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과학사전

빛의 이중성

후암동남산 2012. 10. 19. 20:11

 

 
[본문스크랩] 빛의 이중성(du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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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절현상을설명할때,  

파장의 1/2배의 짝수배이면 상쇄 홀수면보강이라고설명을하잖아요.

 

그게 증명이궁금하다기보단

 

현상이먼저인지, 그걸 해석한게먼저인지 -_-;

 

아 질문어렵다. 아무튼 그런내용을잠깐만설명해주세요 ㅋ

 

참,

 

아인슈타인의 광량자설에대해서도 약간은 심도있는 얘기를해주셧으면

좋겟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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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 번째 질문에서 회절현상이 아니라 아마도 간섭현상을 문의하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또한, 상쇄간섭과 보강간섭의 조건도 좀 잘못되어 있네요.

 

하나의 빛을 두 경로로 나누어 나중에 이것을 다시 합쳤을 때, 둘 사이의 광 경로차

△L이 빛의 파장 λ의 정수배가 되면 보강간섭이 일어납니다. 반대로 △L이 λ/2의

홀수배가 되면 서로 상쇄간섭이 일어나서 그 부분의 빛의 세기가 약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n이 정수(integer)일 때 다음과 같이 됩니다.

 

△L = nλ            →   보강간섭(constructive interference)

△L = (2n+1)λ/2   →   상쇄간섭(destructive interference)

 

그렇다면 질문의 핵심인, "현상이 먼저인지, 아니면 해석이 먼저인지?" 부분인데

질문을 이해하기가 무척 어렵군요. 어쨌든 나름대로 답변을 해 보겠습니다.

 

고전적인 관점에서, 빛의 간섭현상을 위와 같이 설명하는 근거는 빛을 전자기파

(electromagnetic wave)라는 파동의 일종으로 보는 것에 있습니다. 이 간섭현상은

파동이 가지는 일반적인 현상이므로, 빛의 간섭도 매우 쉽게 설명이 됩니다.

 

그런데, 수면에 돌을 던지면 생기는 파동 등 다른 파동들과는 달리 빛의 전기장

(electric field)나 자기장(magnetic field)의 파동을 직접적으로 관측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측정장치를 사용하더라도 빛의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직접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을 전자기파로 볼 수 있는 것은 빛이 나타내는 간섭이나 회절 등

여러 특성들이 파동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고, 또한 Maxwell equations로부터 계산된

전자기파의 속력이 바로 빛의 속력과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에도, 여러 가지 현상들이 빛을 Maxwell 방정식으로 해석했을 때 완벽하게 설명

될 수 있었기에 빛을 전자기파로 보는 것은 고전적인 물리학의 관점에서는 정설로 인정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ytw8811"님의 질문에 대해 굳이 답을 하자면 "현상이 먼저"라고 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 자체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 자연과학에서 이런 질문에는

언제나 "현상이 먼저"가 답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이론도 그 이론을 사용해서

설명이 불가능하거나 그 이론의 예측에 맞지 않는 실험적 현상이 하나라도 나타나게 되면,

그 이론은 수정되거나 아니면 아예 폐기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이론적으로 먼저 예측을 한 것이 실험적으로 검증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실험적으로 검증이 되지 않는 이상은 예측한 것을 사실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이론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지만, 항상 최종적인 확인은 실험적 사실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 자연과학의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이것과 "ytw8811"님의 두 번째 질문을 연결해서 답변을 드리면 좋을 듯 합니다.

 

님이 질문하신 광전효과(photoelectric effect)는 이런 시각에서 볼 때, 빛이

전자기파라는 고전적인 이론에 심각한 위기를 불러온 실험적인 현상입니다.

 

물론 그 보다 조금 앞서서 흑체복사(black body radiation)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Plank가

빛을 양자화(quantization)을 시켜야 했을 때부터 무언가 고전적인 이론이 한계에 부딪힌

느낌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빛을 전자기파로 보면, 빛의 에너지도

연속적인 양이어야 하는데, 흑체복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어떤 기본단위의

정수배인 불연속적인 양으로 취급을 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광전효과는 빛이 파동이라는 해석에 훨씬 더 직접적으로 철퇴를 내려치게 됩니다.

빛이 파동이라면, 금속 내부의 전자는 빛의 파동으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하여 그 양이

금속이 전자를 잡아두는 에너지(work potential)보다 커지면 금속으로부터 튀어나와야

합니다.

 

그러므로 금속에 빛을 쪼여주면, 이론적으로 어떤 일정한 시간 후에 전자들이 튀어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광전효과에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러한 예상이 완전히 무시됩니다.

 

우선, 어떤 파장(wavelength) 이상의 빛은 아무리 강하게 빛을 오랫동안 쬐어 주어도,

전자가 금속에서 튀어나오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전자가 빛으로부터 아무리 큰 에너지를

받더라도 금속으로부터 탈출할 수 없다는 이상한 결론을 이끌어내게 됩니다.

 

또 한 가지는, 어떤 파장(wavelength)보다 짧은 빛을 쬐어주면, 아무리 그 빛이 약하더라도

그 즉시 전자들이 튀어나오는 현상입니다. 이것도 빛을 전자기파만으로 보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입니다. 전자가 빛의 파동으로부터 어느 정도 이상의 에너지를 받아야 탈출이

가능할 텐데, 빛을 쪼여주는 즉시 바로 튀어나오는 것은 설명이 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광전효과를 설명하지 못해 난감해하고 있을 때, 불세출의 천재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Plank 상수 h(Plank constant)광량자(photon)의 개념을

과감하게 도입하여 너무나 명쾌하게 광전효과의 실험결과를 해석을 하게 됩니다.

 

그 이후로 학자들은 빛을 단순히 파동으로만 보는 것이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빛이 마치

하나의 알갱이(입자, particle)처럼 행동을 하기도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즉, 빛의 이중성(duality)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은 광전효과를

해석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되지요.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았다고 착각하기가 쉽습니다. 워낙 대중적으로

유명한 이론이고, 학자로서는 드물게 엄청난 인기를 얻게 한 것도 상대성이론이므로 그런

착각도 할 수 있습니다만, 아쉽게도 상대성이론은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주지는 못하였습니다.

 

한 가지 재미난 사실은, 이 광량자(photon)의 개념은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의

태동과 발전에 커다란 계기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인슈타인은 끝끝내 양자역학을

받아들이지 못하였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유럽에서 학회가 열릴 때마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갖가지

의문을 가지고서 양자역학의 창시자격인 Bohr를 괴롭혔고, Bohr는 아인슈타인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밤을 세며 고민하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결국 이런 의문을 해결하면서

양자역학은 그 토대를 더욱 단단하게 할 수 있었기에, 아인슈타인은 거꾸로 양자역학의

발전에 더욱 기여한 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건이 확률에 의존하여 발생한다는 양자역학의 근본적인 생각을 인정할 수

없었던 아인슈타인은 “God doesn't play dice(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는다).”

유명한 말을 남기며 끝끝내 양자역학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