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남산이야기

마늘파는 할머니...

후암동남산 2012. 7. 22. 07:36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 데...

그러나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모든 고교생들이

대학이라는 것을 단기 목표로

달려가는 때입니다.

 

어제 오후

모친께서 마늘을 사러가자 하여

경동시장을 갔다 왔습니다.

 

마늘을 파는 곳에 가서 보니

여러 곳을 돌아 다녀 보고 저울질을 하여 봤는데

남루한 복장의 할머니께서 같은 마늘을 제일 싸게

팔고 있었습니다.

 

모친께서

할머니와 이야길 하시더니

5접의 마늘을 사셨습니다.

 

마늘을 다 사시고선

모친께서 할머니가 연세가 많이 드셨는데

돈도 많이 버셨을 것도 같은 데...

왜~~~

이 나이에 마늘 장사를 하시냐고 물으시면서

혹 "돈 독이 올라서 그런것 아니냐..."웃으시면서

물으시니...

 

자식 자랑을 하십니다.

장남 내외는 서울대를 나와 고등학교 교사를 하고

작은 아들은 대전에서 연구소를 다니고

손자가 작년에 서울대 의대를 수석으로

들어 갔다고 얼굴에 웃음을 보이며

말씀을 하십니다.

 

말을 듣고선

아들이 장사를 하지 말라고 하실텐데요.

물으니 당연히 그만하라고 하는데

당신께서 계속하신다고 합니다.

 

남루한 복장으로 앉자서

마늘을 파는 할머니지만

얼굴엔 잔잔한 웃음이 숨겨져 있는

얼굴이 편안해 보입니다.

 

과거엔 이런 것이 부럽지 않았는데

오늘은 참 부러워 보입니다.

 

어머니를 모시는 자식으로서 부끄러웠고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부러웠습니다.

 

숨겨진 여유...

참다운 멋과 그에 걸 맞는 여유란?

겉의 치장이 아니라 마음이 풍유로움 그속에서

나온다는 것을 새삼 돌이켜 보는 하루 입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데,,,

오늘은 정말 할머니의 여유가 부러운 하루 였습니다. ㅠㅠ 

 

'사는 이야기 > 남산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게 뭔 말인가?  (0) 2012.07.22
무신이야기...  (0) 2012.07.22
청계산 작은 매봉을 갔다 왔네요.  (0) 2012.07.21
아침부터 바빴답니다...  (0) 2012.07.20
집사람이 아프다네요...  (0) 2012.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