명하지 못했던 대륙 이동의 원동력을 밝혀야 합니다. 1960년대 초 미국의 디츠와 헤스는 대서양 중앙 해령1)에서 거의 같은 시기에 솟아오른 고온의 맨틀 물질이 새로운 해저 지각을 만들며 양쪽으로 멀어져 간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대서양 곳곳의 해양 지각2)을 채취하여 연령을 측정하였더니 해령에서 멀어질수록 해양 지각의 연령이 증가함을 발견합니다. 이렇게 하여 대륙 이동의 원동력이 맨틀 대류3)임을 알아내고 그 동안 설명되지 않았던 여러 영역의 관찰 결과들에 대한 해답을 얻게 됩니다. 많은 과학자들은 흩어져 있던 여러 자료를 모아 과거 판게아4)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대륙 이동의 모습을 복원하였습니다.

과학자들은 대륙이나 해저가 연간 1~20cm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지구의 겉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딱딱한 블록들이 운동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블록은 대륙의 경계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지진과 화산 활동이 활발한 곳과는 정확히 일치합니다. 즉, 대륙이 이동했다는 것보다는 이 블록이 이동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며 이 블록을 판(plate)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판은 대류하는 맨틀 위에 떠 있는 지각과 딱딱한 맨틀의 최상부층을 말합니다. 대륙 이동설에서 시작하여 맨틀 대류설을 거쳐 판이라는 개념을 추가하여 판의 상대적 운동이 지각 변동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오늘날의 판 구조론(plate tectonics)입니다.

판 구조론으로 대서양을 만들어라!

대양의 형성 과정

대양의 형성 과정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베게너가 대륙 이동설을 주장하게 된 대서양을 살펴봅시다. 대서양에서 시작한 아이디어가 대륙 이동설에서 판 구조론으로 이어졌다면 다시 대서양은 판 구조론으로 설명하여야 할 것입니다. 물론 대서양의 형성은 판 구조론으로 훌륭하게 설명이 가능합니다. 대서양은 지금은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큰 바다이지만 처음에는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왼쪽 그림에서 첫 번째 과정에 해당하는 정도로 대서양은 아예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지점은 맨틀 대류의 상승 부위에 위치하여 점차 지각이 끊어지면서 양 옆으로 넓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끊어진 지각은 기다란 계곡인 열곡을 형성하게 됩니다. 점점 멀어지는 두판 사이에 틈이 생기는데, 이 틈을 통하여 맨틀로부터 마그마가 상승하게 됩니다. 대륙의 갈라진 틈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고 길어지게 됩니다.

그러다 갈라진 틈을 따라 바닷물이 들어오면 좁고 긴 바다가 형성됩니다. 좁고 긴바다는 점차 넓어지고 바다의 중앙을 따라 마그마를 분출하는 거대한 산맥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해령이라고 합니다. 해령에서 분출된 마그마는 해수에 의해 냉각되면서 새로운 해양 지각을 만들어내고 바다는 점점 넓어지게 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대서양은 조금씩 계속 넓어지고 있습니다.

판의 이동

판의 이동

새로운 바다가 만들어지다

동아프리카 열곡대

동아프리카 열곡대

대서양이 지질시대 동안에 새로이 만들어진 바다이고 지구가 지금도 역동적인 상태라면 우리는 위 그림에서 보여지는 각 과정을 지구상에서 모두 관찰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 바다가 되지 않은 대륙판 내부에 존재하는 열곡을 관찰할 수 있다면 대서양이 두 대륙의 분리에 의해 만들어진 바다라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곳이 실제로 있냐구요? 가장 두드러진 예로는 아프리카 대륙의 동쪽에 치우쳐 있는 동아프리카 열곡대를 들 수 있습니다. 바다 밑에서가 아니라 지표상에서 열곡에 의해 형성된 단층과 화산활동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림에서 홍해 또한 막 생기기 시작한 바다이며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슬란드의 간헐천

아이슬란드의 간헐천

이 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대서양 중앙해령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서양의 중앙해령은 대서양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띠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해저 화산 위에 사람이 살고 있다니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요? 보통 물속에 있는 이 해령이 물 밖으로 솟아나온 곳은 바로 섬나라 아이슬란드입니다. 아이슬란드 주민들은 중앙대서양 해령의 한부분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물 밖으로 나와 있지만 물 속 산맥과 마찬가지로 여러 개의 갈라진 틈으로 깨져 있으며 마그마가 올라와서 틈을 메워 새로운 지각을 만들고 있습니다.

매년 15cm씩 동서로 벌어지고 있는 아이슬란드의 국민들은 지질학적인 위험 부담을 안고 살아가고 있지만 다른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겨울철 서리로부터 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농업 용수를 온천에서 파이프로 끌어올려 사용하며, 지열을 이용하여 전기도 만들어내고, 거의 모든 지역에서 온수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화산 활동으로 인한 특징적인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아이슬란드는 위험하지만 아름답고 풍요로운 물위의 용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2억 5천만 년 후에 현재의 대륙들은 다시 하나로 합쳐져 판게아 울티마라는 초대륙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지구상의 대륙들은 약 5억 년에 한 번씩 하나의 초대륙으로 다시 모인다고 합니다. 인간의 나이 1살은 지구의 나이 1억 년과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지구는 5년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지구라는 행성이 진짜로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대륙이 이동했다는 증거는?

대륙이동설이란 독일의 기상학자인 알프레트 베게너가 제창한, 대륙이 지구 표면상을 이동하여 그 위치와 형상을 바꾸었다는 학설이다. 대륙 이동의 증거는 다음과 같다.
• 아프리카 대륙의 서해안과 남아메리카 대륙의 동해안의 해안선이 유사하다.
• 같은 종의 고생물 화석이 멀리 떨어진 여러 대륙에서 발견된다.(예 : 글로소프테리스 화석)
• 여러 대륙에 분포한 빙하의 흔적과 이동 방향이 대륙을 하나로 모으면 잘 설명된다.
• 멀리 떨어진 대륙에서 지질구조가 연속적이고 같은 지층의 분포가 발견된다.

각주
  • 1) 해령: 바다에 있는 산맥으로, 판을 생성하는 부분에 해당한다. 맞닿아 있는 두 개의 판은 맨틀 대류에 의해 이동하게 되고 서로 멀어지는 부분일 경우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마그마가 상승하여 빈 공간을 채우게 된다. 이때 상승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주변 보다 높기에 해령이 생성된다.
  • 2) 해양지각: 해양을 이루는 부분의 지각을 말하며 두께는 6~20km이다. 주로 현무암질 암석으로 구성되어 있고 감람석, 휘석 등이 주된 구성광물이다.
  • 3) 맨틀 대류: 맨틀이 대류하는 힘에 판이 같이 움직인다는 이론으로, 맨틀은 지구의 지각과 핵 사이의 부분이며, 깊이 약 30km에서 약 2900km까지를 가리킨다.
  • 4) 판게아: 1915년 A.베게너가 대륙 이동설을 제창하였을 때, 제안한 가상의 원시 대륙으로 팡게아라고도 한다. Pan은 범(汎), gaia는 대지(大地)라는 뜻으로 ‘지구 전체’ 라는 의미의 그리스 어에서 유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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