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남산이야기

병원에서 부친을 뵈었네요....

후암동남산 2008. 9. 6. 17:44

어제의 결정

오늘의 부친과의 만남...

 

모친이 어제 밤을 지세우고

저와 함께 아침에 부친을 찾았네요.

 

만나본 부친의 모습

병실에서 본 모습과 동일하네요.

 

다만

변화된 것은

부친이 모친의 목소리를 듣고

눈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네요...

 

이 모습을 보니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갑자기 목이 메워 옵니다...

 

부친에게

꼭 일어나셔야 합니다.

의사가 일어 날수 있다고 합니다.

 

몇차례 말씀을 힘주어 하시고

다시 발을 잡아서 지압을 해드립니다.

 

모친은 오른발을

저는 왼발을

면회가 끝날때 까지 주무르다.

 

면회 종료시 다시

부친을 부르니

부친께서 눈을 뜨시고 신호를 보냅니다.

 

부친의 눈을 감겨드리고

나오는 모친의 발거음...

무척 무거워 보이네요.

얼굴은 벌겋고 눈가엔 눈물이 고이고

아쉬움을 뒤로 하면서 걸어 나옵니다.

 

어제의

긴박한 순간

당신과 자식을 위해

힘겨운 결정을 내린 어머니

오늘 아침 둘이 있으며 하시는 말씀

부친이 눈을 뜨고 신호를 하는데

호흡기를 달지 말자는 그런 결정을 내리고서는

표현은 안하셨지만

무척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의사들의 결정에 따라 하겠다고 하신 후

부친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사라진듯

아침에 모친과 대화를 해보니...

모습이 한결 편해져 있는 것 같아서...

어제의 번복된 결정

모친과 부친 그리고 가족을 위해서

잘 한 것 같습니다.

 

주치의도

가족들의 심사를 읽고 있는지

정말 삽관을 해야 할때 하겠다는 의지인지

어제 저녁을 삽관없이 조용히 지나 갔습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지나지만

부친의 정신은 맑아오는 것 같은데

신체는 점차 나약해져가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그렇지만

부친을 뵙고 나지 마음이 한결 가벼운 것은

제 자신이 희망의 불꽃을 본 것 같아 어제 보단 편안합니다.

 

아마

잘 될 것이라

기도해 봅니다.  나무 관세음 보살._()()()_